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정국 재점화, 특검법·지역화폐법 상정 예고

우원식 국회의장 19일 본회의 상정 방침... 여당 반발, 야당 처리 의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가운데 회의장 모니터에 김건희 여사 사진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국회가 추석 연휴 직후 다시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본회의에 김건희 여사·채널A 손준성 검사(채상병) 특별검사(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상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여야 간 대치 정국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 의장의 이번 결정은 여야 협치를 독려하면서도 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에 새로 추가된 '선거 개입 의혹'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다음 달 10일로 얼마 남지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19일 본회의 일정에 대해 "합의된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는 민주당 의총장이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내부에서는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야말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건희, 채 상병 특검법을 한시라도 빨리 통과시키라는 게 국민적 열망과 요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있어 여야 간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6일에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과 방송4법, 노란봉투법 등 이미 거부권이 행사된 6개 법안의 재표결도 예정돼 있어 정국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채널A 손준성 검사 사망 사건, 방송 장악 의혹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두 건의 특검법 외에도 이들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정기국회 내내 긴장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긴축재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대규모 예산 삭감을 예고하고 있어 11월부터 시작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모두 민생 입법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입법 과제에서는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6대 분야 170개 법안을, 야당은 정부 견제와 내수 활성화를 위한 165개 법안을 각각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하는 연금개혁 논의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개혁안을 두고 여야 간 입장차가 크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격론이 예상된다.

이처럼 여야 간 대립 구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회가 민생 현안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국민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의제들을 뒷전으로 밀어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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