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불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기뻐할 수 있는 이유는?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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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식학회, ‘기쁨’ 주제로 2024 여름학술대회 개최
2024 온신학회 여름학술대회 단체 사진. ©온신학회 제공

온신학회(회장 최태영)가 19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수성구 소재 호텔인터불고대구에서 10주년 기념 2024 온신학회 여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태영 박사(영남신대 명예교수, 온신학회 회장)가 ‘예수의 기쁨-감추인, 최상의, 영원한 기쁨’ ▲김선종 목사(정읍중앙교회 담임)가 ‘전도서의 기쁨-허무주의와 쾌락주의의 사이’ ▲김명용 박사(전 장신대 총장)가 ‘기쁨의 신학’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2024 온신학회 여름학술대회 진행 사진. ©온신학회 제공

예수 안에 있는 영원한 기쁨

먼저 발제를 한 최태영 박사는 “기쁨의 개념을 가지고 읽어보면 성경은 기쁨에 관한 진리로 가득하고 성경의 하나님 곧 삼위 하나님은 기쁨으로 충만하신 하나님이요, 기쁨을 영원히 누리시는 분이요 사람을 위시한 모든 피조물이 충만한 기쁨을 누리며 살기를 원하시는 분임을 알게 된다”며 “기독교 희락주의를 전파하는 파이퍼(John Piper)는 자기의 책에서 기쁨을 ‘우리의 의무’라고 하였다. 그는 여러 성경 인물들을 예로 들며 그 사실을 입증한다”고 했다.

이어 “모세는 우리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하면 적군(敵軍)을 섬기게 될 것이고 마침내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다윗은 하나님을 자신의 큰 기쁨이라 부르며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긴다고 고백했고, 이 밖에도 예수님, 야고보, 사도 바울, 베드로 등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제1항에서 사람의 제일가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하나님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은 두 가지가 아니라 하나라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파이퍼는 그 사실을 인식하고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함으로써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것으로 바꿔 쓸 수 있다고 하였다. 질문이 사람의 제일가는 목적들(ends) 이라는 복수가 아니라 단수(end)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 기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인생의 제일 목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먼저, 하나님은 기쁨의 하나님으로서 우리에게 기쁨을 명하신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둘째로 예수님 안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은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예수님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기를 원하신다”고 했다.

이어 “셋째로 예수님 안에 있는 기쁨은 영원한 기쁨, 최상의 기쁨, 그리고 감추인 기쁨”이라며 “이보다 못한 기쁨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잠시 있는 기쁨 모든 사람이 좇아가는 기쁨이며, 눈에 보이는 기쁨에 마음을 두지 말고, 감추인 보화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 넷째로 예수님의 기쁨 곧 감추인 최상의 영원한 기쁨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예수 안에 거하고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며 예수 이름을 위해 능욕 받기 합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질의응답 진행 사진. ©온신학회 제공

◆ 전도서 통해 기쁨의 초막절을 회복해야 할 때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선종 목사는 “현대인의 큰 비극은 기쁨과 환희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더 이상 경험할 수 없게 된 점”이라며 “기독교의 성장이 둔화되고 침체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슬픔 너머에 있는 영적인 기쁨과 희열의 경험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기쁨은 하나님이 백성에게 주신 감정이고, 그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이 행복이지만, 기쁨 역시 헛되다. 기쁨이 헛되다는 것은 사람이 누리고 살아야 하는 기쁨과 즐거움이 쾌락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제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같다”며 “전도서가 구약성서 가운데 인간의 실존과 죽음에 대한 가장 철학적인 책이지만, 그러한 종착점을 내다보고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가장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기쁨은 슬픔과 허무함의 대척점에 있다”고 했다.

또한 “코헬레트가 허무함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기쁨을 제시하는 것은 단지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지 않다”며 “실제로 유대인은 전도서를 고난의 시절에 읽었다. 전도서는 다섯 두루마리라고 하는 메길로트에 속하는 책이다. 이것은 지혜문학의 오경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아가는 유월절, 룻기는 오순절, 예레미야애가는 예루살렘 멸망 기념일에, 전도서는 초막절, 에스더는 부림절에 읽었다”고 했다.

특히 “초막절에 전도서를 읽는다. 숙곳의 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광야 행진할 때, 일시적이고 취약한 거처인 장막에서 지내던 때를 기념한다”며 “개개인은 엉성한 장막을 광야에 세우고 그곳에서 삶과 삶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전도서는 인간의 취약한 기반을 문제 삼고, 양심을 성찰하게 하며, 모든 공고한 기반을 흔들어 역사의 주재자인 절대자의 보호 없이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 앞에 서게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쁜 절기인 초막절에 전도서를 읽는다는 사실은 전도서가 기쁨을 인정하는 것을 강조하며 기쁜 절기에도 인간의 삶이 짧고 유한함을 인식한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며 “기쁨의 신학을 절기를 통해 체화한다. 전도서를 통하여 헛된 초막에서 펼쳐지는 기쁨의 초막절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했다.

◆ 기쁨의 신학이란?

다음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김명용 박사는 “기쁨과 평화는 그리스도 안에 있다”며 “권력과 재물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기쁨과 행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삶 속에 기쁨과 행복이 있다. 오늘의 세속화 시대의 특징인 하나님 없이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강력한 흐름은 위험하다. 이유는 그 길은 행복과 기쁨의 원천인 하나님에게서 이탈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을 수 없게 되고, 허무와 질병과 절망과 죽음이라는 막다른 곤경과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복음은 기쁨이다.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시고 언제나 내 편이라는 것은 놀라운 기쁨이다. 십자가는 모든 사람이 침 뱉고, 등 돌릴 수밖에 없고, 나락에 떨어진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하시고 한편이 되신 하나님을 계시한 사건”이라며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내 삶의 희망이고 살 수 있는 길이고, 새로운 영광의 역사가 시작되는 모체이다. 복음을 전하는 교회는 희망과 긍정을 선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근심과 불안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놀라운 기쁨”이라며 “많은 사람들은 걱정 근심 없는 곳이 천국이고 극락이라고 생각한다. 이 천국의 삶은 이미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의 모든 필요를 아시고 준비해주신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내일 일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이방인들의 삶이 아니다. 그 삶은 생각 비우기로 오는 삶이 아니다. 생각을 비운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를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신다는 것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시고 싸우시기 때문에 내일의 평화가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평화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육체의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사실은 엄청난 기쁨이고 세상의 허무를 극복하는 기쁨의 근거”라며 “우리가 죽음 이후에도 나라는 존재가 살아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런데 내가 죽음 이후에 영혼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천국에서 하늘의 영광스런 몸 곧 부활체를 입게 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기쁨”이라고 했다.

그는 “기쁨의 신학은 번영의 신학과는 차이가 있다. 번영의 신학은 부요함과 번영에 초점이 있지만 기쁨의 신학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부족함이 없는 삶에 초점이 있다”며 “많은 재물을 무겁게 짊어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필요한 것을 풍족하게 채워주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기쁨의 신학은 초막이나 궁궐이나 주님 계신 곳이 천국이라고 찬양하는 신학”이라며 “선한 목자 되신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삶에는 언제나 부족함이 없는 삶의 기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기쁨의 신학은 기도의 신학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믿는 신학이 기쁨의 신학”이라며 “기쁨이 충만한 삶은 기도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가르치는 신학이 기쁨의 신학이다. 기쁨의 신학은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사역에 힘쓰도록 가르치는 신학”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쁨의 신학은 성도들의 활동만으로 세상의 어둠이 사라진다고 믿는 신학은 아니”라며 “기쁨의 신학은 기도하는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도하는 교회가 세상의 어둠을 없애고 마귀를 축출하고 기쁨과 평화가 숨 쉬는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기쁨의 신학은 오늘날에도 성령의 놀라운 이적과 기사가 일어남을 강조하는 신학이다. 이 성령의 놀라운 이적과 기사를 예외적 현상이라는 항목으로 가두면 안 된다”며 “이렇게 가두는 순간 교회는 기쁨과 힘을 상실한다. 성령의 구원 사역은 언제나 놀랍고 세상적 설명의 차원을 넘어간다. 교회는 성령과 함께 놀라운 일들을 행하는 공동체”라고 했다.

아울러 “복음은 기쁜 소식이고 바른 신학 역시 기쁨의 신학이다. 기쁨의 신학은 인본주의 신학이 아니고 성령의 신학”이라며 “성령께서 역사하는 곳에는 마귀가 쫓겨 나가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눌린 자들 병든 자들이 해방되고 역사가 바뀌고 평화와 생명과 기쁨이 확장된다”고 했다.

한편, 행사는 이후 질의응답, 안윤기 총무를 좌장으로 종합토론 순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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