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성령의 임재로 우리 안에 역사하시는 그리스도 전하는 것”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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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 ‘칼빈의 설교: 강단의 종교개혁’ 주제 학술세미나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 제2회 정기학술세미나 기념 사진. ©장요한 기자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소장 문병호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십자가지기교회(담임 문병호 목사)에서 ‘칼빈의 설교: 강단의 종교개혁’이라는 주제로 제2회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문병호 박사가 ‘칼빈의 갈라디아서 설교에 개진된 언약신학적 그리스도 이해: 교리, 주해, 선포’ ▲황대우 박사(개혁주의학술원 원장, 역사신학)가 ‘칼빈 설교의 특징: 그의 예베소서 주석과 설교 비교 연구’ ▲김대혁 박사(총신대 신학대학원 설교학)가 ‘칼빈의 갈라디아서 설교 연구: 저자의 의도성과 복음 맥락화 관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칼빈의 갈라디아서 설교

먼저, 문병호 박사는 “종교개혁은 본질상 예배의 개혁이었다. 보는 예배로부터 듣는 예배로의 전환이 꾀해졌다. 믿음은 들음으로써 나는 바, 누구나, 동일한 말씀을, 타인의 공로적 개입 없이, 들을 수 있음이 만인제사장주의의 요체였다”며 “칼빈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의 조명과 감화로써, 믿음으로써, 받아들일 때, 참 의미가, 교리적 확실성 가운데, 확정·담보된다고 보고, 교리적 서술 및 주해 및 설교를 함께, 조화롭게 수행하였다. 그리하여 성경 전체를 전하고, 그 전체를 듣는 강해설교의 전형이 그에 의해서 언약신학적으로 제시되었다”고 했다.

이어 “칼빈은 1546년부터 갈라디아서 주석에 착수하여 1548년에 출판하였으며, 갈라디아서 설교는 1557년 11월 14일부터 1558년 5월 15일까지 주일 오전과 오후에 연속해서 43차례 계속된 것을 1563년에 출판했다”고 덧붙였다.

문병호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요한 기자

오직 그리스도의 오직·전적 은혜 선포

문 박사는 “갈라디아서의 근본 교리적 맥락이 ‘이신칭의’라면, 그 주제어는 ‘그리스도’ 혹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라고 할 것”이라며 “설교자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기관들로서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 권위는 우리의 유일하신 선생이시며 교사이신 주님으로부터 나온다. 먼저, 그가 설교자의 심령을 가르칠만하게 하시고 말씀을 맡기셔서 전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를 먼저 자신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가 율법의 실체이자 완성이시다. 신구약은 경륜은 다르지만 실체는 동일하다. 그 실체가 그리스도이시다. 곧 그리스도가 언약의 실체이다. 이는 칼빈의 구약 설교에서도 반복되는 주제”라며 “갈라디아서 설교에서 칼빈은 이신칭의 교리의 맥락에서, 그리스도가 신구약의 실체, 즉 언약의 실체이시라는 것, 그가 율법의 실체이며, 그가 율법의 실체이자 성취이며, 그가 다 이루신 의를 오직 믿음으로써, 성도가 누리므로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나고, 자유롭게 된 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오직 그리고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은혜라는 것을 반복해서 상세하게 강조한다”고 했다.

또한 “설교는 보혜사 성령의 임재로 우리와 하나가 되시고 우리 안에서 친히 역사하시는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다. 설교로서 그리스도가 현존하시는 것이 아니라, 설교는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라며 “소위 ‘비평 전 해석’을 거론하며 칼빈이 그랬듯이 교리를 주해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는 자체적으로 모순이 있다. 교리를 주해에 종속시킨다는 말과 주해를 교리에 종속시킨다는 말이 서로 다르지 않다. 교리적이지 않은 주해는 없으며, 그런 주해는 주관적 혹은 자의적 주해이기 때문이다. 주해와 교리 작업은 동시적이어야 하며, 그 백미가 설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말씀은 교훈적 혹은 지혜적 의미(디다케)와 선포적 혹은 선언적 의미(케리그마)를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교리 주해 설교가 모두 말씀의 말씀이며, 말씀이 말씀하는 것”이라며 “말씀이 말씀하는 것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인격에 따른 것이라면, 그 말씀을 전함이 영구적인 법일 것인 바, 설교는 하나님의 소리를 사람의 소리로 들려주는 하나님의 소리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 제2회 정기학술세미나 진행 사진. ©장요한 기자

칼빈의 에베소서 설교

이어 발제한 황대우 박사는 “칼빈의 에베소서 설교는 한마디로 대중적인 교리교육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즉, 교리의 내용에 있어서는 배운 사람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신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성경 원어와 그 의미를 충실하게 설명하는 주석과 일치하지만, 교리를 전달하는 형식과 방법에 있어서는 칼빈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성경 본문을 매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대중적인 구어체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칼빈은 주석뿐만 아니라, 설교에서도 수사학적 기법을 충분히 활용한다. 하지만 주석은 문어체적 수사학으로, 설교는 구어체적 수사학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칼빈은 그 두 가지 수사학 기법을 라틴어로 된 자신의 성경 강의에서 혼용한다. 칼빈의 설교는 내용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형식에 있어서 그의 라틴어 강의와 약간 닮은꼴이지만 이보다 훨씬 더 쉽고 대중적이다. 설교를 통해 칼빈은 자신의 주석을 쉽고 평이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칼빈의 설교, 언제나 곁에 두고 참고할 설교의 보화

마지막으로 발제한 김대혁 박사는 “설교자로서 칼빈과 그의 실제 설교 세계는 아직 연구되어야 할 영역이 다른 그의 신학적 유산보다 많아 보인다”며 “‘오직 성경’과 ‘모든 성경’을 통한 설교를 지향하는 개혁주의 설교자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이어 “본문이 단순히 성경의 정보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음성으로서 생생하게 들리는 설교를 지향하고, 본문 사용론자가 아닌 전체 정경의 맥락 속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복음이 중심이 되는 설교를 연마하며, 오늘날 청중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청중에 대한 공감만이 아니”라며 “성경적 진리로 청중의 마음을 돌이키며 변화시키는 설교를 추구하는 개혁주의 설교자들에게 칼빈의 설교는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묵혀 둘 것이 아니라, 언제나 곁에 두고 참고할 설교의 보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미나는 이후 발제자들이 패널로 참석한 주제토론 및 질의응답 순서로 모두 마쳤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서 ‘준비된 목회자가 되자’(출 32:1~6)라는 주제로 설교한 유상철 목사(운영이사)는 “오늘날 말씀의 왜곡이 많다. 아론과 같은 준비되지 못한 설교자가 되어선 안 된다. 준비된 목회자와 한국 강단이 너무 중요하다. 세미나를 통해 준비된 목회자들 많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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