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도 있는데… 태아 생명보호 인식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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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프로라이프 3차 세미나, 28일 국회의원회관서 열려
행동하는프로라이프 3차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행동하는프로라이프가 주관한 ‘우리 사회의 태아생명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세미나는 조배숙·조정훈 국회의원,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1부 개회식은 전혜성 공동대표의 사회로, 개회선언, 국민의례, 개회사, 환영사, 축사 순서로 진행됐다.

◆ 모든 권리, 생명권 보장된 이후에야 누릴 수 있어

개회사를 전하고 있는 조배숙 의원. ©장요한 기자

개회사를 전한 조배숙 국회의원(국민의힘)은 “현재 낙태법 입법공백이 수년째 길어지면서 생명 경시의 문화가 확산되고 낙태율이 증가하는 등 우리 사회는 여러모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는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사라진 이후, 낙태 허용 주수와 허용 사유에 대한 입법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며 “주수나 사유에 관계없이 합법적으로 모든 낙태가 용인되고 있으며, 그 결과 죄 없는 많은 생명들이 법의 공백 속에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태아가 불완전한 생명이며 특히 임신 12주 이내의 태아는 고통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임신 6주차부터 들려오는 태아의 심장 소리는 분명 태아가 소중한 생명이자 하나의 인간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기본권 중의 기본권인 생명권보다 과연 어떠한 권리가 우선될 수 있는가? 우리가 가지는 모든 권리는 우선 생명권이 보장이 된 이후에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대한민국이 봉착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타파하는 데에도 태아생명보호의 가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의식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그리고 이를 위해 앞으로는 더 많은 출산장려정책과 제도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환영사를 전한 조정훈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우리는 태아 생명보호 운동의 역사와 방향, 그리고 정부와 교회가 해야 할 역할 등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우리 사회가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오늘 모색한 내용이 정책적으로 반영되어, 태아 생명보호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들이 마련될 수 있길 바라며, 국회에서도 태아 생명보호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정책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모성의 건강권과 태아 생명권, 조화롭게 보장하는 법적 장치 마련돼야

환영사를 전하고 있는 이봉화 대표. ©장요한 기자

이어 이봉화 상임대표(행동하는프로라이프, (사)바른인권여성연합)는 “태아 생명의 존엄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 왔으며,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러나 동물생명 보호법까지 마련된 우리 사회에서 태아생명 보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낙태의 완전 자유화가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 없이 여성의 결정권이 태아 생명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우리는 젠더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주장들에 대해 반드시 질문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행동하는프로라이프와 소속단체들은 교육과 캠페인으로 태아생명의 소중함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 왔다. 이 노력이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여성의 인권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며, 우리 사회가 공감하고 지켜나가야 소중한 가치다. 태아의 생명권 또한 중요한 인권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모성의 건강권과 태아 생명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 태아는 살아있는 존재, 그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

격려사를 전하고 있는 오정호 목사. ©장요한 기자

다음으로 격려사를 전한 오정호 목사(예장합동 총회장, 새로남교회 담임)는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1장 27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교제할 수 있고, 다른 피조물보다 더 특별하다. 사람은 그 자체로 귀하고 소중하며 태아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오 목사는 “예레미야 1장 5절 말씀처럼 사람이 모태에 생기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아셨고, 누가복음 1장 15절의 말씀처럼 엘리사벳의 배 속에 있는 세례 요한은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다”며 “이처럼 태아는 살아있는 존재이고, 그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다. 생명을 만드시고,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생명을 보호하고 존중하길 바라신다”며 마지막으로 ‘태아생명 살리자’를 다함께 외쳤다.

이어진 2부 발제 순서에서는 ▲장지영 교수(이화여대 건진의학과)가 ‘국내 태아생명보호 운동의 역사, 향후 방향, 정부에 바라는 내용’ ▲이상원 상임대표(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전 총신대 교수)가 ‘교계가 바라보는 태아생명보호 방안, 교회가 입법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내용’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태아생명보호운동에 큰 장애물, ‘무관심’

장지영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장지영 교수는 “태아생명보호운동이란 단순히 낙태를 반대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태아 생명의 존귀함을 알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모든 활동이다. 곧 프로라이프운동”이라며 국내 태아생명보호운동의 역사와 단체들에 대해 소개했다.

장 교수는 “태아생명보호운동에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무관심”이라며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질적으로 낙태를 경험하거나 과정 중에 생존하게 된 분들의 사례를 발굴해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도서와 여러 가지 의류, 스티커 등의 판매도 젊은이들을 위해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교회와 프로라이프 활동 단체, 공화당 등 세 단체가 유기적으로 연합하여 낙태 법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협력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행사를 계기로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장 교수는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첫째 입법부의 조속한 낙태죄 개정안 마련을 위한 촉구와 둘째로 공교육 내 성적 권리를 요구하는 대신 책임감 있는 관계를 가르치는 성교육 방향 전환 그리고 마지막 셋째로 저출산 대책 위원회에서 프로초이스(낙태찬성) 단체를 배제할 것을 말했다.

◆ 태아, 독립된 인간생명

이상원 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이상원 대표는 “한국의 모자보건법, 헌법재판소 판결, 로 판결과 캐시 판결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전제는 태아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법과 판결들은 태아가 왜 인간이 아닌지에 대해 어떤 타당성이 있는 이유도 제시하지 않았다. 삼분기체제나 과도한 부담 시험 등은 모두 임산부의 상태와 행복권 보호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태아가 인간이 아니라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모자보건법은 ‘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규정은 하나도 마련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모’의 권익만을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우생학적인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낸 반생명법으로 전락되었다”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헌법불합치의견, 단순위헌의견, 합헌의견이든, 인간을 인간으로서의 잠재성을 지닌 존재로만 파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헌 의견은 한편으로 태아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잠재성을 가진 중간 존재로 봄으로써 인간관에 있어서 불합치의견과 타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태아를 인간으로 보아야만 할 수 있는 논증을 전개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어정쩡하게 자기모순 속에 빠졌다. 로 판결이나 캐시 판결도 태아는 인간으로서의 잠재성을 가진 존재로 전제했기 때문에 수습할 수 없는 늪 속에 빠져 버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태아를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보면서 100% 명확한 임산부와 가치경쟁을 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며 “태아를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본다면 태아를 희생시키고 임산부의 행복권을 보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타당하며, 누구도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돕스 판결은 판결문 처음으로 마지막까지 확고부동하게 태아는 인간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따라서 돕스 판결은 로 판결과 캐시판결이 빠진 늪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고, 일관성 있는 강력한 비판을 흔들림 없이 전개할 수 있었다. 이것이 돕스 판결의 성공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낙태에 관한 바른 입법의 방향은 태아는 수정 또는 임신순간부터 영혼을 가진 독립된 인간생명이라는, 생물학적으로나 유전학적으로나 성경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확고한 지원을 받는 건강한 태아관의 터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생존능력기점이든, 제1삼분기점이든, 심장박동시점이든, 임신 또는 수정 시점이 아닌 그 이후 어느 특정 시점을 생명의 시작점으로 채택하면 이 시점들의 가변성과 모호성 때문에 일관성 있는 논증을 전개하기 어렵게 되며 자기모순과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태아가 독립된 인간생명임이 분명한 이상 태아에 대한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 법제화되어선 안 된다”며 “임산부가 태아에 대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태아가 임산부의 신체의 일부라야 하는데, 첫째로 태아는 독립된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둘째로 염색체 구조가 임산부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임산부의 신체의 일부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임산부는 태아에 대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여성이 아이를 가지는 것은 여성 혼자 한 일이 아니라 남성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 일이므로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운명에 대한 결정이나 출산 후 아이의 양육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공동의 책임을 묻고 권리를 행사하는 방향으로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질의응답 순서가 진행되고 있다. ©장요한 기자

한편, 세미나는 이후 3부 토론과 질의응답 및 플로어 토론 순서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토론 순서에서는 ▲홍순철 교수(고려대 의과대학 산부인과)가 ‘모자보건법 개정 방안’ ▲조평세 박사(1776연구소 소장)가 ‘미국의 태아생명운동의 역사와 교훈’ ▲연취현 변호사(법률사무소Y)가 ‘낙태법 개정 방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토론했다.

행동하는프로라이프 3차 세미나 참석자 단체 사진.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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