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암살 미수 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그러나 범행 동기와 추가 계획 여부 등 여러 의문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FBI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범인의 신원을 공개했다. 용의자는 펜실베이니아주 베설파크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확인됐다. 크룩스는 요양원에서 영양 보조사로 근무했으며, 직장 동료들은 그를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NBC 방송은 크룩스의 학창 시절 급우를 인용해 그가 매일 괴롭힘을 당했으며 매우 조용하고 거의 혼자 지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크룩스는 피츠버그 남부의 한 운동시설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었으며, 해당 시설에는 200야드(182m) 소총 사격장이 있었다. 수사 당국은 크룩스의 사격 연습 방법에 대해 조사 중이다.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크룩스는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민주당 연계 투표율 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이력도 있어 정치적 성향을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범행 계획 여부도 불분명하다. 경찰은 크룩스의 시신 옆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을 발견했으며, AP 통신은 이 총기가 크룩스의 아버지 소유였다고 보도했다. 유세장 인근에 주차된 크룩스의 차량 내부에서는 사제폭탄을 포함한 폭발물이 발견됐고, 그의 집에서도 폭탄 제조용 재료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추가 범행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비밀경호국의 경호 체계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24시간 비밀경호국의 경호를 받고 있었으며, 유세장에서는 엄격한 보안 검색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크룩스는 트럼프가 서 있던 연단으로부터 약 140m 떨어진 행사장 밖 지붕 위에서 저격을 시도했다.
이에 따라 의회에서는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개리 피터스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며, 위원회가 청문회를 포함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도 의전 문제나 부적절한 자금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일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 측은 기존의 보안 계획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FBI 특수요원도 전당대회나 방문자에 대한 "알려진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저녁 위스콘신 밀워키에 도착했으며, 18일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공식 수락할 예정이다.
민주당 측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온라인 광고를 중단하고 공식 유세 일정을 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에 이런 종류의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며 과열된 정치 분위기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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