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 웨슬리신학연구소(소장 김성원 교수)가 5일 오전 9월 웨슬리 설교연구모임이 서울신학대학교 이성봉기념관에서 진행됐다. 행사는 온라인 줌으로도 병행됐다.
이날 ‘웨슬리 설교: 믿음으로 세워지는 율법II’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장기영 박사(영국 나사렛신학대학 Ph.D)는 “바울은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1:16)이라고 하였다”며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해 율법의 행위로는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수 없게 되었기에,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피로 속죄의 제물을 삼으시고 그분을 믿는 믿음을 통해 죄사함을 얻게 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이를 오해해 율법의 행위 없이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곧 율법이 폐기되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바울은 그런 주장에 반대해 ‘우리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파기하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우느니라’라고 하였다”고 했다.
장 박사는 “바울이 믿음으로 굳게 세운다고 말한 율법은 예수님의 대속으로 폐기된 구약의 제사법(의식법)이 아닌 도덕법”이라며 “그럼에도 사람들은 믿음이 제사법과 도덕법 모두를 무용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도덕법이 폐기되면 죄인을 그리스도께 인도하거나 신자를 계속 그리스도 안에 거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믿음으로 율법을 무용하게 하는 일을 경계하기 위해 첫째, 믿음으로 율법을 무용하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 둘째 어떻게 믿음으로 율법을 굳게 세울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믿음으로 율법을 무용하게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
그는 “첫째로 설교자가 율법에 관해 전혀 설교하지 않는 것이다. 소위 ‘복음 설교자들’은 십자가에서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고난과 그분의 공로만 말하면 율법의 목적은 모두 충족된다고 주장한다”며 “둘째로 믿음이 성결을 낳는다고 말하지 않고 성결의 필요성을 대신하는 것처럼 가르치는 일이다. 즉, 율법을 지킬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하지는 않으나, 그리스도께서 오신 후에는 이전만큼 성결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거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좀 덜 성결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셋째로 믿음이 있으니 성결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생활해, 이론이 아닌 실천적인 삶으로 율법을 무용하게 하는 것”이라며 “종으로서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과거보다 자녀가 된 지금 하나님께 덜 순종하지는 않는가. 전에 율법 아래에서 두려워 감히 하지 않았던 일들을 지금 은혜 아래에서는 행하지 않는가. 자신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고 심지어 죄를 짓는 데까지 나아가 과거에 버렸던 일을 또 다시 행하지 않는가. 은혜를 태만과 방종의 구실로 삼지는 않는가. 그런 것이 이론이 아닌 실천으로 율법을 무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 어떻게 믿음으로 율법을 세울 수 있는가?
장 박사는 “바울이 믿음으로 굳게 세운다고 한 율법은,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폐지된 구약의 제사제도(의식법)를 다시 회복시킨다는 뜻이거나, 죄인이 의롭게 되는 조건이 율법 준수라는 의미가 아니”라며 “믿음으로 세워지는 율법은 신자에게 거룩한 삶을 명령하는 도덕법”이라고 했다.
이어 “첫째로 믿음으로 율법을 세우려면 교리적으로 율법을 바르게 가르쳐야 하며, 둘째로 둘째, 믿음으로 율법을 굳게 세우기 위해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성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일으킨다고 선포해야 한다”며 “마지막 셋째로 믿음으로 율법을 굳게 세우기 위해 우리는 이론만이 아닌 실천으로도 거룩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웨슬리는 하나님의 율법 파괴하는 일을 그리스도를 높이고 그분의 사역을 확장하는 것으로 오해해 노골적으로 율법 폐지를 주장하는 자는 복음의 최고의 원수며 주님의 피를 말하면서 그분의 면류관을 벗기고 입맞춤으로 주님을 배신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이어 “웨슬리는 1750년에 출판한 두 편의 설교 ‘믿음으로 세워지는 율법(1)’과 ‘믿음으로 세워지는 율법(2)’에서 개신교에서 율법이 평가절하되고 율법무용론적 주장이 난무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더 넓게 보면 율법무용론을 바로잡으려는 그의 노력은 조직신학, 성서신학, 실천신학 등 신학 전반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 웨슬리의 조직신학 체계 확립
장 박사는 “첫째로 그는 다음의 조직신학 체계를 확립했다”며 ▲율법은 죄를 드러내고 거룩함을 지시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성취 가능하다는 율법관 ▲거룩한 사랑이신 하나님의 은혜는 칭의로 끝나지 않고 중생과 성화를 포함하며,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시는 호의로 끝나지 않고 그분의 뜻을 행하도록 성령의 능력 부으심을 포함한다는 신론 ▲그리스도는 거룩함의 기준을 세우시는 예언자,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는 제사장, 성령으로 신자를 다스려 거룩함의 기준을 충족하게 하시는 왕, 곧 삼중 직분 전체를 통해 신자를 죄에서 구원하신다고 가르치는 기독론 ▲성령께서는 율법과 복음을 조명해 깨닫게 하실 뿐 아니라, 오순절적 능력과 정결함, 풍성한 초자연적 은사로도 역사하신다는 성령론 ▲하나님은 구원 이전에는 일반은총(선행은총)으로 인간의 도덕성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시고, 구원 이후에는 법적 칭의와 치유적 성화 모두를 통해 죄에서 실질적으로 구원하신다는 구원론 등을 말했다.
◆ 웨슬리의 성서신학 주제들에 대한 확언
그는 “둘째로 성서신학 주제들에서는 다음을 확언했다”며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이 율법에 온전히 순종할 수 없음을 아시고 믿음으로 구원 얻는 은혜언약을 세우셨다 ▲은혜언약에는 구약과 신약 시대 모두가 포함되며, 따라서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는 오직 그리스도의 중보사역에 기초해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 폐기된 것은 구약의 의식법과 시민법, 행위언약일 뿐 하나님의 본성에 기초한 도덕법은 영원히 폐기될 수 없다 ▲성경 속 하나님의 섭리시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성령의 능력 부으심이라는 구원의 정점을 향해 전진한다 ▲성도는 피안적, 초월적 천국만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현재적 통치와 충만한 구원으로서의 성결을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다 등을 말했다.
◆ 신자의 삶과 목회에서의 실천 사항
아울러 “마지막 셋째로 신자의 삶과 목회에서의 실천 사항으로 ▲참된 구원의 믿음은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으로서, 사랑에 의해 율법에 대한 적극적 순종을 일으킴을 가르쳐야 한다. ▲설교자는 강단에서 율법과 복음 각각을 강력하게, 그리고 둘 사이를 균형 있게 선포해야 한다. ▲구체적 상황에서 사랑의 올바른 실천을 위해 신자는 계시에 기초한 율법의 객관적, 보편적이며 변치 않는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또한 은혜로 신자의 내면에 이루어지는 거룩한 기질을 함양해야 한다 ▲신자는 자신에게 불편한 말씀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온전한 기준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신자 개인과 교회는 함께 무신론적 세상 문화를 거슬러 하나님의 거룩한 통치를 인정하고 실현하는 삶과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등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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