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재앙적 식량 부족으로 인해 굶주리고 있는 가자지구 아동을 위한 인도적지원을 강조했다고 27일(목) 밝혔다.
통합 식량안보 단계 분류(IP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인구 96%가 심각한 식량 부족에 놓였으며, 아동을 포함해 49만 5천 명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인해 기아에 처했다. IPC는 유엔에서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의 위기를 분류하는 척도로, 국제 사회는 IPC의 평가에 따라 인도주의 지원을 분배한다.
현재 약 74만 5천 명의 가자지구 아동과 성인은 IPC 4단계인 '비상' 수준이다. 보고서는 적대행위가 끝나고 즉각적인 원조의 접근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의 모든 아동이 마지막 5단계인 '기근'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고했다. IPC는 식량 위기 단계를 '정상-경고-위기-비상-재앙·기근' 등 5개로 분류하는데, 세 가지 조건에 해당해야만 최악의 단계인 기근을 선포하고 있다.
전쟁 9개월 차인 가자지구 북부는 지난 5월 제한된 원조가 일부 재개되면서 IPC가 예측했던 기근의 위기에서 일시적으로 회복했으나, 남부의 경우 지상전이 확대되고 원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기아 상황이 악화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최소 34명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이미 사망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아동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에서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건강 및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구호 기관들은 계속되는 적대 행위와 서비스 및 물품 부족으로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포위를 강화하고 인도적지원 접근을 방해함에 따라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원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세이브더칠드런 의료진은 "지난 5주 동안 병원 한 곳에서만 약 40건의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영양실조 환자가 보고됐다. 이들은 저체중과 피로, 저혈압, 배고픔 등의 증상을 보였다"며 원조에 대한 접근이 가자지구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책임자인 레이첼 커밍스는 "우리는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실행할 기회조차 없다. 격렬한 전쟁과 심각하고 중대한 원조의 제한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병원 운영과 의료 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이곳의 악화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아이들은 설사와 황달,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고, 이것은 기아와 함께 며칠 안에 아이들을 사망에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선 지역 사회에 접근해 아이들을 검진하고 치료해야 한다. 아이들과 가족들은 병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과 위생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가져야 하고, 아이들과 임산부들은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