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회장 김현광 박사)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충현교회(담임 한규삼 목사)에서 제80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부회장 박형대 박사(총신대)의 개회기도를 시작으로 먼저 △강대훈 박사(총신대)를 좌장으로, 김주한 박사(총신대 신학과)가 ‘옥중서신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 주제로 발제했고, △이어 문우일 박사(정암학당)를 좌장으로, 김지은 박사(횃불트리니티대학원대)가 ‘최후 심판자의 위상과 역할: 바울서신과 에녹의 비유서 비교 연구’ 주제로 발제했다. 그리고 각 발제에 대해 이기윤 박사(안양대)·김주헌 박사(총신대)가 논평했다.
◇ 에베소서·골로새서의 ‘나라’
김주한 박사는 “옥중 서신 중 에베소서(5:5)와 골로새서(1:13; 4:11)에 등장하는 ‘나라’의 용례는 다양하다”며 “즉, 에베소서 5장 5절은 ‘나라’를 ‘그리스도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표현하고(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 골로새서 1장 13절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아들’께 속한 것으로 표현하며(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 4장 11절은 더 전형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표현한다(하나님의 나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 그 ‘나라’는 하나님의 구속 경륜에 따른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의 역사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강조점에만 차이가 있지 동일한 의미를 전달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주의점은 그 ‘나라’는 최우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루신 구원 사역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의미에서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의 ‘나라’의 개념은 혹자가 ‘칭의의 복음’이라고 부른 구속사역과 연관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추가로, 바울은 에베소서(5:5)에서는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의 성도의 온전한 삶과 관련하여 바라봐야 할(즉, 미래적) 실체로 제시한다”며 “그리고, 만약 예수님의 ‘파루시아’를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파루시아가 갖는 성도의 온전한 삶의 근거가 된다는 특징이 ‘하나님의 나라’에도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바울의 하나님의 ‘나라’는 구원받은 성도들이 이 땅을 온전히 살아가며 고대할 수 있는 안식처 혹은 지향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성도는 ‘술’에 취하지 않고 성령충만 가운데 이 땅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요소는, 비록 사역적 헌신의 측면으로 나타나지만, 골로새서 4장 11절에서도 제시된다”고 했다.
특히 “바울은 자신의 동역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동역하는 일에 관해, ‘이런 사람들이 나의 위로가 되었느니라’(골 4:11)라는 고백을 덧붙인다”며 “중요한 것은 ‘위로’(parhgori,a)인데, 비록 여기에 사용된 어휘는 신약 성경에 단회 등장할지라도, 바울이 스스로 자신이 위로받았다고 말할 때 그 일은 대다수 복음전파와 성도의 상태와 관련된 점에서 언급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바울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자신의 할례파 동역자인 아리스다고, 마가, 유스도 예수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수고했을 때 큰 위로를 얻었음에 틀림없다”며 “즉, 바울은 나라를 일차적으로 성도들이 하나님·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삶의 근거요 지향점으로 이해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 사항이 나라를 언급하는 마지막 본문인 골로새서 1장 13절에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구절의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라는 표현이 성도들로 하여금 ‘기업의 부분’을 얻게 하신 하나님의 구속 사역과 관련된 ‘속량 곧 죄 사함’과 관계되기 때문에, 그 ‘기업의 부분’을 얻은 성도들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하나님께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과 관련된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즉,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의 나라는 기능적으로 성도들의 복음에 관한 헌신과 온전한 성도의 삶의 근거로써 역할을 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빌립보서와 빌레몬서의 경우, 그것들의 내용이 앞서 언급된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의 하나님의 나라가 담고 있는 원리(성격과 기능)와 의미가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그 측면은 하나님-예수님의 친밀한 연관성에 관한 묘사와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성도들의 온전한 삶의 태도에 관한 문제의 연관성과 관련하여 나타난다”고 했다.
아울러 “비록 이 두 서신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구체적인 특징과 개념을 제시할 수는 없었지만, 연관된 서신들을 통해 추론하여 그 안에도 하나님의 나라의 원리가 저변에 깔려 있고 그 내용이 각 서신의 가르침에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 바울,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동등하게 인식
이어 발제한 김지은 박사는 “바울의 종말론 담론에서 최후 심판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는 제2성전기 유대 문헌에 나타나는 심판자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포괄적인 방식으로 하나님과 최후 심판자로서의 역할과 권위를 공유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즉,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최후 심판자로 표현한 것은 하나님의 최후 심판자로서의 신적 정체성을 예수 그리스도가 공유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중요한 것은 최후 심판자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교의 유일신 신앙에서 하나님에게만 속하는 권위를 가진 심판자로 인식된다는 점”이라며 “이것의 중요한 표현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the day of the Lord Jesus Christ)이다. 바울에게 ‘주의 날’(the day of the Lord)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이며, 이것은 구약성경의 ‘여호와의 날’을 하나님에게서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담대하게 전환시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의 날에 심판하는 최후 심판자로서의 신적 정체성을 하나님과 공유하는 것으로 이해했으며, 이는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동등하게 인식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 심판자로서 하나님의 역할과 권위를 공유한다고 인식했다. 구약의 여호와의 날이 바울에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로 전환된 것 또한 중요한 주제”라며 “바울의 이러한 인식은 에녹 1서의 비유서에 나오는 인자의 최후 심판자로서의 역할과 지위보다 범위와 권위의 면에 있어서 훨씬 광범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것은 바울이 예수를 제2성전기 사상의 중개자들 중의 하나인 것처럼 생각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며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최후의 심판자로 묘사하는 것은 총체적이고 완전한 규모로 최후 심판자로서의 하나님과 역할과 지위를 공유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동등하게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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