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대응이 공화당의 대선 및 의회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이 일관성을 잃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남은 90일의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공화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공화당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동안의 실질임금 감소, 국경 지대 혼란의 전국 확산, 진보적 문화 정책에 대한 반감 증가,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 발발, 서태평양에서의 중국 위협 증가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상황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변화를 바라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WSJ은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이 대선까지 3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트럼프의 바이든에 대한 우세를 지워버렸다고 평가했다. 59세인 해리스는 78세 트럼프에 비해 젊음이 두드러지며, 미래를 강조하면서 자신이 "변화"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도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후보 자체가 문제라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와 그의 열성 지지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의 지지율은 50% 미만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의 등장에 심기가 흔들린 트럼프가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비판했다. 해리스의 인종 정체성을 거론해 중도 유권자들의 반발을 사거나, "IQ가 낮다"거나 "멍청이"라는 식의 공격이 아무에게도 먹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WSJ은 트럼프가 지금도 자신에 대한 탄핵 시도와 각종 재판에 대해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유세 연설마다 개인적 분노를 쏟아내고 충동적으로 허둥대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러한 트럼프의 행동이 공화당 후보들의 상하원 진출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WSJ은 이를 트럼프를 세 번째로 공화당 대선후보로 낙점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더 젊고 신선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들을 배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WSJ은 공화당이 해리스와 새로운 러닝메이트의 급진성을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가 패배할 수 있지만, 지금보다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