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로잔대회의 역사적 개최와 성공을 기대한다(1)

오피니언·칼럼
기고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명예교수)

로잔운동은 성경적 복음주의 선교운동이다.
-한국교회는 로잔대회의 성공을 위하여 기도하고 함께하자-

머리말

김영한 박사

올해 2024년 9월 22-28일에는 220여개국에서 5천여명이 참가하는 제4차 로잔세계복음화 대회가 “교회가 그의 통치를 선포하게 하라”(Let the church declare his reign)는 주제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은 세계복음주의연맹(WEA, World Evangelical Alliance)과 함께 복음주의 세계복음화 운동의 두 가지 기둥이다.

로잔대회가 내달 9월로 가까이옴에 따라 한국교회의 환영 및 소망적인 소리와 함께 합신, 고신, 합동 교단의 일부 목회자 모임에서 이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고 있다. 한국로잔위원회는 열심히 준비하는데 이에 대한 근거 없는 반대와 이의제기는 복음을 사랑하는 교회와 신자들의 태도에 부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진다.

이러한 오해는 로잔운동의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필자는 한국교회에서 로잔운동이 시작했을 때 감리교단 소속인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 성결교단 소속인 서울신대 조종남 박사, 장로교단 소속인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 등에 의하여 한국로잔위원회가 시작되고 운영된 것을 보아왔다. 이분들은 모두 복음주의 신앙에 투철한 분들로서 로잔운동을 바르게 이끌고 왔다고 생각한다. 한국로잔위원회가 한국교회총연합과 지난 5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이 제4차 로잔대회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와 후배 목회자들은 선배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아끼고 봉사해온 로잔운동에 대하여 순수한 이해를 하며 이를 교단 정치적으로 오해하지 말고 오로지 순수 복음전도적이고 선교학적으로 이해하고 협력해주기를 바란다.

I. 로잔운동은 성경적 복음주의 선교운동

1. WCC의 인간화 선교, Missio Dei의 편향성 보완하는 복음주의 선교: 복음전도의 우선성

로잔운동은 1974년 WCC의 인간화 선교, 선교개념의 편향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로잔운동이 복음선교에 벗어났다고 하는 주장은 로잔운동 시작의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생긴 오해다. ‘한국로잔대회를반대하는목회자연합’이 “국제로잔, 총체적 선교 내세워 복음전도 우선성 훼손”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오해다. 로잔운동에 대한 정당한 판단은 이 운동의 공식 문서인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 ‘마닐라 선언’(Manila Manifest), 그리고 ‘케이프타운 서약’(Cape Town Commitment)에 근거해야 한다.

로잔운동은 WCC가 추진한 인간화 선교운동에 대응하여 일어난 복음주의 운동으로 WCC의 신학적, 선교적 견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로잔운동은 로마 가톨릭과 정교회의 신학과 선교에 관한 입장과도 현저하게 다르다. 로잔운동은 복음 전도를 우선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인간화라는 사회선교에 복음 전도를 해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는 WCC의 Missio선교(인간화, humanization)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로잔 선교운동은 WCC 인간화 선교의 편향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일어난 운동이다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세계선교사대회)에서 진보와 보수의 구별없는 하나의 선교운동이 시작되었다. 새문안교회 창립자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선교사와 윤치호 장로가 이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평양과 원산 대부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모임을 이어가기 위해 국제선교협의회(IMC, 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가 창설됐다. 1914년 세계 1차대전이 발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선교 지도자들은 교회와 선교론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즉 교회는 선교뿐만 아니라 사회의 불의한 구조 개선과 평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창립된 단체가 세계교회협의회(WCC, World Council of Churches)다. WCC는 하나님의 선교 곧 복음 전도 및 인권·환경 등 사회개혁운동도 구원의 범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CC가 로마 카톨릭, 정교회 등 다양한 종파를 영입하면서 복음주의의 색채가 희석된 측면도 있었다. WCC는 이차세계대전 이후 폐허된 세계 복지와 정치사회 구조 개혁 사업에 치중하여 1948-1964년까지 성황했으며 복음전도를 소홀히 하고 민주화와 인간화의 사회선교에 집중하였다. 이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반발 흐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WCC는 1964-1984년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계속 집중했고 그 결과 서구 유럽 교회의 선교 동력을 쇠락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반발흐름으로 세계복음주의협회(WEF, World Evangelical Fellowship)가 등장한 것이다. 이 WEF가 1990년대 후반 세계복음주의연맹(WEA, World Evangelical Alliance)으로 바뀐 것이다.”

복음주의자들은 1974년 스위스 로잔에 모여서 WCC의 종교혼합과 사회 민주화와 인간화 선교에 대응해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천명하면서 로잔 운동을 시작했다. 1974년 로잔선교대회를 개최하여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총체적 선교로 강조하였다. 로잔운동의 이러한 성격은 어느 대회에서나 “복음-교회-세상”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로잔 운동의 이러한 신학적 입장은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 케이프타운 언약 등 로잔대회 문서들에서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표명된다. 이 문서들은 복음 전도(evangelism)의 우선성과 긴급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는 복음의 총체성을 견지한다

1974년 로잔대회는 빌리 그래함과 존 스타트가 주축이 되어 ”온 땅이 주님의 음성을 듣게하라“는 주제로 복음전도의 긴급성을 확인 및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리고 미전도 종족 선교운동“ 개념을 도입하여 복음주의적 세계 선교의 방향을 설정했다. 1989년 2차 마닐라대회에서는 남반구 중심의 10/40 창(窓) 선교전략이 공유되었다. 그리고 2010년 3차 케이프타운 대회에서는 자역교회에 협력하는 선교의 기본원칙을 재확인하였다.

2. 총체적 선교 개념의 올바른 이해: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은 불가분적이나. 사회적 해방이 구원은 아니다.

로잔언약은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은 불가분적이며. 둘은 신발의 짝이요, 안경의 짝과도 같다고 선언하고 있다: ”우리는 복음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두 부분임을 확인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엄중한 선교적 사명이 있으며, 모든 영역에서의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회복시켜 나갈 사명이 있다고 선언한다. 제1차 로잔대회의 공헌은 세계복음화의 우선적인 과제는 복음전도이지만 사회적 책임이 복음전도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복음주의 선교가 등한시한 사회적 책임을 부각함으로써 복음의 총체적 측면(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회복한 것이다.

로잔언약은 5장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서 복음전도와 아울러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 사회 어느 곳에서나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고 인간을 모든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관심에 동참하여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종, 종교, 피부색, 문화, 계급, 성 또는 연령의 구별없이 모든 사람은 천부적 존엄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누구나 존경받고 섬김을 받아야 하며 착취당해서는 안된다.“ 로잔언약은 5장에서 이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상반된 것으로 여긴 것을 뉘우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등한시해 왔고, 때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서로 상반된 것으로 여겼던 것을 뉘우친다.“ 그러면서도 로잔언약은 정치적 해방이 영혼구원과 동일시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하고 있다: ”물론 사람과의 화해가 곧 하나님과의 화해가 아니며 또 사회참여가 곧 복음전도 일 수 없으며 정치적 해방이 곧 구원은 아니다.“

이러한 로잔언약의 표명은 WCC의 선교개념이 인본주의적으로 해석된 것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다. 1952년 독일 빌링엔(Willingen) 국제선교협의회(IMC, 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회의에서 Missio Dei( 하나님의 선교) 개념이 인본주의적 의미에서 해석되어 ”선교는 하나님의 일이며, 사람들이 선교에 주도적 역할을 할 필요없다“고 왜곡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서는 하나님의 관심은 구원이 아니라 세상의 샬롬이다. 하나님의 활동은 구속사 아닌 혁명, 인권, 민주화 등 인긴화 운동 등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그래서 선교 개념은 전통교회의 영혼구원보다는 세상에 샬롬을 구현하는 교회의 모든 활동으로 변화되었다. 그 결과로 선교사들이 선교지 현장을 떠나게 되거나 기독교 선교는 퇴보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60년대 뉴델리 대회, 1973년 방콕 대회에서 WCC의 인간화 선교 개념으로 나아갔다.

이에 복음주의자들은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갈라놓은 선교운동에 대하여 균형잡힌 선교개념을 제시하여 복음이 사회적 책임 아닌 영혼 구원과 사회적 구원이라는 총체적 구원 측면을 부각한 것이었다. 1974년 로잔대회에서 복음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선교의 두 가지 본질적 과제로 삼은 것은 이러한 WCC의 인간화 선교 편향적 흐름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로잔대회를반대하는목회자연합’이 로잔운동의 총체적 선교가 선교본질에서 어긋난다고 다음같이 오해하고 있다: “국제로잔은 소위 총체적 선교를 내세워 영혼을 구원하는 복음전도 우선의 선교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있다.” “사회의 불의한 문제해결에 주력하는 것이 선교라고 주장하며 성경적 복음선교에서 크게 벗어나며 변질됐다” “로잔대회의 총체적 선교론의 영향에 따라, 선교현장에선 봉사 활동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외치지 않고 있다.” “중국 성공회의 한 주교는 ‘타인을 사랑해서 구원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러한 비난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복음전도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로잔운동의 진정한 모습과는 전혀 동떨어진 주장으로 전혀 사실에 입각하지 않는 주장이다.

로잔운동이 천명하는 총체적 복음이란 선교가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 어느 한쪽에 치우지는 것을 방지하기위한 올바른 입장이다. 선교가 복음 선포를 통한 세상 복음화보다 좋은 세상 만들기(정치, 사회, 인종, 환경, 빈곤, 차별철폐, 화해, 평화증진)에 초점을 둘 때 교회는 영혼 구원을 위한 방주가 아니라 사회개혁을 하는 NGO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총체적 복음 이란,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행동 속에서 하나님의 복음과 회개의 촉구를 통한 삶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로잔이 강조하는 온전한 복음이란 그리스도인으로서 긍휼을 베풀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했던 것을 회개하고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복음의 삶과 실천, 전도가 항상 우선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로잔운동의 입장은 성경적이며 복음적이다.

케이프타운 언약 1부 10.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를 사랑한다」에서 다음같이 선언한다: “우리가 선포하는 구원은 우리로 하여금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총체적으로 수행하도록 우리를 변화시켜야 한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로잔 언약 4-5장).” “총체적 선교는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며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복음전도와 사회참여가 나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총체적 선교 안에서 우리가 사람들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사랑과 회개를 행하도록 요청하기 때문에, 우리의 선포가 사회적인 모습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케이프타운 언약의 문장은 로잔운동의 총체적 선교 개념이 단순히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절반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변화시키는 은혜를 증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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