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교회 단기 선교팀의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한국 교회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교회를 향한 거센 비난과 비판이 있었다. 교회 내에서도 너무나도 아픈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순교의 피를 흘렸지만 그 피흘림마저 비판과 비난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아프가니스탄은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한국의 선교팀과 미군도 그 땅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때 뿌려진 순교의 피는 귀한 열매가 되어 척박한 그 땅 위에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다.
저자 박종순 목사(제자들교회 담임)는 순교 이후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사역과 열매들을 보고하는 보고서 형식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머리로 계산하고 따져 물어 생기는 논리적인 이성의 산물이 아니다. 성숙은 나의 바닥을 보고 그 바닥에서부터 온몸이 부딪혀 새롭게 일어나려는 영적 감각의 발버둥이다. 선교지로 출발하지 않았다면 이런 부대낌도, 투덜거림도 냉소주의도 발현되지 않았을 것이다. 성숙은 가장 우발적인 마주침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나의 본성을 오직 은혜로 바꾸어 가고자 하는 영적 각성이다”고 했다.
이어 “선교지까지 가는 여정이 주는 축복은 ‘발견’이다. 내가 기대하던 것이 아닌, 기대하지도 않았던 다른 인생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선교 일정이 주는 축복이다. 내 안의 이기심과 교묘히 숨어있던 내 자아가 발견되는 것이 선교가 주는 축복이다. 선교가 주는 가장 큰 축복은 이런 환경이 아니면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나의 숨겨진 본연의 모습을 날것으로 마주하는 경험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여전히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객관적인 상황을 이해해 보려고 해도 언제나 세상은 공평해 보이지 않는다. 전쟁과 질병, 폭력과 아픔의 문제와 함께 살아내야 하는 삶의 환경도 때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극적인 삶이 있다. 얼마나 비극적인지 외면하고 싶을 정도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선교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끔찍해 보이는 비극과 같은 환경을 마주 대하는 것이다. 외면하고 부정하고 싶은 것일수록 더욱 가까이 두고자 노력하는 것이 선교적 사명이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하나님은 힘도 없고 능력도 없는 우리를 사용해 일하신다. 보잘것없고 마른 막대기 같은 사람들 속에서 역사하신다. 하나님은 가난한 이, 굶주리고 상처받은 이, 비자가 없는 이, 생계 수단과 유지가 불가능한 이, 자살 폭탄 테러에 시달리는 이, 예수를 영접하여 이혼당한 이, 인터넷과 전기가 없어 국경까지 와야 하는 사람들 속에 계신다”며 “우리는 강의를 위해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 인도네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하고 계시다.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세속적이고 논리적인 이론으로 하나님의 일 하심을 제한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하나님이 일하시는 선교지에서 우리는 제한받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