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는 성도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 서신이다. 하나님과의 교제, 형제 사랑, 세상을 이기는 믿음, 영적 분별력, 죄 용서와 중보 기도 등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주제들을 명쾌하게 다루고 있다. 신앙의 기본기를 세우고자 하는 초신자에게도, 영적 성숙을 갈망하는 오랜 신자에게도 큰 깨달음과 도전을 주기 위해 옥한흠 목사가 생전 사랑의교회에서 전한 요한일서 강해 설교 17편 전체를 담아 이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책 속에서 “사도 요한은 이 편지를 에베소에서 쓰고 있었는데, 그 도시에 있던 에베소 교회는 이미 어느 정도 병든 상태였다. 하나님을 향한 첫사랑과 성도 간에 나누던 뜨거운 사랑은 어느새 그 열기를 잃어버리고 식어버린 상태였다. 당시의 사람들은 적이 밖에 있지 않았다. 핍박을 받거나 환란을 당해 쫓기는 일도 많이 없었다. 요한일서 안에 그런 낌새는 나타나지 않다. 그들의 적은 박해가 아니라 유혹이었다. 속에서 무서운 유혹이 고개를 들었다. 예수보다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는 유혹, 영의 소욕보다 육신의 정욕을 따르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되니, 성경 말씀이 요구하는 거룩한 생활, 윤리 규범 같은 것이 점점 번거롭고 싫증이 났다. 하나님을 사랑하라,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사랑으로 행하라, 계명을 지켜라, 자기를 깨끗이 하라 등등 세상 사람과 구별되게 살도록 하신 이런 거룩한 규범이 이제는 입에 단 말씀이 아니라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성도들은 세상을 이길 만한 힘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쉽게 용납하는 죄악을 단호히 물리쳐야 함에도 오히려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영적 침체’라고 부른다. 당시 교회가 왜 이와 같은 영적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는지를 진단하려면 본문에 있는 세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를 믿는 사람이 죄를 지을 때, 그 죄는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짓는 죄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은 창조자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동이지만,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은 아버지에게 잘못하는 행동이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죄를 지을 때는 율법을 어기는 행동이다.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를 믿는 하나님의 자녀가 죄를 지을 때는 하나님의 사랑에 상처를 주는 행동이다. 이 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가 죄를 범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인해 지옥에 가는 법은 없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것을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셨는데 어떻게 내가 죄를 함부로 범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신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사랑에 상처를 줄 수 있겠는가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하나님 앞에 설 날을 생각하면, 거룩한 하나님 앞에 더러운 사람으로 설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나님을 대면할 수 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힘이 우리를 스스로 경건하게 만들고, 소망의 힘이 우리가 죄의 유혹으로부터 달아나도록 만듭니다. 이것은 강요가 아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사실을 깊이 이해하고 감동하는 사람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런 힘이 사랑과 소망에서 나옵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