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뼈대는 교리에 있다. 교리는 내가 믿는 신앙의 근거요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인생의 질문이 바로 교리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떠한 렌즈로 사물을 보는가에 따라 색이나 형태, 성질이 달라지듯, 어떤 교리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삶과 신앙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신학자이자 저자인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남긴 엄중하고도 친절한 신앙 문답집인 본 도서를 집필하며 그동안 받아왔던 삶과 신앙의 다양한 질문들에 명료하게 답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하듯, 믿음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도 내가 믿는 믿음, 즉 교리를 잘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건낸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인성에 따른 예수님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탁월한 초자연적 지식을 가지고 계셨지만, 그분의 지식은 추론과 경험을 통해서 증가되는 유한한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라 가’(눅 2:52)셨으며, 심판의 날과 때를 모르기도(막 13:32) 하셨다. 물론 그리스도께서는 신성에 따라서는 ‘알파와 오메가’요,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계 1:8)이며 만물을 지은 분(요 1:3)이므로 모르는 것이 없으시다. 그러나 인성에 따라서는 다만 죄가 없으실 뿐(히 4:15), 범사에 있어서 우리와 같이 되셨기 때문에(히 2:17) 그 지식에 있어서는 제한이 있으시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성은 예수님의 지식에 오류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성의 제한성 안에서도 예수님은 성령님의 충만함으로 인하여 메시아로서 필요한 모든 지식, 곧 유한하지만 오류가 없는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계셨다”고 했다.
이어 “죄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모든 상태나 행위를 가리키며, 하나님과 함께 거하기보다는 그분에게서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고,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이다. 죄가 이러한 것이기 때문에 선과 악에 대한 대비는 절대적이다. 선과 악 사이에 중립 지대는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은 선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악이며 또한 죄일 뿐이다”며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마 15:19-20). 그렇기 때문에 죄는 외적인 행위로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내적 성향이나 습성 그리고 그것에서 비롯되는 생각들도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어긋난다면 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인들이 누리는 최후의 상태인 영원한 생명은 단지 영혼과 육체가 결합되어 생명을 누리는 자연적 의미에서의 생명이 아니다. 영원한 생명은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성령의 안목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나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하나님의 사랑에 흠뻑 젖어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신 것과 같은 삶이다. 이러한 가운데 의인은 영혼과 몸으로 하나님을 높이고, 아울러 다른 성도와의 영적 교통을 통해 지극한 행복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우리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은 영원하고 자존하는 분이시며, 존재하는 이 세상 만물들의 근원이시며, 그것들을 활동하게 하는 힘과 능력이시다. 또한 하나님으로서 변함이 없으시며, 당신이 뜻한 바와 말씀한 것을 변치 않고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정하신 뜻도 변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권능과 권세가 완전한 분이시므로 당신의 뜻을 실현하기에 어떤 부족함도 없으시며, 어떤 제한도 받지 않으신다. 또 지식이나 지혜가 완전하기 때문에 정한 뜻에 어떤 오류나 모자람이 있지 않으시다. 하나님이 정하신 뜻은 완전하며, 하나님의 권능은 그 뜻을 반드시 이루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