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와 5월과 6월을 지나면서 모든 사람들이 공통되게 체감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적확한 표현으로 <기후 위기>를 경험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이미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와 연관되어 있다.
대형 산불이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를 뒤엎었고,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전례 없는 대홍수가 도시 지역에 일어나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컸다.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과 북미에서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제는 ‘폭염 팬데믹’이 지구를 덮쳤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에는 장기적인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전 세계적 폐해로 나타나고 있다. 그 심각성은 날로 더 해 가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협약 중 하나는 2015년에 발표된 “파리 협정”이다. 이 협정의 주요 목표는 산업화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볼 때 세계 많은 국가들이 이 협약을 지키지 못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이 1.5도를 초과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번 여름의 절정기인 우리나라의 7월과 8월은 전국적으로 35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폭염 경고가 자주 발령될 것이다. 이로 인해 열사병과 열 탈진 환자가 속출하겠고,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공급 문제와 대중교통 시스템의 차질이 예상된다. 이를 어떻게 관통해 나갈지 심히 걱정된다.
유엔은 이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환경 계획(UNEP)에서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가 주도하여 2021년 12월에 일상생활 10가지 행동 요령을 발표했다. (1) 알리기; 주변에 탄소 배출 줄이기 권장 (2) 정치적 압력 유지 (3) 교통수단 변화;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4) 에너지 사용 줄이기 (5) 식단 조정 등, 온 지구적 기후 행동 강령이다.
최근에 들어 종교계 특히 교회에서도 ‘기후 교회’라는 말이 등장했다. 세계적인 기후 위기에 대응해 교회도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목회하고 있는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인 장준식은 그의 저서 <기후 교회로 가는 길>에서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신앙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로 인식해 하나님의 창조물을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교회 공동체는 기후 위기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논의와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기후 정의’를 위해 가장 취약한 계층에 관심을 집중해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돕자고 피력했다. 적극적인 실천 생활로 에너지 절약, 재생 에너지 사용,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 등을 강조했다.
필자는 최근에 <평택 기후 행동>이라는 시민 단체 출범 준비 모임에 참석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나섰다는 점이다. 바라기는 앞으로 포괄적인 지역 기후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들을 위해 커뮤니티 참여와 교육에 집중하고, 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을 제안하고 지원하는 시민운동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