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된 선교 개념, 지나친 선교 범위 확대로 본질·핵심 흐려져”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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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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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선교연구원·중동성서신학원 2024 선교 포럼 열려
선교 포럼 진행 사진. ©장요한 기자

지구촌선교연구원(원장 안승오 교수)·중동성서신학원(원장 김병호 목사)이 9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넓어진 선교개념 평가와 선교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2024 선교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1부 인사 및 기도, 2부 선교 포럼, 3부 「선교와 교회」 출판 감사 순서로 진행됐다.

1부 인사 및 기도는 김상식 목사(산동교회 담임, 본회이사)의 사회로, 장승천 이사장(반석교회 담임)의 환영사, 김홍천 명예이사장(노암교회 원로)의 개회기도, 김은호 목사(지구촌선교연구원 이사)의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인사말을 전한 장승천 이사장은 “선교의 목표는 우리가 바꿀 수 없다. 선교의 방법은 말씀에 어긋나지 않는 한 여러 가지를 해 볼 수 있지만, 주님의 말씀을 수호하고 전하는 것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그리고 복음을 수호하고 잘 전파하는 것에 에큐메니컬이 있다. 그러나 주어는 두 가지를 가질 수 없다. 복음선교를 위해 협력하여 함께 잘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진 2부 선교 포럼은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가 ‘넓어진 선교개념 출현에 대한 고찰’ △김승학 교수(안동교회 담임)가 ‘목회현장에서 본 선교와 봉사의 관계’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선교신학)가 ‘예수의 가르침에서 본 확대된 선교개념 평가’ △배춘섭 교수(총신대 선교신학)가 ‘개혁주의 관점에서 본 총체주의에 관한 신학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각가 발제했다.

(왼쪽부터) 김병호 목사, 김승호 교수, 김승학 목사, 안승오 교수, 배춘섭 교수 ©장요한 기자

◇ 복음의 선포 소홀히 하는 섬김, 경계해야

김승호 교수는 “신약성경을 통해 바울 선교의 목표를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첫째는 복음의 선포를 통한 영혼 구원이며, 둘째는 지역교회를 세우는 일이며, 셋째는 제자화이며, 넷째는 하나님의 나라 확장이며, 다섯째는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20세기 개신교 내부에서 일어난 주요한 두 가지의 대표적 선교 운동은 복음주의운동과 에큐메니컬 운동”이라며 “신학 또한 복음주의 신학의 특성을 반영하는 로잔 선교 신학과 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컬 선교 신학이 두 축을 이루며 세계선교를 주도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에큐메니컬 선교가 해온 것처럼 복음 선포를 통한 세상 복음화보다 좋은 세상 만들기(정치, 사회, 인종, 환경, 빈곤, 차별철폐, 화해, 평화증진)에 초점을 둘 교회는 영혼 구원을 위한 방주가 아니라 사회개혁을 하는 NGO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성경적으로 볼 때, 세상은 그 존재 자체로 선교 변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엄중한 선교적 사명이 있으며, 모든 영역에서의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회복시켜 나갈 사명이 있다”고 했다.

또한 “로잔운동은 1948년 세계 교회협의회가 태동할 때 연합하여 복음화를 이루고자 했지만, 그 목표가 시간이 흐르면서 인본주의로 흘러간 실수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 복음 전도와 우선순위를 확고하게 붙잡을 필요가 있다”며 “그리스도인의 섬김은 복음 선포의 중요한 요소며 섬김 없는 선포 역시 설득력이 없고 복음을 약화할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의 선포를 소홀히 하는 섬김은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교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인간은 비인간화시키는 진정한 원인은 정치, 경제, 사회적 요인에 있기보단 타락한 인간의 죄성에 있다는 사실”이라며 “죄로 말미암아 인간은 하나님이 기대하는 존재가 되지 못하고 비인간화가 되었는데 누구에게도 책임을 돌릴 수 없으며 스스로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간에게 있어 최악의 단절, 분리, 격리, 고립은 인간 사이가 아니라 하나님과 자신의 분리이다.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창조 주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고서는 참된 인간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 복음 없는 샬롬은 가장된 샬롬, 예수 그리스도 없는 샬롬은 위선적 샬롬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승학 목사는 “고전적인 선교 개념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예수를 유일한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영접하게 하는 회심을 목표로 한다”며 “에큐메니컬 선교신학의 문을 연 학자 호켄다이크는 하나님의 선교개념을 해석하면서 이 땅 위에 샬롬을 가져오는 것을 선교로 이해한다. 그는 선교의 목적을 평화와 공존의 샬롬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라 주장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복음이 없는 샬롬은 가장된 샬롬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샬롬은 위선적 샬롬”이라며 “설령 세상의 샬롬이 깨진다 하더라도 예수의 이름이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이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마음이요 유훈”이라고 했다.

아울러 “선교는 예수만이 유일한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다. 교회는 이 사실을 가감 없이 전하는 것이 선교라는 사실을 부인해선 안 된다”며 “이천 년의 기독교 역사 가운데 완전한 교회, 그리스도인은 존재한 적이 없다. 그래도 하나님은 지금까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능력 있는 복음전파의 도구로 사용해 오셨다. 복음을 슬기롭게, 그러나 담대히 전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안승오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 세상 행복하게 하는 모든 활동, 다 선교에 포함하는 넓어진 선교 개념 ‘확대된 선교 개념’

안승오 교수는 “전통적 선교 개념은 상당히 단순하고 명료한 경향이 있었다. 즉, 전통적인 의미의 선교는 기본적으로 구원의 복음을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고 교회를 세우는 활동이었다”며 “1952년에 태동한 Missio Dei 개념 이후로 선교는 세상에 샬롬을 이루는 모든 활동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즉 선교 개념 속에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 이롭게 하는 모든 활동이 포함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선교 개념을 ‘확대된 선교 개념’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며 “즉 확대된 선교 개념이란 전통적인 의미의 단순 명료한 선교 개념이 아니라,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활동을 다 선교에 포함하는 넓어진 선교 개념”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확대된 선교 개념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모든 일을 다 선교로 포함하려는 경향 속에서 선교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선교의 본질과 핵심이 흐릿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또, 확대된 선교 개념의 주요 배경이 된 하나님의 선교 개념, 하나님 나라 이해, 새로운 구원 개념 등을 예수의 말씀에 비추어 분석해 본 결과 이 개념들을 예수의 가르침과는 상당 부분 거리가 있거나 왜곡된 측면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확대된 선교 개념은 선교에서 수행해야 할 본질적인 사역과 그 본질적인 사역을 위해 해야 할 부수적인 사역을 다 포함하여 본질로 생각함으로 말미암아 정작 강조되어야 할 본질이 사라져버리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며 “물론 이러한 관점은 지나치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의 해석으로 보일 수 있다. 선교의 개념을 생각할 때 세계의 변화에 따른 폭넓은 선교 방식에 대한 열린 자세와 선교하는 자의 높은 윤리성 등에 대한 깊은 고뇌와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예수의 가르침 속에 나타난 선교는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2천 년 역사를 볼 때 예수의 말씀과 거리가 멀어진 경우는 대부분 인간의 합리성과 현실성 등을 말씀보다 앞세운 상황에서 발생하며, 이런 경우 교회가 건강하게 일어서고 선교의 사명을 능력 있게 감당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런 경우 매우 매력적이고 설득력은 있어 보이지만 본질과 핵심을 상실함으로 말미암아 실제로 실현되는 것은 거의 없는 빈 수레와 같은 교회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울러 “이런 점에서 지금의 확대된 선교 개념이 과연 예수의 가르침과 맞는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했다.

◇ 교회는 총체주의보다 우선주의라는 복음전도 위한 선교적 사명 감당해야

마지막 네 번째로 발제한 배춘섭 교수는 “개혁주의 관점에서 총체주의를 비평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케리그마적 관점에서 교회의 선교이다. 하나님은 여전히 구원 작정에 따라 택한 백성인 교회를 통해 사역을 펼여나가신다. 이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구원 작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케리그마를 온 세상에 알릴 선교적 목적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선교의 구원론적 관점이다. 교회 선교는 파괴된 세상의 회복을 위해서 사역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며 “교회의 본질적 사역은 죄로 인해 파괴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도에 있다. 이런 점에서 총체적 사역들은 교회의 복음 전도보다 우위일 수 없고, 동등할 수도 없다”고 했다.

또한 “마지막 셋째로 하나님 나라의 신학적 관점”이라며 “복음전도는 예수님과 사도 바울을 비롯한 초대교회부터 현재까지 교회가 한결같이 지향해 온 주님의 지상명령이다. 교회는 불가시적 하나님의 나라를 가시적인 이 세상과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했다.

끝으로 배 교수는 “교회는 총체주의보다 우선주의라는 신학적 입장에서 복음전도를 위한 선교적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가장 큰 관심과 계획은 죄와 세상 가운데서 죽은 영혼들을 구원하시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본질적 선교의 목적은 복음 전도이기에 이를 위해 교회는 총체적 선교사역들을 마땅히 감당하여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질의응답 순서가 진행됐다. 이후 3부 출판 감사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출판 감사 순서에서는 안승오 교수가 경과보고를 하고, 김순미 장로(전 총회 부총회장, 지구촌선교연구원 고문)가 축사를 전했다.

선교포럼 참석자 단체 사진. ©장요한 기자

한편, 지구촌선교연구원은 지구촌의 복음화를 위한 선교 연구와 훈련을 위하여 2013년 1월에 창립되어 지금까지 △바른 선교를 위한 다양한 선교 △선교 전문 저널 「선교와 교회」 발행 △총회세계선교대학, 선교세미나, 선교포럼 시행 △선교 현지 목회자 훈련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해외 선교사 지원(미얀마, 볼리비아, 마다가스카르, 일본) 등을 실시하여 세계선교 발전을 위해 기여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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