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우 MZ세대를 하나의 세대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는 두 세대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이전 세대의 눈으로 보았을 때의 구분이다. 이 두 세대는 전혀 다른 배경에서 탄생하였으며, 추구하는 문화적이며 윤리적인 목적도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공정한 분석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이미 사회에 진출했거나 앞으로 사회에 나올 이들과 함께 일하고 활동하기 위해 이전 세대가 가져야 할 바른 태도이며, 교회도 새로운 세대를 리더로 맞이하고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기 위한 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세대를 향한 바른 복음 전도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7월 한기윤 리뷰에서는 두 번에 걸쳐 밀레니얼 세대와 구별되는 Z세대의 특징들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올 3월에 미국에서 출판되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조너선 하이츠(Jonathan Haidt)의 새 책, “The Anxious Generation”을 리뷰할 것이다.
1. 부유한 Z세대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Z세대의 경제력에 대한 분석 기사를 통해, 이들이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록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를 묶어서 MZ세대로 부르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들은 매우 다른 경향을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
밀레니얼(M) 세대의 경우,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불안정을 겪으며 성장했다. 2007-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많은 밀레니얼은 취업난을 겪었고, 이는 높은 학자금 부채와 맞물려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특히, 스페인과 그리스와 같은 국가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50%를 넘기도 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에 부모들의 직장이 파산하고, 부모들이 실직하는 것을 보면서 경제적 불안정성 외에도 성공에 대한 사회적 압박과 높은 기대치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은 직업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상사에게 순종적이고 이직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는 공무원과 교사, 의사 등의 안정적인 직업이 인기를 끌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Z세대의 경제적 안정
반면, Z세대(1997-2012년 출생)는 금융위기를 벗어난 비교적 안정된 경제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의 제프 라리모어(Jeff Larrimore)의 연구에 따르면,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고려한 세대별 가계소득을 평가한 결과 Z세대는 같은 연령의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가계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세의 Z세대 가구 중위소득은 4만 달러 이상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25세 당시 소득 대비 50% 이상 높았다. 또한, 16~24세 미국인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2022년 기준 13%로 데이터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임금 상승률이 확대되고 있다.
Z세대의 직업관과 가치관
이러한 Z세대의 경제력은 이들의 직업관과 가치관에서 더 잘 드러난다. Z세대는 인문학과 같은 추상적인 학문보다 과학, 공학, 의학 등의 실용적인 학문을 더 선호한다. 이들은 노동의 안정성보다는 임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노동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경우, Z세대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임금을 위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밀레니얼 세대는 고용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임금 인상 요구를 두려워한다. 반대로 Z세대는 퇴사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높은 사회적, 경제적 위치를 차지하려고 경쟁하지만, Z세대의 여성들은 천천히 일하고 자기 관리를 우선하는 ‘달팽이 소녀(snail girls)’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Z세대의 특성은 앞으로의 경제 및 사회적 변화와 윤리적인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특징은 종교를 선택하는 근거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Z세대의 경제적 성과과 달리, 심리적이며 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Z세대는 심리적 불안과 높은 우울증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조너선 하이츠(Jonathan Haidt)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자아 존중감 저하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하이츠는 2000년대 중반까지 현대 기술 혁신이 세계 여러 곳을 연결하여 다양성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2011년의 아랍의 봄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소셜 미디어에 치명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페이스북과 같은 주요 소셜 미디어에 등장한 ‘좋아요’ 버튼 때문이라고 하이츠는 주장한다.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긍정해 주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나누어 더 극단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성향은 결국 개개인을 분리하는 극단적인 소셜 미디어의 사용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어떤 경우에는 다시 아날로그적인 삶이 주목받기도 했다.
하이츠는 이러한 현상을 언어가 달라지면서 의사소통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흩어진 사건인 바벨탑 사건을 예로 들며, 이러한 Z세대의 모습을 제2의 바벨탑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결론적으로, Z세대는 언제나 연결될 수 있는 기술적인 환경에서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이지만, 역사상 가장 고립되고 분절된 관계성을 가진 외로운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3. 한국의 Z세대와 복음 전도
현재 한국의 Z세대는 높은 실업률과 다른 세대보다 낮은 임금, 그리고 고용의 불안 등으로 인해 세계 다른 선진국의 같은 세대에 비해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KB 경영연구소의 최근 6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Z세대 또한 세계의 다른 Z세대와 같이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문화적이며 윤리적인 면에서도 동일한 특성을 보인다. 이들은 일보다는 자기 관리, 안정성보다는 소득, 추상적인 것보다는 더 많은 이익과 실제적인 것을 중시하며, 직업 외의 소득(주식, 코인, 부동산 등)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Z세대에게 예수의 십자가의 희생, 복음, 구원, 성경 등은 어떻게 이해될까? 이는 어느 때보다 교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Z세대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만큼, 복음의 메시지를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의 희생과 구원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현실적인 문제 해결과 연결시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는 이들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반영한 복음 전도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 글의 각주는 생략했습니다. 글의 전문은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홈페이지(koreanchristianethics.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춘성 목사는 20-30대 대부분을 한국 라브리(L’Abri) 간사와 국제 라브리 회원으로 공동체를 찾은 손님들을 대접하는 환대 사역과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쳤다. 현재 분당우리교회 협동 목사,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사무국장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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