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저하된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학교체육을 활성화하고 마음건강을 위한 중장기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이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제3차 학교체육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학생 체력 증진과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체육활동 확대, 학생들의 체육활동 일상화 과제를 포함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10~18세 미만 아동 1천 명을 대상으로 ‘아동의 몸과 마음 건강에 대한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고 12일(목)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내 신체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초등학생(67.8%), 중학생(61.2%), 고등학생(49.5%) 순으로 학급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6~18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중·고강도의 신체활동을 주 3회 이상 매일 60분씩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아동·청소년 중 WHO가 권고하는 하루 신체 활동량을 채우는 학생은 4명 중 1명(21.4%)이 채 되지 않는다. 설문에 응답한 아동 중 절반 이상(61.0%)이 하루 평균 45분 미만의 신체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 ‘체육 시간이 부족함(41.6%)’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또한, 학급이 올라갈수록 학교 내 심리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학교에 심리상담실이 있다(89.0%)’고 답했지만, 심리적 고민이 있을 때 상담실을 이용한 비율은 단 19.7%에 그쳤다. 학교 심리상담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심리 상담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25.0%)’,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함(24.1%)’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심리상담이 필요한 상황 발생 시 학교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초등학교 3.0%, 중학교 15.0%, 고등학교 20.7% 순)고 답해 교내 심리상담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021년 발표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코로나19 팬데믹과 아동 삶의 질에 관한 연구(2021)’에 따르면, 코로나19 동안 아동이 경험한 우울과 불안 증세는 과거 보다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아동의 비율이 많이 증가했음이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의 균형 있는 발달을 위해서는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창의적, 정서적 역량이 고루 중요하게 작용하고, 각 역량이 상호 영향 속에 발달할 수 있는 학교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앞서 올 7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제22대 국회의원에게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캠페인’ 참여를 제안했다. 교육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8인이 대상이다. 캠페인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 중인 ‘모모모학교'의 일환으로, 아동의 균형 있는 발달을 위한 학교 교육 개선과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입법 마련을 위해 계획됐다. 캠페인은 충분한 휴식과 다양한 체육 활동 제공, 체계적인 심리상담 지원,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 보장, 학교 폭력 예방과 비차별 문화 조성, 학생 자치 및 참여 활성화를 위한 법안 마련 등 5가지 정책 마련을 담고 있다.
아동의 전인적 성장 캠페인에 참여한 의원들은 소원 편지를 읽은 뒤, 아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약속하는 답장을 영상과 사진 등으로 개인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9월 11일 기준, 총 9명의 국회의원 (국민의힘 소속 김상욱‧진종오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서미화‧서영석‧이수진‧임미애‧진선미 의원, 조국혁신당 소속 김선민 의원)이 참여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희승‧서영교 의원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우리나라 교육 체계 내 학교 교육은 암기식 학습 커리큘럼인 인지적 기술 발달에 편중되어 있다.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서는 신체·사회·인지·창의·정서적 역량이 고루 중요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모든 아동이 폭넓은 배움과 다양한 경험으로 꿈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