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과 같이 섬과 섬 사이를 다니며 한 손에는 복음을 다른 한 손에는 의술을 가지고 맡겨진 소명을 감당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이자 탑팀재활의학과 박정욱 원장이다. 이 책은 그가 다녔던 수많은 섬들과 그곳에서 만난 잃어버린 양, 그리고 그 자리를 오직 예수의 십자가만 붙들고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 목회자들의 보이지 않는 섬김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정욱 원장은 광주동명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탑팀재활의학과 원장으로 직원들과 함께 전라남도 완도에 속한 섬들을 우선으로 의료 사역을 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다시 주어진 삶. 내가 사는 것이 아닌,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사시는 삶. 세상에 쓸려가는 것이 아닌, 세상을 밝히고 어루만지는 삶. 단 하루도 헛되지 않도록 매일을 성실하고 아름다운 은혜의 시간으로 채우며 그 은혜를 흘려보내는 삶. 나에게 주신 은사를 나누는 삶. 소외된 자들에게 다가가 주님의 도구가 되어 섬기고 돕는 에제르의 삶. 결국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채우는 삶. 이러한 삶으로 주님이 나를 초대하셨다. 나는 주님의 그 초대장을 가슴 깊이 새겨 넣고 날마다 주님과 함께 기쁨의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으며 동행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그는 “선교라는 영역에서 연합과 협력이 힘든 이유는 자신이 어떤 것을 더 잘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 하는 답이 각자의 머릿속에 정해져 있어서는 힘을 합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가 아닌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주님이 최선임을 인정해야한다. 주님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려 모인다면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며 “사선을 타고 완도로 나가는 길, 마을 벽에 누군가가 그려놓은 그림과 글귀를 보고 미소가 지어졌다. ‘당신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낯익은 내용의 글씨와 하트 그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 섬으로 단기 선교를 온 청년들의 재능 기부 작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귀한 일이며, 이 섬에 사랑의 이미지를 심어 주는 귀한 사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학업과 취업 경쟁에 내몰려 있지만, 이러한 낙도를 청년 시절부터 기억하고 섬기는 훈련을 하는 것은 진정 세상에서 구별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낙도를 섬기는 것은 내게 고행이 아니라 축복이고, 천국을 경험하는 아름다운 여정이다. 한국 교회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교회와 성도들은 본연의 일인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묵묵히 사회를 돕고 설득하며 주의 향기를 드러내는 것만이 형식과 이념에 발목이 잡힌 교회에 살아있는 생명력과 진실한 내용을 되돌려 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주민들 한 분, 한 분의 손을 잡고 작은 고통이라도 덜어 드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 인생을 모두 품어 주실 분은 현지 교회를 통해 만나게 될 그리스도여야 한다. 내 화려한 가운에 그리스도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가려지는 것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움직여 환우들을 위해 기도할 때도 늘 침묵으로 한다. 나의 겸손한 요청에 주께서 기도의 완성과 임재를 이루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항구로 돌아가는 길에 분교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만났다. 섬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반갑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왜 섬에 왔으며 무슨 일을 하고 가는지를 설명했다. 한 아이가 자기도 의사가 되어서 나처럼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감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