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충만은 우리의 내면에 성령의 전을 세우는 여정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러한 비유는 성경 말씀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마치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건축물을 세워가는 것에 비유함으로써, 우리의 영적 성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럼 구체적으로 성령 충만이 성령의 전을 세우는 여정으로 비유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 전을 짓는다는 것은 그 안에 거주할 분을 위해 우리의 내면을 준비하고 확장하는 과정이다. 에베소서 3장 16-17절에서 이러한 개념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라고 말씀한다. 이는 성령님께서 우리 속사람을 강건하게 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에 거하시는 과정을 나타낸다.
또한 고린도후서 4장 16절에서 이와 관련된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이 말씀은 우리의 내적 존재가 지속적으로 변화되고 새로워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위한 더 넓은 영역이 우리 안에 마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성령의 전을 짓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께 우리 삶의 더 많은 부분을 내어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자아를 내려놓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더 민감해질 때, 우리는 성령님을 단순한 영향력이나 능력이 아닌, 우리와 함께 거하시며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시는 인격체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이미 우리 집에 거하시는 귀한 손님을 위해 더 넓고 편안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
둘째, 전을 짓는 과정이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처럼, 성령 충만 역시 즉각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빌립보서 2장 12-13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이 말씀은 우리의 영적 성장이 계속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셋째, 건물이 견고해지려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야 하듯이, 성령 충만도 기본적인 믿음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적 성장의 개념은 베드로후서 1장 5-7절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우리의 영적 성장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짐을 나타낸다.
넷째, 에베소서 2장 22절에서 성령의 전을 짓는 과정의 공동체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이 말씀은 이 과정이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이며, 현재 진행형이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목적으로 함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성령의 전을 짓는 과정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다른 믿는 자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영적 성장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성도들이 성령님을 인격체로 인식하고 그분을 모셔 들이고 대우하는 성숙한 영적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을 단순한 은사나 능력으로 인식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거룩한 성령의 전을 세워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성령님의 인격성을 인식하여 그분을 근심시키지 말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라 그 안에서 너희가 구원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았느니라"(엡 4:30)
성령님은 단순한 힘이나 영향력이 아닌 인격체이시다. 성령님은 우리가 은혜받고 소비해 버리는 영적 소비재가 아니다. 그분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위격으로, 감정을 가지고 계시며 우리의 행동에 반응하신다.
성령 충만은 어떤 초자연적인 힘이 우리에게 갑자기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성령님은 이미 우리 안에 계신다. 우리가 자아를 복종시키고 성령님을 인정해 드릴 때, 그분은 우리의 내면에서 역사하신다. 성령 충만은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서 주권을 행사하심으로 그분의 통치권이 확장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성령의 능력과 열매가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에 조금 믿음이 있다고 하는 성도들이 범하기 쉬운 영적 수동주의를 조심해야 한다. 모든 책임을 성령님께 맡기려 하거나, 하나님의 은혜를 잘못 이해하여 인간의 책임과 협력을 무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건강한 의존이 아닌 과도한 불균형이며, 성령님을 마치 요술 램프의 지니처럼 여기는 미신적 신앙관이다.
결론적으로, 성령 충만은 우리 내면에 성령의 전을 짓는 과정이다. 고린도전서 3:16-17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이 말씀은 우리가 성령의 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성령의 전을 거룩하게 세우지 않는 자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성령의 전인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성령님을 존중하며 그분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성령님을 근심하게 하거나 소멸시키지 않고, 오히려 그분이 우리 안에서 더욱 역사하실 수 있게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령 충만의 진정한 의미이며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성령님과 동행하며, 날마다 성령의 전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홍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