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교회 4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데브 할란드 미국 내무부 장관은 최근 국립공원관리청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베네저 침례교회,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있는 16번가 침례교회와 베델 침례교회,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덱스터 애비뉴 킹 매모리얼 침례교회에 대한 후보 지명을 준비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교회들은 시민권 운동 유적지 11곳에 포함된다고 한다.
다른 시민권 운동 유적지로는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 앨라배마주 애니스턴의 그레이하운드 버스 터미널, 아칸소주 리틀록의 리틀록 센트럴 고등학교, 캔자스주 토피카의 먼로 초등학교, 미시시피주 잭슨의 메드거 앤 미를리 에버스 홈, 버지니아주 팜빌의 로버트 루사 모튼 고등학교/박물관,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 및 부지 등이 있다.
할란드 장관은 “시민권 운동을 기념하는 미국의 유적지는 미국 역사의 완전한 이야기를 전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더 완전한 연합을 추구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이러한 이야기를 보존하는 책임을 맡게 되어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유적지를 세계 유산 목록에 올리면 이러한 역사적 유적지와 관련된 고통, 구원, 치유를 더욱 인식하고 모든 미국인의 평등을 확보하기 위해 용감하게 앉아 행진하고 싸웠던 시민권 영웅을 기릴 수 있다”고 했다.
알라바마주 애리조나 출신의 테리 슈웰 의원은 유네스코 인정을 고려 중인 해당 주의 유적지 5곳이 선정된 것에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다. 슈웰 의원은 “다섯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쁘다. 지정이 승인된다면, 앨라배마에서 일어난 일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세계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FBI에 따르면 1963년 9월 15일 오전 10시 24분경, 앨라배마 도심의 16번가 침례교회 뒷계단에서 다이너마이트 폭탄이 터졌다. 이 폭발사고로 건너편에 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녀 4명이 사망했고, 교회 안에서 2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 폭탄 테러는 교회가 중요한 시민권 운동의 모임 장소였고 폭탄 위협을 자주 받았기 때문에 인종혐오 행위로 간주됐다.
16번가 침례교회를 이끄는 아서 프라이스 주니어 목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연방 정부가 자신의 교회와 다른 교회를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에 영광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목사는 “지명에 깊은 영광을 느낀다고만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수년 동안 해외방문객들이 16번가 침례교회를 둘러보기 위해 들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받으면 아마도 우리의 국제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전 세계에 우리의 이야기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목록에 선정되려면 해당 유산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져야 하며 10가지 선정 기준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프라이스 목사는 유네스코 유산으로 선정되는 방법에 대한 모든 내부 작동방식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이 교회가 그랜드 캐년을 비롯해 이미 목록에 올라 있는 다른 유산들과 중요성 면에서 비슷하다고 믿고 있다.
이어 프라이스 목사는 시민권 운동이 신앙 운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민권 운동은 실제로 영적, 신앙적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을 생각해보면,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덱스터 애비뉴 침례교회에서 몽고메리 보이콧을 주도했다... 분명히 신앙 운동이었으며,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자유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출애굽 모티브를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교회가 시민권 운동 유적지를 유네스코 지정 후보로 지명하는 데 동의한 이유는 그 모든 유적지가 강력한 생존 이야기의 한 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