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후 2시 감사한인교회를 출발한 버스는 3시 30분에 기도원에 도착했고, 4시에 기도회 개회예배를 드림으로 공식일정이 시작됐다.
김영길 목사는 “예수님을 다시 만나자”라는 전체 주제 아래, 요한복음을 본문으로 채택해 9번에 걸쳐 설교했고, 온전히 ‘말씀, 기도, 나눔’으로만 채워진 기도회는 한국교회 초창기 부흥회를 연상시켰다. 참가자들은 침낭에서 잠을 청하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 속 깊은 곳의 고민들을 하나님께 털어 놓고, 말씀으로 충전되는 깊은 은혜의 시간을 체험했다.
“요한복음에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는 ‘믿음’과 ‘생명’이고 세 번째는 ‘보냈다’는 말”로 설교를 시작한 김영길 목사는, 목회자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설교를 이어나갔다.
“목회자는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셔서 세상에 파송한 자이다. 요한복음의 기록에 의하면, 주님께서 하신 일은 사람을 만나셔서 그들을 회복시키시고, 은혜를 주시고 사명을 부여하신 것이다. 목회는 프로그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다. 사마리아 여인이 바로 우리요, 목회자 자신이다. 다시 한번 예수님을 만나자.”
셋째 날, 요 9장 1-12절을 본문으로한 설교에서,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의 가치를 아는 것이 전도의 시발점이다. 한 영혼이 오더라도 감사함으로 예배드릴 수 있어야 한다.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있는지를 점검하자”고 촉구한 후, 사역자가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하나님 앞에 우리 한 사람이 얼마나 존귀한 자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사역의 열매가 없더라도 나를 보시며, 나로 인해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예수님은 다시 우리를 부르신다. ‘너와 나는 뗄수 없다’고 하신다. 사역 끝까지 주님 손을 붙잡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존귀히 여기시는지 깨닫자.”
요 21장 15-17절을 본문으로한 마지막 설교에서는 “목회는 예수님께서 목숨까지 내어놓고 살리신 주님의 양떼를 우리에게 맡기신 것이다. ‘내 양’이 아닌 ‘주님의 양’을 돌보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한 영혼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목회의 중심의 잡혀야 한다. 성도가 적으냐 환경이 좋으냐 나쁘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기 때문이다. 주님은 우리가 작은 일에 충성하면 큰 일도 맡기신다. 양떼를 맡기시는 분은 주님이시니, 반드시 보내주심을 기대하라”고 격려했다.
이어 김영길 목사의 인도에 따라 진행된 성찬식에서는 참석자 모두 둥글게 서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을 기억하며, 기도회를 섬긴 감사한인교회 사역자들 및 성도들을 축복하며 기도회 일정을 마쳤다.
이번 기도회는 각자의 진지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참석한 이들, 또 기도회를 통해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많았다. 소리내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처 조차 없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소리내어 기도할 수 있어 감사하는 간증도 있었다.
김인철 목사(오렌지가나안 교회)는, “옛날에 기도하러 갔던 생각이 났다. 목사님들과 같이 지내며 무장해제 되었다. 저보다 더 힘든 상황 가운데 헌신하시는 목사님들의 사연을 들으며 숙연해졌다”고 했고, 신현우 목사(생명과 사랑의교회)는 “환경, 물질, 인간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목회자인 저와 하나님의 관계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애즈베리 부흥 운동도 사랑이 주제가 되어 시작되었는데, 우리 역시 사랑의 문제가 그 중심이었다”고 했다.
조덕희 목사(기도와 찬양교회)는 첫날 예배에서, 내 안에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 넘쳐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말씀을 묵상하며 잠을 자던 중, 꿈 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잔에 아주 진귀한 포도주를 부어 주셔서, 그 포도주를 참석자들과 함께 나누었다고 했다.
최근 교회 설립 20주년을 맞은 이건창 목사(발렌시아 샘물교회)는 자신의 사역이 ‘직선적’이었는데, “사랑의 곡선, 사랑으로 기다려주고, 사랑으로 이해해 주는 부드러운 목회에 대한 마음”으로 교회를 세워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요한 목사(성암교회)는 모든 것을 다 지원해주신 것에 감사를 전했고, 최호년 목사(주은혜교회)는, “7년 목회를 했는데 지쳐 있었고 영적으로 쉬고 싶고 목사님들과 교제하고 싶었다. 7년 동안 목회를 했다. 영적으로 재정립하고 싶었고, 내가 계속 있어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도 있었다. 제가 펑펑 울었던 것은, 김영길 목사님께서 시작부터 몇 년간 하나님께 소명에 대해 계속 물었다고 하셨다. ‘아,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구나’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소감을 나눴다.
김영길 목사는 “이번 기도회를 통해서 목사님들의 기도가 깊어지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 목회자들의 영이 살아나고 눈물이 회복돼 예수님과 동행하기로 결단하는 분들이 계셨다”며, 앞으로도 기도 모임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기도회는 김영길 목사와 미주복음방송의 이영선 사장이, 교회를 이끌어 나갈 3040 세대가 교회로부터 이탈되는 현상에 대해 고민하던 중,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영적인 문제, 즉 목회자들이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충분한 영적인 동력을 회복하는 데 있다는 결론으로부터 기획됐다.
김 목사는 기도회를 준비하며, “제가 은퇴하고 6년 동안 100교회 정도 방문하고, 17개 나라를 다니고 목회자 세미나를 여러 번 했는데 모두가 다 지쳐 계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아이들은 떠나가고 교회 숫자가 줄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결국 원칙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언제부터인가 교회가 정체 상황에 이르렀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이것이 우리 기도 제목이다. 왜냐면 그분이 아시니까, 그분이 능력을 갖고 계시니까. 그렇게 생겨난게 기도운동이다”라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