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역에서 이슬람교도와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시위가 계속되면서 세계 각국이 잇따라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 여행경보를 발령한 국가는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 케냐 등 7개국이다. 이 중 말레이시아가 지난 4일 가장 먼저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호주 정부는 "영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은 높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은 피하라. 혼란과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영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영국 상황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시민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시위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당부했다.
주영국 인도네시아대사관은 "여행 중이거나 야외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시민은 경계를 강화하고 대규모 군중과 대중이나 시위대가 모일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피하라"고 언급했다. 주영국 인도고등판무관실도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있다"라면서 "인도에서 온 방문객은 영국을 여행하는 동안 경계를 늦추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알렸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영국 전역 여러 도시에서 불안정한 치안 상황이 여행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외무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영국 일부 지역에서 극우와 그 밖의 원외단체가 대규모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라며 "폭력과 무질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방문 중이라면 각별히 경계하고 항상 이를 자각하며 혼잡한 지역과 대규모 모임, 정치적 행렬·집회를 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케냐 외무부 역시 "영국에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케냐 국민은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현재 영국 전역은 폭동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소요 행위로 인한 체포자 수만 420명이 넘으며, 그중 100여 명이 이미 기소된 상태다. 이에 영국 정부는 폭동 사태에 대비해 60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은 거짓 정보의 확산이다. 지난달 29일 머지사이드 사우스포트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시리아 출신 이슬람교도 불법체류자라는 근거 없는 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폭동이 시작됐다.
소요 행위는 수도 런던을 비롯해 머지사이드 리버풀, 노팅엄셔 노팅엄, 스태퍼드셔 스토크온트랜트, 이스트라이딩요크셔 킹스턴어폰헐,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등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이는 이슬람교도와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행위로 이어졌다.
영국 사법부는 이러한 거짓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이례적으로 미성년자인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영국 법원에 따르면 실제 살인 사건 용의자는 기독교도 르완다인 부모를 둔 영국 웨일스 태생 인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