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디지털상에서 아동의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캠페인 ‘딜리트더칠드런(Delete the Children)’ 시즌 2를 진행한다고 21일(수) 밝혔다.
정부는 2024년까지 아동의 ‘디지털 잊힐 권리 법제화’를 도입하겠다는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계획」을 발표했으나, 국회에 관련 법안은 여전히 발의되지 않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8월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아동의 잊힐 권리’ 제도적 기반 마련을 촉구하는 딜리트더칠드런 캠페인을 시작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삭제 및 처리 정지를 요구하는 디지털 잊힐 권리 시범사업 ‘지우개(지켜야 할 우리의 개인정보) 서비스’를 2023년 4월부터 시행 중이다. 지난 1년 동안 1만 7,148건이 접수됐고, 이 중 1만 6,518건이 삭제 처리됐다. 주로 중·고등학생이 서비스 이용했으며, 유튜브와 틱톡에 올린 영상 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업은 올해 대상 연령을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지우개 서비스는 현재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에 대해서만 삭제를 지원하고 있다. 제 3자가 올린 게시물에 아동의 개인정보가 노출되거나 게시물이 타 사이트에 공유된 경우, 아동의 잊힐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에 딜리트더칠드런 시즌2 캠페인은 아동을 개인정보의 주체로 바라보고, 아동 본인과 제3자에 의해 노출·수집·이용되는 개인정보에 대한 아동의 잊힐 권리 보장을 강조한다.
‘2023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보호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10세~18세 아동 중 85.5%가 아동의 잊힐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는 데 찬성했으며, 97.7%가 자신의 동의 없이 타인이 올린 개인정보 게시물에 대해 삭제 또는 수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아동은 개인정보 게시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대처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아동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낮다. 다행히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일부 서비스가 마련됐지만, 셰어런팅이나 사이버폭력 등 제3자가 올린 게시물로 아동이 고통받는 경우 이를 삭제할 수 있는 서비스는 현재 없다.”라며 캠페인 취지를 밝혔다.
이번 시즌 2 캠페인 영상은 타인에 의해 동의 없이 게시된 영상이 통제할 수 없이 퍼지면서 성인이 되어서까지 오랜 기간 괴로워하는 아동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특히, 아동의 잊힐 권리 중에서도 현재 지우개 서비스가 지원하지 않는 '제 3자에 의한 아동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피해회복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한다. 이와 더불어, 아동의 잊힐 권리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법제화를 촉구하고, 아동의 개인정보 침해가 법적인 제도하에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서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