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사상자를 낸 물탱크 파열 사고의 책임을 물어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삼성은 1일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러 박 사장을 경질하고 후임 대표이사에 박중흠 운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일본에서 귀국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지시로 서둘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사고 직후 일본에서 보고를 받고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후진적인 환경안전사고는 근절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한 후 삼성 고위 임원이 정기인사를 통하지 않고 중도에 물러난 것은 2011년 6월 경영진단에서 임직원 비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삼성테크윈의 오창석 전 사장 이후 두번째다.
이 회장은 당시도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강하게 질책했었다.
삼성은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안전환경 관련 시설투자 조기 집행과 현재 추진 중인 안전환경 전문인력 확충을 포함한 안전환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최우선으로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이번 사고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 대표이사 교체 외에도 책임 있는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 신임 대표로 내정된 박중흠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데는 주주총회 등 절차가 필요해 40여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울산시 남구 삼성정밀화학 부지 내 SMP(폴리실리콘 합작법인)의 신축 공사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이던 물탱크가 터지면서 넘어져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