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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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 총장
성경에 보면 ‘믿음과 행함’이 나온다. 이것은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는 것과 실천’ 사이를 한번 생각해보았다. 또는 아는 것과 적용 사이라 보겠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안다고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 그것이 관건인 것 같다.

아는데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안다는 것의 정의인데 이론과 머리로는 알지만 그것이 나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안다의 진정한 의미는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안다고 하면서 실천으로 못 옮기는 것은 그만큼 나의 것이 아직 안되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둘째로는 실천에 옮길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여기에서 필요란 타인도 포함되지만 우리 자신에 대한 것으로, 우리 자신의 결단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즉 뭔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되어 실천으로 옮기는 데에는 남다른 노력과 고민과 또 다양한 경험이 종합되어지는 것이라 보겠다.

케넷호크의 책, ‘뒷문을 다시열라’(서병채 역) 훈련교재를 보면 배우고 아는 것도 단계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기술연마에 관계된 것이기만 하지만. 첫째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거의 무지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둘째는 모른다는 것을 알고서는 ‘당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본인이 부적합하다고 느끼는 단계이니 좋은 조짐이라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의식적으로 배우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이것은 배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가 배움의 시작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바로 네 번째 단계인데 무의식적으로 배워진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고수의 단계라 본다.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배워진다는 것이다.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배워진다는 것이다. 자동적으로 배워지고 활용된다는 것이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단계는 바로 3~4단계 사이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러나 4번째 단계에 접어들 때에야 본인도 만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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