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불쾌증의 정신사회적 원인(2): 트라우마와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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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젠더(15)
민성길 명예교수

대개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남자 어린이는 남자답게, 여자 어린이는 여자답게 행동하도록 양육된다. 예를 들어 남자아이에게는 남자아이의 놀이(전쟁놀이)를 하게 하고, 여자아이에게는 여자아이의 놀이(인형과 집)를 하게하는 것, 등이다.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출생 후 2년까지의 소아-어머니 사이의 관계가 아동의 성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 동안 어머니는 아이가 어떤 성에 속하는지를 가르치고 아이가 자신의 성에 자신감이나 자기존중감을 갖게 한다.

이때 부모로부터 정신적 트라우마를 받으면 “사랑받는 자식”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이 나타나는데, 여기에 성(젠더)정체성도 포함된다. 아이는 부모-자식관계로 인한 불행감 때문에 “내가 여자 애였다면”, 또는 “내가 남자 애였다면,”하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부모-자식관계가 먼저 있었는지, 아이에게 비정상적인 트래스젠더 행동이 먼저 있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비정상적인 젠더 행동이란 소년이 여자 옷을 입기 좋아한다거나, 소녀가 남자 아이들과 전쟁 놀이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LGBTQ 옹호자들은 어린아이가 이미 “타고난” 트랜스젠더를 나타내기 때문에 부모나 어른들이 야단치는 바람에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동성애의 경우 한 통계분석 연구는 어린 시절 학대-트라우마가 먼저이고 그 이후에 동성애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어찌 되었건 부모나 친구들과의 사랑(인정)을 못 받았거나, 학대를 당했거나, 안전한 애착관계 형성에 실패했다면, 어린 아이는 “생존”에 불안을 느끼고 자신에 대해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 어린 아이에게는 부모의 냉담도 트라우마지만, 과잉보호도 결과적으로 트라우마를 준다.

그 결과 열등한 자신의 모습이 싫거나 자신에 대해 죄의식을 가지거나, 심지어 자신을 증오하면, 몸(신체상, body image)이나 남자라는 사실 또는 여자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싫어진다, 특히 성인이나 동무들로부터 ”성적 학대“ 또는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으면, 거의 결정적이다. 그러면 ‘다른 성이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심리가 생겨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소아가 현실에 불만을 가진 나머지 “이 몸이 새라면...”하고 상상하다가 결국 자신이 새라고 믿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상황을 탓하기 보다 단순히 어린애다운 (미숙한) 심정으로 자신을 탓하여, 병이 생기는 것이다.

종합하면 젠더불쾌증의 원인은, 소아기 때 동성의 부모나 친구들과의 안전한 친밀관계 형성의 실패, 자기-거부, 왜곡된 신체상(body image) 그리고 부모의 과도한 분노/학대와 그에 대한 자식의 반항 그리고 환상(상상)에 빠짐(중독), 그에 따라 동반 발달하는 정신병리 등등, 복합적이다. 이러한 정체성 장애가 생겨나는 과정은 무의식적이다. 그러나 무언가 어두운 기억으로 평생 어둡게 살아가야 하는 처지를 상상해 보면 그 비극이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 상황을 보다 잘 깨닫고, 트랜스젠더나 젠더불쾌증에서 벗어나 원래의 자신으로, 즉 시스젠더로 돌아온다. 소아청소년기의 트랜스젠더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시스젠더로 되돌아 온다. 이를 젠더유동성(gender fluidity)이라 한다. 그런데 요즘 성혁명적 문화는 시스젠더로 되돌아 올 필요 없이 그대로 가라고 부추긴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적대적 소아기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ACEs)이라고 통칭한다.

수많은 정신의학적 연구들은 ACEs가 나중 청소년의 행동장애와 성정체성 혼란 뿐 아니라, 그 이후의 각종 “노이로제”, (특히 우울증, 불안상태, 히스테리, 신체화장애 등), 성격장애(특히 반사회적 성격장애, 경계형 성격장애 등), 성장애(성기능장애, 성정체성 장애, 성지남장애, 성도착장애 등), 마약중독, 행위중독(도박, 성중독, 먹기중독(폭식증) 등) 등등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어린 시절 트라우마, 즉 ACEs는 성인기의 심혈관장애, 당뇨병, 심지어 암 같은 질병의 먼 원인으로 관련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정신사회적 스트레스(트라우마)는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 어린아이의 양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과학이 일깨워 준다.

그리하여 성정체성 장애와 동성애가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노이로제들이 ACEs라는 “공통적” 원인에서 발생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다면, 트랜스젠더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동반된 다는 것도 이해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른 장애로 발달하는 것은 주변의 문화, 개인의 기질의 차이, 또는 성장기 동안 학습하게 되는 소위 “방어기제” 등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울증을 해결하면 성정체성장애도 또는 동성애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트랜스젠더에 대해 치료적으로 접근하는 길이 있다.

트랜스젠더가 요즘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트랜스젠더의 정신사회적 원인이 맞음을 지지한다. 실제 근래 미국에서 젠더클리닉에 소아기 젠더정체성에 대한 의뢰(Child gender identity referrals)이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 바람에 젠더클리닉이 2007년 한 개에서 현재 수십개로 증가하였다. 그만큼 부모-자식 관계가 악화하거나 어린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심각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거기다가 사회환경, 즉 “인권”을 내세우며, 실제로는 비지니스를 위해, 트랜스젠더주의(transgenderism)에 대한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보도와 찬양하기(celebrating)가 트랜스젠더를 증가시킨다. (이번 “파리 올림픽 사태”가 이를 웅변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화적 지지(anecdotal support)는 청소년들에게 일종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젠더클리닉이 한 두군데 생겨나고 있다)

트랜스젠더 발생이 영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즉 트랜스젠더는 자연은 물론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자연을 창조하셨기에 자연법칙은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일치할 수 밖에 없다. 자연법칙, 즉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거스리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 우리 크리스천은 인간의 타락후, 사랑의 결핍과 폭력과 성문란이라는 죄악으로 인해 이런 성문제들이 발생하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성혁명” 또는 성해방은 죄와 악의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트랜스젠더 전문학자들은 트랜스젠더는 해방이 아니라 병이라 하였다. 병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끈다. 학대는 받는 소아에게는 트라우마이지만 학대를 하는 것은 죄악이다. 미움과 분노와 학대와 폭력은 즉 ACEs는 물론 성해방 행위 모두가 죄와 악이며, 죽음의 권세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 사망의 권세를 이기셨음을 믿는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과 치유와 은총의 메시지를 젠더불쾌증의 사람들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온화하게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은혜주심으로 인도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환에 대해 전문가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의학은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연구하고 그에 따라 진료함으로 인간의 치유능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즉 “잊고 있던”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해 통찰하고 수정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전환 시술은 의학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거역하고 악용하는 것이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연세카리스가족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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