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가 '하나님의 분노'에 대한 가사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찬송가 'In Christ Alone(오직 주 안에서)'을 교단 찬송가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최근 PCUSA 찬송가위원회는 이 찬송가를 계속해서 교단 내 예배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두고 표결에 붙인 끝에, 찬성 : 반대가 6:9로 더 이상 쓰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찬송가를 제외시키기로 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메리 루이즈 브링글 찬송가위원회장은 '예수께서 죽으심으로/하나님이 분노를 거두셨도다(as Jesus died/the wrath of God was satisfied)'라는 가사가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사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하나님께서 자신의 분노를 풀기 위해 필요로 하신 것이라는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이는 교단의 교육선교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링글 위원장은 "이같은 견해는 우리 모두의 견해는 아니지만, 이러한 생각이 우리 교단의 일부 교인들에게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찬송가의 문제시되는 가사를 바꿀 것인지, 아예 찬송가 자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두 가지 방안을 고려했으나, 찬송가 가사를 바꾸는 일은 작자(Keith Getty/Stuart Townend)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교단의 결정에 대해서 우려와 함께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PCUSA 평신도위원회장 칼멘 포울러 라베르즈는 교단의 이같은 조치는 "왜 많은 교회들이 PCUSA를 떠나고 있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찬송가를 제외하기로 한 결정은 속죄에 관한 우리 교단의 신학적 침윤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개탄했다.
라베르즈 위원장은 "히나님께서는 스스로 택하신 방식으로 당신을 계시하시고, 성경을 통해 우리는 죄를 향한 분노 역시 그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며 "하나님의 분노는 인간의 죄적 현실에 대한 정의의 하나님의 거룩한 분노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은혜로 인간의 죄와 분노의 문제를 해결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교인들이 자신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나님의 성품 가운데 일부를 고의로 빼버리거나 외면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하나님과 종교를 만들어내는 위험한 영적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PCUSA 찬송가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이어 향후 교단 찬송가를 선택할 때도 좀더 포용적(inclusive)인 가사의 찬송가들을 위주로 할 것이며, 'Onward, Christian Soldiers(전진하라, 주의 군사들이여)' 등 공격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는 가사의 찬송가는 가급적 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