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제품 생산공장 시찰하는 김정일 (자료사진)
|
국가정보원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원세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특히 국정원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내일(20일) 방러한다는 말도 있다"는 한 정보위원의 질문에 "내일 간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해졌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현지에서 통역을 긴급 수배하는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 `임박'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게 복수 정보위원의 전언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방러 교통수단으로 "열차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방러 목적에 대해서는 "북한은 중국을 체제의 버팀목으로, 러시아를 외교ㆍ경제적 지원 국가로 생각, 전략적 이해관계를 활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공식적인 지위가 생길 때 방중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원거리 이동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데 건강상 이유인 것 같다"며 "군수산업시설 등 경제부분에 중점을 두고 방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평양 인근 방문은 지난해 21회에서 올해 58회로 급증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권력세습 동향에 대해 "최태복ㆍ김기남 당 비서 등 원로간부들이 김정은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를 통해 오래 방영하는 등 원로급의 충성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
<그래픽> 김정일 러시아 방문 예상로
(서울=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
이어 군부 강경세력인 김영철 정찰총국장, 이영호 총참모장의 위상이 강화된 반면 김양건 당 비서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위상은 위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하며 "권력층내 불만이 누적ㆍ표출될 가능성이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내년 김일성 전 주석의 100회 생일, 강성대국 완성의 해를 감안, 세습체제 공고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그 일환으로 특수전 부대인 `폭풍군단'을 동원, 당ㆍ정ㆍ군 고위간부에 대한 비리와 부정부패 색출작업 등 비(非)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관진 국방장관에 대한 북한 암살조 잠입설에 대해서는 "그런 첩보를 입수한 게 없고, 국방부에 알려준 것도 없다"며 부인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수해에 대해 "황해도, 함경남도를 중심으로 농경지 10만8천㏊가 침수ㆍ유실됐고, 이재민은 2만4천명 정도"라며 "1995년 수해 때 52만명, 2007년 96만명의 이재민과 비교할 때 적은 피해지만, `수해가 엄청나다'고 강조하면서 외부지원 획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간첩활동 혐의로 수사 중인 `왕재산 사건'에 대해 "왕재산은 북한 노동당 225국과 직접 연결된 지하당 조직이고, 2000년 9월부터 노동당 남한지역당을 만들라는 목적으로 결성, 서울과 인천, 그중에서도 인천 월미도를 주요 근거지로 활동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세부 내용은 나중에 발표하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일부 언론에 국정원 안가(안전가옥)가 보도된 데 대해 "보안 유지 차원에서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노후된 관사 수리가 진행된 4∼5개월 간 원세훈 원장은 주로 사저에 머물면서도 `동선 보안'을 위해 안가를 몇차례 방문했고, 이 안가는 국정원장 내정자의 업무보고 등의 용도로 쓰여왔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국정원의 내부 폭로ㆍ노출 행위에 대해 질타했고, 일부 야당 의원은 "국정원이 산하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안가 건물) 임대수입의 사용처를 파악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