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얀마 군부의 박해와 폭력을 피해 탈출한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 머문 지 7년이 지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폭력과 범죄가 급증한 로힝야 난민 캠프에서 아동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26일(월)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73명의 로힝야 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 유괴, 무장단체 징병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증가했다. 로힝야 난민 캠프의 치안이 악화함에 따라 아동과 가족들은 특히 밤에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범죄와 폭력으로 안전에 우려가 되며 37%는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 지난 조사 기간 동안 치안 문제로 집 밖에 나서기 어려워진 로힝야 난민의 현금 지원, 교육 센터, 보건소 등 필수 서비스 이용률이 감소했다.
난민 캠프 내 치안 불안감이 지속되며 강제 결혼에 내몰리는 아동도 늘고 있다고 보고됐다. 무장단체가 로힝야 여성과 여아를 대상으로 결혼을 강제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모들이 성폭력에서 딸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파루크(가명, 16세)는 최근 납치범에 끌려갔다가 탈출했다. 납치범은 당시 파루크의 가족들에게 2만 5천 달러 가량의 몸값을 요구했다. 파루크는 “납치범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위협한다. 이 때문에 집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거나 집을 나서는 것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로힝야 난민 캠프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아동이다. 7년간 로힝야 난민 아동은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부모와 보호자는 직업을 구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밀집도가 높은 난민촌 내에서 화재와 홍수 및 산사태가 빈번히 발생하는 탓에 취약한 상황에 내몰렸다. 더 나은 삶을 찾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 로힝야 난민이 탄 보트가 바다에서 전복되며 사망하는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사무소장 슈몬 센굽타는 “현재 로힝야 난민은 범죄와 폭력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 7년간 로힝야 난민은 매우 엄격한 이동의 통제와 제약 속에 살아왔다. 이들은 납치와 폭력으로부터 도망갈 곳이 없다”며 “방글라데시 정부가 관리하는 난민 캠프에서는 범죄율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 과도 정부는 로힝야 아동의 걱정에 귀 기울이고 모든 난민을 폭력과 불안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2017년부터 로힝야 난민 아동과 가족을 위해 교육, 건강 및 영양, 물, 공중 위생 증진, 보호소, 음식 등 인도적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