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경외, 의로운 생활의 능력”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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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경신학회 제53차 정기논문발표회, 12일 ‘잠언서 주해와 설교’ 주제로 열려
제53차 정기논문발표회 진행 사진.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한국성경신학회(회장 이승구 박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지훈 목사)에서 ‘잠언서 주해와 설교’라는 주제로 제53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희석 교수(총신대학교 구약신학)가 ‘잠언의 해석학적 틀을 고려한 잠언의 해석과 설교(잠 1~9장 및 30~31장을 중심으로)’ ▲김성진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구약신학)가 ‘잠언의 보응원리 본문의 해석과 설교’ ▲현창학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가 ‘잠언과 바른 생활’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김희석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 잠언의 해석학적 틀을 고려한 개별잠언 해석방법

먼저, 김희석 교수는 “잠언 1~9장이 잠언서 전체를 위한 해석학적 틀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그동안 여러 학자들을 통하여 거듭 제안되어 왔다”며 “잠언서가 해석학적 서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잠언서 안에 존재하는 해석학적 난제들 때문이다. 특히 잠언 10장~29장에 걸쳐 다양하게 수집되어 있는 개별 잠언들은 그 문학적, 역사적 특성으로 인해 여러 가지 해석학적 문제점들을 드러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잠언 10~29장 내의 개별잠언 해석방법으로는 먼저, 개별잠언의 문맥을 고려한 해석이 시도되어야 한다. 이것은 두 가지 세부적인 단계로 나뉜다”며 “개별잠언 그 자체 안에서의 단어연구, 구조분석, 문법분석을 통한 해석이 일차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그런 후에 개별잠언의 문맥을 고려한 해석이 시도되어야 한다. 문맥이 개별잠언의 해석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있는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어 “둘째, 개별잠언 자체 및 문맥을 고려한 후, 그 내용을 가지고 잠언 1~9장이 가르쳐주는 해석학적인 틀인 여호와 경외의 인식론을 고려한 해석을 시도해야 한다”며 “이 역시 두가지 세부적인 단계로 나뉜다. 먼저, 개별잠언의 ‘해석’에 대해 고려한다. 잠언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할것인가의 문제이다. 둘째로 개별잠언의 ‘적용’에 관해 고려한다”고 했다.

아울러 “독자들이 개별잠언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때 어떻게 여호와를 경외할 수 있을 것인가를 숙고하면서 적용해야 한다”며 “이러한 개별잠언 해석방법은 앞으로 잠언 10~29장의 개별잠언 해석을 실제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가운데 보완,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진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잠언의 주된 가르침 중 하나 ‘보응원리’에 관해

두 번째로 발제한 김성진 교수는 “흔히 잠언은 목회자들 사이에서 설교하기 쉽지 않은 구약 본문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NICOT 잠언 주석의 저자인 왈트키(Bruce K. Waltke) 교수는 왜 목회자들이 잠언 주해와 설교를 가시 밭길처럼 여기며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첫째는 잠언의 일부 가르침은 세상의 일상적 교훈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점, 둘째로 잠언에 나와있는 복에 대한 약속(건강, 부, 번영 등)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는 점, 셋째로 일부 잠언들은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점(예, 잠 26:4과 25:5 비교)”이라며 “넷째로 잠언은 보응원리에 따른 ‘의로운 질서’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욥기와 전도서는 그 현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며, 다섯째로 잠언에 등장하는 수많은 금언·격언들이 특정한 규칙이나 문맥 없이 여러 주제가 파편화된 듯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잠언의 주된 가르침 중에 하나인 보응원리는 창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를 반영한다”며 “잠언은 보응원리에 대한 기본 가르침을 선사하는 가운데 이 원리가 기계적으로 적용될 수 없고, 때로는 보응이 더디게 임할 수 있으며, 그 실현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있음을 알려준다”고 했다.

아울러 “전도서와 욥기는 잠언의 보응원리에 대한 이런 기본 전제에 동의하면서, 이를 인간 삶의 복잡한 경험의 맥락에서 적용하고 사색하며, 마침내 하나님의 공의가 설 것과 변함없이 하나님의 통치를 신뢰하며 지혜를 따라 의로운 삶을 살 것을 가르친다”며 “설교자는 보응원리와 관련한 잠언, 전도서, 욥기의 강조점을 함께 고려하게 될 때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는 풍성한 진리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창학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현창학 교수는 “잠언은 누구나 쉽게 읽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며 “삶의 현실에 대한 재치 있는 묘사와 지혜로운 삶에 대한 간결한 교훈들을 빼곡히 담아 제공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고 삶의 여러 면에서 유익한 요령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많은 사랑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유익한 통찰과, 교훈, 삶의 요령이 있는 책이라고 이해하는 정도이지 정작 잠언이 힘주어 강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다시 말하면, 많은 교훈은 즐기면서도 정작 잠언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 새 존재

현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새 존재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가 흘린 보혈로 말미암아 거듭난 존재인데 이 존재는 무엇보다 모든 죄를 사함 받고 의롭다함을 받은 존재”라며 “영생을 얻고 천국을 보장받았다. 동시에 놓쳐서는 안 되는 한 가지는 그리스도인은 새 존재로 존재의 변화를 입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은 위대한 그리고 신비한 이중성 가운데 산다. 그는 죄인이지만 또한 동시에 새존재”라며 “전적으로 부패한 죄성 때문에 항상 실패할 위험 가운데 살지만, 동시에 죄를 이기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므로 자신을 극복하고 환경을 초월하는 이기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존재”라고 했다.

또한 “새존재는 내면에 혁명적 변화를 겪은 존재이며, 지상에 살아가는 ‘인류 버전 2.0’”이라며 “기쁨을 가지고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즉 의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해나가는 존재이다. 더 이상 부패한 죄인에 핑계만 대는 무책임한 존재가 아니다.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새 존재가 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데서 오는 기쁨으로 매일 매일 이기는 싸움을 싸워나가는 존재”라고 했다.

◆ 의로운 생활을 가르치는 하나의 좋은 접촉점 ‘여호와 경외’

그는 “의로운 생활을 가르치는 하나의 좋은 접촉점은 ‘여호와 경외’이다. 여호와 경외는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의 길 중 핵심에 해당한다”며 “특히 1~9장은 시작하는 부분인 1:7과 마감하는 부분인 9:10에 배치하여 봉투구조를 형성하므로 1~9장 교훈의 핵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의로운 생활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기초 위에 가능하며 그 위에 이루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신앙인은 아픔 가운데 여호와 경외를 배우게 되고 그것이 순종, 즉 의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능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 바른 생활 적용

현 교수는 “그리스도인의 교육은 ‘성공해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지점은 이곳이다. ‘바른 생활’, ‘의로운 생활’을 통해서만 성공과 행복은 가능한 것”이라며 “축복의 도덕성이다. 어쩌다 요행으로라도 복만 받으면 된다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도덕적인 삶에 복이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보응의 원리의 위대한 가르침”이라고 했다.

이어 “공맹 사상도 이익(재화)에 휩쓸리기 전에 ‘옳은 것인가’를 먼저 볼 것을 쉼 없이 가르친다. ‘의’라는 가치와 의식을 가르쳐야 약육강식의 세상을 사람 사는 것 같은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 국가나 사회도 ‘의’라는 미덕이 기본으로 서야 참되게 강한(‘이’를 얻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잠언은 국민들이 게으르고 방탕하며 모두가 자기 잇속 차리기만 바쁜 욕심쟁이들이 되는 것을 결코 두고 보지 않는다. 적절치 않은, 불의한 이익을 탐하는 자들의 미래는 죽음일 뿐”이라고 했다.

또한 “잠언은 인간 정신의 기본에 대해 말하는 책이요, 바른 인격 형성을 위한 미덕 함양에 절실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책”이라고 했다.

그는 “여호와 경외가 의로운 생활의 능력이다. 보응의 원리는 의로운 생활의 동기”라며 “‘의로운 생활’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다 하자. 여호와 경외는 나무의 뿌리이다. 거기서부터 경건의 모든 양분이 공급된다. 뿌리는 든든할수록 좋다. 뿌리는 깊게 뻗을수록 좋다. 하나님과의 교제라는 생명수 원천으로부터 의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힘이 나온다”고 했다.

아울러 “보응의 원리는 나무의 가지 끝에 달리는 열매이다. 형통과 성공이란 열매가 유효하게 인간의 동기와 욕구를 자극한다”며 “복음적 생활이란 믿고 순종하고 그 길에서 복을 받는 것이다. 복음 안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구원 받았기에 은혜를 누리고, 순종하기에 다시은혜를 누리는, ‘은혜 위에 은혜’라는 공식의 사람”이라고 했다.

이승구 박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이승구 교수가 ‘지식의 근본’(잠 1:7)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교수는 “이 세상에 많은 이들이 지혜를 말해도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모든 것에 근원이라는 토대 위에서 잠언서를 연구해 가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와 훈계를 무시하는 악한 자들인지 아니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참 지혜와 지식을 추구하는 자들인지를 생각하는 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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