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선교회가 최근 계룡 나눔의교회(담임 김상윤 목사)에서 목회자를 위한 인공지능(AI)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가 ‘대화형 인공지능(챗GPT) 시대, 신앙과 신학과 목회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인공지능(AI) 로봇과의 쌍방 소통 시대 열려
조 박사는 “2022년 후반, 대화형 초거대 인공지능(AI) 로봇 챗GPT가 등장하며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챗GPT가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그렇다고 챗GPT를 비웃거나 조롱하기는 이르다. 체스 챔피언이나 한 때 바둑 세계 랭킹 1위였던 천재 기사 이세돌 9단을 가볍게 제압하는 인공지능의 가공할 위력을 이미 인류는 일찌감치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 지능은 과학기술의 부분에서는 분명 엄청난 도약을 이룰 것이다. 이를테면 논문, 수학적 처리, 프로그램 개발, 의학바이오, 법률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 등은 그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된다”며 “반면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윤리, 종교에 대한 관점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즉 견해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정답이나 진리가 아닌 모호한 모범 답만을 제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범답안은 진리는 아니다. 불교도 이슬람도 유교도 기독교도 진리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종교라는 두루뭉술한 응답을 기독교가 수용할 수는 없다”며 “정치적 논쟁이나 경제적 관점, 문화의 가치, 예술적 판단, 윤리의 토대, 종교적 진리 등은 분명 대립된 견해나 충돌이 예상되는 영역이기에 포스트모던의 해체와 파편화로 상징되는 이 시대에 AI는 어떤 영역에서는 상식선의 모범답안만을 제공할 것임을 목회자들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챗GPT 시대, 목회와 설교 등에 미치는 영향
그는 “신학은 가끔 예언자적인 예측의 짐을 져야 할 때가 있다. 챗GPT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쌍방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 일부 고민하고 당황한 점도 있었으나 결국은 목회와 설교 준비에 활용하게 되었던 것처럼 목회자들은 AI라는 이 도구도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나 “챗GPT류의 대화형 인공로봇들은 목회와 설교 환경뿐 아니라 상상도 못할 세상의 놀랍고도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여기서 우리는 기독교가 과거 자연과학 영역에 대한 대응에 있어 늘 미숙한 대응을 해왔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들은 늘 과학에 밀려 어리석은 대응을 해 온 기독교 역사를 늘 반추할 뿐 아니라 AI시대를 어떻게 맞을 것인지 기도하고 연구하며 이전보다 더욱 치열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교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세뇌되어 과학을 마치 절대선, 절대군주처럼 여기며 설교하는 누(累)를 범하지 않도록 늘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내재(內在)적 도구에 불과한 자연과학으로 초월의 창조주를 설명할 수 있다는 과욕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성도들은 과학에 묶인 설교보다는 과학을 초월한 전능자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연과학에 대한 종교개혁가들의 이해, AI시대의 목회와 설교에도 타당한가?
조 박사는 “창조주 하나님은 모든 역사, 모든 민족,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식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만물의 하나님”이라며 “성령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상관없이 역사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 진리를 계시하여 왔다. 또한 신학도 늘 종교 개혁 시대 하나님의 사람들의 해석이 탁월한 성령의 지혜임을 논증하여 왔다. 종교개혁 시대 하나님의 사람들은 어떻게 성경을 해석했으며, 그것은 오늘날 AI 시대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먼저, 창조와 피조 세계를 결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기독교는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계시의 종교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과 물질의 창조주요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닮은 유한한 피조물인 것”이라며 “이 같은 텍스트(Text)와 컨텍스트(Context), 본질과 비본질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AI는 결코 시간과 공간과 물질의 한 톨도 만들 수 없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고안한 장치일 뿐”이라고 했다.
또 “둘째로 AI의 디테일한 속성은 다시금 시한부 종말론자들처럼 바른 신학을 이탈한 세력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어 교회 분열을 자극하는 수단과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셋째로 종교개혁가들의 성경 해석을 바르게 목회와 설교에 적용해야 한다. AI 시대 목회자는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일반 은총 영역의 모든 학문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심오한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즉 AI가 갖추지 못한 신앙과 세상에 대한 바른 종합적 안목으로 정면 돌파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AI시대는 적당히 목회할 수 있는 시대가 전혀 아니”라며 “과거처럼 얄팍한 목회나 설교적 꼼수는 인간도 아닌 AI의 평가 앞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도 AI시대의 목회 역설을 보게 된다. 종합 학문적 안목까지 요구하는 신앙 진검승부의 패러독스의 길이 열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령 모독의 시대를 경고하고 설교해야 한다. 성경은 패러독스로 가득한 책이다. 하나님은 세상과 다른 하나님의 진리와 섭리로 인간을 영생의 길로 인도한다”며 “세상은 AI의 지혜와 지식과 정치적, 경제적, 물질적 힘을 자랑하며 신이 필요치 않은 세상이 왔다고 자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성경의 수많은 역설을 통해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보다 항상 크심을 알리신다”고 했다.
◆ AI의 지혜에 대응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미련’
그는 “포스트모던 시대 속 시작된 AI의 등장은 세상뿐 아니라 교회와 신앙과 신학에도 백가쟁명식, 상상치도 못했던 새로운 신학 사조의 범람을 체험케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과정신학을 넘어 천체신학, 홀로그램 우주론, 다중우주론, 초끈 이론, 양자 이동, 시뮬레이션 우주론, 외계인 지적설계론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온갖 현대 사상들이 목회와 신학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제안했던 ‘자연과학에 대한 종교개혁가들의 이해’와 ‘AI시대의 목회와 설교에도 타당할까’가 AI의 지혜에 대응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미련(하나님의 미련이 세상 지식보다 크다!)일 수 있음을 기억하고, 모든 하나님의 종들이 말씀과 기도와 거룩함으로 무장하여 시대를 지혜롭고 바르게 분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