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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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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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교수, 1일 C.S 루이스 컨퍼런스서 강연
2024 제9차 한국 C.S 루이스 컨퍼런스가 ‘기독교의 통합성, 루이스,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예수비전교회에서 개최됐다. ©최승연 기자

2024 제9차 한국 C.S 루이스 컨퍼런스가 ‘기독교의 통합성, 루이스,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1일 오후 예수비전교회(담임 도지원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 C.S 루이스 컨퍼런스와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원장 심형찬)이 공동주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심형찬 원장은 “본 컨퍼런스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를 세우기 위해 C.S 루이스를 통한 복음주의적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적, 나아가 한국교회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나아가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는데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 주제처럼 기독교와 루이스의 통합성을 살피면서 동시에 [나니아 연대기]에 나타난 루이스의 통합성을 돌아보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 아시아부 디렉터)가 ‘통합의 기독 사상가 루이스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 아시아부 디렉터)가 ‘통합의 기독 사상가 루이스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승연 기자

정 교수는 “C.S 루이스는 통합의 사상가였다. 루이스가 여러 가지 사상적 측면들을 자신의 한 인격에서 통합할 수 있도록 견인한 것은 바로 그가 한 사람의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었다. 복음과 성경과 진리에 대한 진지한 사유에 기초해서 기독교 세계관의 체계를 구축한 지성인이었다”며 “루이스가 회심했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가 진정으로 기독교로 회심했던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점이다”고 했다.

그는 “루이스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믿게 된 정확한 시점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931~32년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으로 믿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가 마침내 그리스도인으로서 전인적인 회심을 경험했음을 의미한다. 그가 <순전한 기독교>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이다. 이 사실을 입증하고 변증하기 위해서 루이는 회심 후 평생동안 그의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정 교수는 “루이스는 그의 모든 사상적 추구들을 통합할 수 있는 기초와 토대를 기독교에서 발견했다. ‘저는 태양이 떠오른 것을 믿듯 기독교를 믿습니다. 그것을 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라는 루이스의 말은 바로 기독교가 통합의 전제와 근거와 결론이 됨을 의미한다”며 “루이스는 신학자였는가? 그 대답은 매우 긍정적이다. 물론 그는 오늘날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바로서의 직업적인 신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신학을 좀 더 폭넓게 그리고 유기적으로 정의한다면 우리는 루이스를 신학자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첫재로, 그는 아마추어 신학자였으며 신학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호가였다. 그는 아마추어 신학자였지만, 매우 탁월하고 고상한 아마추어 신학자였다. 둘째, 그는 만인신학론을 주장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신학자임을 믿었다. 그리고 그 자신을 평범한 그리스도인으로 날마다 하나님을 배워가는 사람, 즉 진정한 의미의 평신도 신학자, 일상의 신학자였다. 셋째, 그는 대중적인 신학자였다. 그는 전문적인 학술 논문을 신학 저널에 기고한 적은 없지만, 기독교의 진리를 모든 계층의 그리스도인들과 폭넓게 소통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대중을 섬긴 대중적 신학자였다”고 했다.

정 교수는 “그의 신학자적인 면모는 그의 신학관과 삼위일체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아마추어 신학자, 평신도 신학자, 대중적 신학자였지만 전문적인 신학자보다 깊게 삼위일체 하나님을 이해했고 심오하면서도 간결하고 설득력있게 하나님을 옹호했다”며 “더 나아가서 그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절대적 독트럿ㅇ을 확인함으로써 21세기 종교다원주의적 상황에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변증하는 노력에 큰 길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지성주의가 한국교회를 황폐케 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대체로 보면 한국교회는 차가운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을 선호하고 강조해왔다. 로고스보다 파토스를 지향해왔다. 이것은 한국인의 심성에 잘 맞았다. 어떻게 보면 교회의 리더들 역시 한국인들의 감성지향성을 부추기고 악용해왔다. 한때 기독교 세계관 운동과 기독교 학문 운동이 인기를 끌었던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심각하게 사그라들었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는 복음적 지성운동, 지성의 제자도 운동의 자취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S 루이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교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는 다시 한번 지성의 제자도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복음적 지성운동의 부흥을 지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천박하고 시끄럽고 이기적인 이익집단으로만 비칠 것”이라며 “시끄러움과 소음을 피하고 진리에 대해 조용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이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제자의 공동체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뜻있는 많은 기독 지성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속이원론은 한국교회 내에서 여전히 극복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그리스도인의 생각 속에는 주일은 거룩하고 평일은 속된 것으로 남아있다. 새벽기도나 주일예배 시간은 거룩하나, 그 외 일상의 시간은 속된 것으로 남아있다. 더 심한 경우 악하고 추한 것으로 남아 있다. 그렇지 않다. 악하고 추한 것은 우리의 죄 된 소욕과 생각과 행동이며 우리의 직장, 일터, 삶터, 일상이 아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증거해야 할 사명을 가진 자들이다.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루이스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은 통합적, 통전적 세계관을 확립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통합적 세계관에 기초해서 통전적인 삶을 살아내라는 것이다. 루이스는 성경 전체가 그려주고 있는 기독교적 대서사 또는 그랜드 내러티브(grand narrative)에 정통했다. 그는 또한 성경의 그랜드 내러티브에 기초하여 기독교 세계관과 역사관과 우주관을 확립했다. 그리고 기독교적인 세계관과 역사관과 우주관을 ‘나니아 연대기’라는 거대한 판타지 소설에 녹여냈다. 그의 삶은 통합적 세계관에 기초한 통전적인 삶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여러 차원에서 파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먹고 사는 것이 당장 급해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핑계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세계관과 삶이 통합된 신앙생활을 추구해야 한다. 무속신앙과 유교적 영향이 남아있는 구멍난 세계관을 가지고서 통합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우리의 생각과 세계관이 복음과 말씀에 의해 통합적으로 정돈되어야 한다. 통합적인 세계관에 기초한 통전적인 삶이야 말로 가장 탁월하고 효과적인 전도와 변증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 교수는 “루이스는 통합의 기독사상가였다. 그러한 그의 면모는 지금의 한국교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지성의 제자도 운동을 새롭게 시작할는 도전이다. 성속이원론을 극복하라는 도전이다. 통합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확립하고 통전적인 삶을 추구하라는 도전이다. 루이스의 도전에 진지하게 응답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 그 응답의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예기치 못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컨퍼런스는 이어 오세웅 교수(미국 라이더대학교 영문학과)가 ‘문학에서 본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원신애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조교)가 ‘영화와 기독교 교육으로 본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심현찬 원장이 ‘통합의 신학자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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