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산불, 흉작, 가뭄, 홍수, 폭염 등 재난 상황이 가속하는 가운데,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동시에 변화의 주체인 아동과 함께 '국회로 가는 미래세대 기후 회담'을 지역별로 개최한다고 25일(목) 밝혔다. 이번 기후 회담은 지난 23일 인천 송도를 시작으로, 25일 광주, 29일 대구, 31일 부산으로 이어진다.
지난 4월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2024 기후위기 인식 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과반수 이상인 69.3%가 기후위기가 아동·청소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66.3%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길 원했으나, 실제 참여 경험은 26.2%에 그쳐 아동이 기후위기 대응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장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논평 제26호 '기후변화에 중점을 둔 환경과 아동권리'를 채택했다. 이는 기후변화를 아동에 대한 구조적인 폭력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보호할 책임이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피해나 영향 등 관련한 경험을 살펴보고, 아동의 관점에서 기후위기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국회로 가는 미래세대 기후 회담’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기후 회담은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 있는 전국의 12세 ~ 18세 아동·청소년 약 100명이 참여한다. 신청 아동 중 한 명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이상기후로 인한 장마와 홍수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후위기와 관련한 아동 참여 프로그램이 적었기에, 이번 기후회담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후 회담 참가 아동은 기후위기대응 관련 학계 전문가의 국내 기후위기 대응 노력 및 관련 정책 현황 등에 대한 강연을 듣고, 기후위기가 생존, 보호, 발달, 참여 등 아동의 기본 권리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주제로 그룹별 토론을 거쳐 제안문을 작성한다. 지난 23일 인천에서 열린 기후 회담에 참여한 한 아동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참여해서 목소리를 낼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이번 기후 회담을 통해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별 기후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 회담 참여 아동과 정부, 학계 및 현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세이브더칠드런 아동 참여형 모임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 운영진과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세대 간 기후 대담’을 개최한다. 기후위기 시대 아동·청소년의 참여 보장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간담회 및 기후 대담 결과를 담은 ‘기후위기와 아동권리’ 정책 제안서를 작성해 정책개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기후위기 당사자인 아동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기후위기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다. 기후위기는 아동권리의 위기다. 아동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