[사설] 동성애 대응에 연대 확인한 9월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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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요 장로교 총회가 최근 예장 합동과 통합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그 어느 해보다 굵직한 이슈가 많아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올 장로교단 총회는 교세 하락이라는 공통된 과제 속에서 교회 본연의 사명에 집중한 총회로 평가받을만하다.

이번 장로교단 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산은 단연 동성애와 관련한 대책이다. 우선 오는 10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모이는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에 예장 합동과 통합을 비롯한 대부분의 교단들이 별 이견 없이 적극적인 참여를 결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예장 합동은 지난 24일 오후 총회 둘째 날 회무에서 임원회가 청원한 ‘10.27 연합예배’ 참여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예장 통합도 25일 차별금지법·동성애대책위원회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10.27 연합예배’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을 임원회에 맡겼다. 또 지난 26일 예장 합신을 비롯, 두 주 전에 총회를 연 예장 백석과 고신, 기침 총회도 참여를 결정했다.

교계가 주관하는 행사에 주요 교단들이 총회에서 참여키로 결의하고 한교총과 한교연, 한기총, 한장총 등 연합기관들까지 적극적인 지지를 밝힌 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NCCK를 빼고 모든 연합기관이 동참하기로 한 건 보수 연합기관 분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 만큼 2024년 10월 27일, ‘종교개혁’ 기념주일은 명실 공히 한국교회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낸 역사적인 날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교단마다 각기 다른 현안을 놓고 정책을 토의하는 장로교단 총회에서 ‘10.27 연합예배’에 전폭적인 참여 결의가 줄줄이 이어지게 된 건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동성애의 높은 파도를 막을 방파제가 한국교회와 기독교인 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밑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각 교단의 동성애와 관련한 대응도 이번 총회를 통해 한층 촘촘해졌다. 통합은 총회 임원선거조례 자격조건에 동성애 관련 조항을 추가했다. ‘임원선거’ 조항에 “총회장, 부총회장 후보자는 성경의 가르침에 명백하게 위배되는 동성애, 동성결혼, 제3의 성(생물학적 성별이 아닌 사회학적 성별), 젠더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서면으로 의무 제출하도록 한다”는 항목을 신설했는데 압도적인 찬성을 통과됐다.

이와 함께 통과된 총회 7개 직영신학대학교 정관 변경 청원에도 동성애 관련 내용이 들어있다. ‘학교의 장과 교원 임용 시와 신대원 응시자는 입시전형에서 동성애, 동성결혼, 제3의 성, 젠더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서면으로 의무 제출하도록 한다’는 문구를 삽입해 정관을 개정토록 한 게 골자다. 이 결의에 따라 총회 7개 직영신학대학교 이사회는 학교 정관을 변경해 규칙부에 보고해야 한다.

통합 총회가 총회장·부총회장에게 동성애 반대 입장을 서면으로 제출토록 의무화한 건 교단은 물론 교계에서도 드믄 일이다. 교단의 수장이 될 자격을 갖춘 지도급 인사에게까지 이런 의무를 제도화하는 게 바람직한 건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그만큼 동성애를 철저히 배격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교단 산하 신학대학 정관에 동성애 관련 내용을 삽입하는 건 이와는 좀 다른 의미다. 이는 최근 일부 신학대에서 일고 있는 동성애 옹호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통합 총회 산하 장로회신학대학은 지난 2018년 교내에서 성 소수자를 옹호하는 무지개 깃발 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 대학 측이 무지개 깃발을 들었던 학생들을 징계했는데 학생들이 사회 법정에 제소해 대학이 패소했다. 이와 관련해 임성빈 총장의 인준이 총회에서 부결되면서 교단 내에서 신학대에 부는 동성애 바람을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이번 총회 결의는 장신대를 비롯해 7개 직영 신학교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막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 성격이다.

예장 합동도 총회에서 동성애 관련 대응을 한층 강화했다. 그동안 특별위원회였던 ‘동성애대응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조직하기로 한 건 데 총회가 특별위를 상설위로 바꾼 건 단순한 위치의 변화가 아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합동 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운영 효율화를 위한 기구 축소를 단행했다. 비슷한 위원회는 통폐합하고 불필요한 위원회 수를 대폭 줄여 상비부를 21개에서 16개로, 상설위원회를 9개에서 6개로 대폭 축소했다. 그런데 동성애대응위원회를 특별위에서 상설위로 지위를 바꾼 것 만 봐도 교단이 동성애 대응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거의 모든 교단이 총회에서 10.27 연합예배에 전폭적인 참여를 결의하고 동성애 대책을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나홀로’의 길을 가는 교단이 있다. 이번 기장 총회는 소속 목회자와 장로 1,124명이 서명한 동성애·동성혼 반대 입장이 ‘동성애 동성혼 반대 선언’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으나 총회가 끝내 거부해 아쉬움을 남겼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드러진 하락세로 침체 위기를 겪고 있는 장로교단들이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그동안 교회 성장에만 몰두해 등한시했던 본질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매우 고무적이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게 동성애 확산 대응이다.

교단들이 총회에서 10.27 연합예배 참여를 결의한 건 한국교회가 침묵하면 끝내 패역과 배도에 매몰될 것이란 공통의 위기의식 때문이다. 패역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죄악에서 돌이키라고 통곡하며 호소했던 선지자 예레미야의 심정으로 깊이 잠든 한국교회의 영성을 깨우고 썩어져 가는 세상에 빛을 발하기 위해 비로소 한국교회가 하나됨의 길로 한 발짝 나아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