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는 타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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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젠더(13)
민성길 명예교수

의학계에서는 젠더불쾌증(트랜스젠더)의 원인은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젠더정체성은 ”아마도 생물학적, 환경적, 및 문화적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 반영한다”말한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도 의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트랜스젠더의 원인에 대해 크게 두 개의 가설이 있다. 첫째 타고나는 것이다, 둘째 과거 어려서부터의 경험 때문이다. 전자는 생물학적 가설이고, 후자는 정신사회적 가설이다. 달리 말하면 그 원인이 특정한 신경발달 양상 때문인가 또는 개인의 선택인가 하는 것이다.

트랜스젠더나 그 옹호자들은 트랜스젠더가 정상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동성애가 유전된다 또는 타고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어한다. 우선 그 근거는 트랜스젠더들이 설문조사에서 어려서부터 젠더 불일치를 보였다는 점, 그리고 어려서 그랬음을 “기억”한다고 보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억이나 설문조사는 입증의 근거로 미약하다)

결론적으로 생물학적 연구들의 결과들은 서로 달라 충돌하고, 연구 수가 아직 부족하여 신뢰성도 부족하다.

우선 “젠더”가 사회적인 것이고, 젠더정체성에 있어, 자라면서 사회적 경험(학습)을 통해 “남자다움” 또는 여자다움“을 획득하는 것이라면, 트랜스젠더가 타고난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트랜스젠더가 유전되거나 타고나는 것이라면, 병이 아니고 자연이며, 당사자의 선택 탓을 할 수 없고,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전병이나 선천성 병이라는 병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사후 뇌 연구나 생체의 뇌영상 연구 등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들의 뇌가 용량, 활동성 및 연결성에서 시스젠더와 약간 틀린다고 한다. 그래서 “뇌젠더”(brain gender)라는 말이 있다, 예를 들면 트랜스여성(생물학적 남자)의 뇌가 시스젠더 여성의 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연구마다 뇌의 세부적 소견들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대상, 연구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는데, 그래도 일정한 경향성은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그렇지 못하다. 또한 트랜스와 시스 사이에 뇌가 다소 다르더라도 그 차이가 어떻게 정체성으로 연결되는지 아직 설명 하지 못하고 있다.

호르몬 가설은, 뇌에 차이가 나는 원인이 태아기때 반대 성호르몬이 뇌의 구조적 조직화와 활성화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역시 어떤 호르몬이 어떻게 영향을 미차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일정하지 않다. 즉 테스터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이 뇌에서 남성다움을 느끼거나 인식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환경 호르몬도 원인의 하나로 거론된다. 우리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화학물질들이 성호르몬 역할을 함으로, 여자의 남성화나 남자의 여성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관련 문헌들을 조사해보면 최근에는 유전적 요인에 대한 논문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계연구나 쌍둥이 연구에서 유전성이 부분적으로 확인되는데, 즉 이란성 쌍둥이 간의 일치율 23%인데 비해 일란성 쌍둥이의 일치율은 33%이다. 이런 차이가 유전 탓인지, 가족환경 탓인지 알기 어렵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을 말하라면, 트랜스젠더 사람들에서만 발견되고 시스젠더 사람들에게는 없는 그런 유전자나 유전자 변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런 유전자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연구는 없다.

현재 왕성한 것은 안드로겐이나 에스트로겐 같은 성호르몬 수용체(receptor) 효소들을 구성하는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들은 수용체를 통해 효과를 나타낸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해 트랜스젠더와 유전적으로 관련된다고 제안된 유전자 변이들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7-alpha hydroxylase를 코딩하는) CYP17 gene, 안드로겐 수용체의 longer (CAG)nCAA-repeat polymorphism과 trinucleotide CAG repeats,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beta (ERb) gene, 그 ERb 내에 있는 dinucleotide CA polymorphism,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ERα, SRD5A2, STS alleles, 및 SULT2A1 genotypes. 등등. 그러나 이런 연구들의 결과는 dsurn에 따라 다양하며, 재실험을 통해 재확인된 경우도 아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트랜스젠더 자체의 유전자는 아니지만, 트랜스젠더 행동을 쉽게 하도록 하는 기질, 성격, 즉 특성(trait)에 대한 “후보” 유전자 변이라 할 수 있다. (추후 재연구에서 다시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

여기까지의 연구들을 연결시켜 보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생물학적 과정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유전적 변이가 성호르몬의 수용체나 효소들의 구성에 영향을 미쳐, 태아기때 성호르몬들이 뇌의 구조화와 기능에 변화를 야기함으로 트랜스젠더가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리뷰 논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2년 콜럼비아대학 정신과 교수팀이 1990년 이래 출판된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의 원인에 대한 호르몬, 인지기능, 유전, 뇌영상 연구 등, ”동료들이 심사한 오리지널한 실험적 연구들“(peer reviewed original experimental research) 102개 논문을 선택하여 리뷰하였다. 이들 연구들은 대부분 gender identity clinics에서 시행되었다. 연구 결과들은 강력했지만, 연구들마다 결과가 서로 달랐다. 저자들은 트랜스젠더 정체성의 원인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들은, 미디어, 정치인, 및 보호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 같다고 경고하였다.

이처럼 트랜스젠더가 생물학적으로 형성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싶어하지만, 관련된 연구가 대상 수가 적고, 연구가 서로 상반되는 수가 많고, 또한 연구 수가 적어, 결론 내리기가 곤란하다.

남녀 차이는 유전자로 결정된다. 이후 성호르몬의 분비량과 수용체 감수성의 다양성에 따라 개인에서 약간의 다양한 신체적 변이, 즉 성기의 크기, 리비도에서의 차이, 그리고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에 따라 뇌에서의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그 주어진 몸이 싫다, 불편하다, 다른 성이면 좋겠다 등등의 생각은, 같은 몸의 뇌가 할 수 있을까? 한 성에, 한 가문에. 한 민족에. 한 종교에 속해 있음으로 해서 그 정체성이 발달 형성되는 것이지, 각 정체성에 대한 뇌가 따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인체의 성적 분화와 성(젠더) 정체성 발달은 육체와 정신 만큼 다른 기전이다.

전체적으로 트랜스젠더의 원인이 생물학적이라 하기에 부족하다. 쉽게 트랜스젠더가 되게 하는 선천적인 특성들이 있어 트랜스젠더가 타고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사람도 적절한 환경에서 자라면 트렌스젠더가 되지 않으며, 자신의 성적 몸에 대한 불쾌증도 느낄 이유가 없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연세카리스가족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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