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교회 시대 한국교회 위기 극복, ‘신앙적 욕구’ 충족에 달려”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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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탐구센터·21세기교회연구소·목회데이터연구소 세미나
‘탈교회 시대, 평신도들의 신앙적 욕구를 어떻게 충족할 수 있을까?’ 주제의 세미나가 1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됐다. ©실천신대 제공

한국교회탐구센터·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17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탈교회 시대, 평신도들의 신앙적 욕구를 어떻게 충족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가 ‘평신도의 신앙적 욕구를 탐구하다’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이 ‘목회자를 기다리며: 욕구와 이상 사이’ ▲구아름 교수(실천신대)가 ‘목회적 설교? 예언자적 설교?’ ▲김정선 교수(실천신대 목회상담학)가 ‘성도의 마음을 얻는 목회돌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한국교회, 위기 극복 위해 ‘사람’에게 집중해야

먼저, 정재영 교수는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개신교가 신자는 15.0%로 줄었고, 가나안 성도는 크게 늘어서 전체 신자 수에서 29.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개신교 신자 3명 가운데 1명 가까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에 이야기 되고 있는 ‘플로팅 크리스천’을 잠재적 가나안 성도로 본다면, 가나안 성도가 교회로 돌아오기는커녕 더 늘어날 우려가 크다”며 “게다가 교회 신뢰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사람들을 전도하여 새신자로 유입시키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요인이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신앙적 욕구”라며 “사람들은 무엇인가 종교적으로 필요를 느끼기 때문에 종교 단체를 찾아가는 것이고 그것이 채워진다면 거기에 정착해서 신앙생활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교회의 중심에는 ‘교인’이 있다. 교인이 교회와 목회자에게 목회적으로 원하는 것, 충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을 해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에 교인들의 신앙적 욕구가 크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이해하고 목회에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 이상적인 목회자 상에 대한 제언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송인규 소장은 “인간은 지성적 존재요 도덕적 존재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욕구적 존재”라며 “욕구는 인간 실존이 끊임없이 연출하는 자기 표현의 제스처요, 자신의 살아 있음을 집요히 증명해 보이는 생명의 신호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늘 무언가를 욕구하며 존재하고, 모든 인간은 그런 점에서 욕구의 덩어리”라고 했다.

송 소장은 “네 종류의 목회자가 있다. 첫째는 무지형으로, 이 모든 내용을 전반적으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그때그때의 목회 상황에만 급급하는 유형”이라며 “둘째는 완고형이다. 이 모든 실정에 무관심한 채 또는 혹시 알게 된다 하더라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목회 방침만 고집하는 유형”이라고 했다.

이어 “셋째는 야합형으로, 이 모든 추세와 심리적 동향을 약삭빠르게 알아내고서 교우들의 기대와 욕구에 순응하는 식으로 반응하는 유형”이라며 “마지막 넷째는 분별형으로, 이 모든 현상을 직시하고 정확히 파악하되 어떤 면에서는 교우들의 욕구를 수용하고 또 어떤 면에서 오히려 교우들을 설득하여 변화를 꾀할지 지혜를 발휘하는 유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네 가지 유형 중 바람직한 유형은 분별형이라 생각한다. 또, 이런 목회자와 더불어서만 허심탄회하게 이상적인 목회자 상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우들이 원하는 목회자의 기능에는 여섯 가지가 항목을 거론할 수 있다. 여섯 가지 항목에는 주술적·경영적·교육적·윤리적·보양적·비판적 기능이 있다”며 “목회자에게 기대할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교육적 기능과 윤리적 기능이다. 동시에 목회자에 대한 항구적 의존성만 경계한다면 보양적 기능 역시 중요하다. 그 다음은 비판적 기능이며 또, 올바른 복 개념이 전제될 경우 주술적 기능도 제한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 그리고 신앙 공동체의 유기체적 본질과 전도에 의한 수적 성장을 잊지 않는다면 경영적 기능 또한 보완적 기능의 하나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목회자에 대한 교우들의 기대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그들의 기대와 요구를 좇아갈 수도 없고, 동시에 그 모든 것을 무시하든지 무지 가운데 머물러서도 안 된다”며 “오직 영적 분별력을 발휘함으로써 정말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고 공동체에 활력을 공급하는 그런 참된 목회자가 되도록 또한, 발굴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목회적 설교와 예언자적 설교

이어 세 번째로 발제한 구아름 교수는 “목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설교에는 치료적 설교, 생활 상황 설교, 목회적 설교, 상담 설교 등이 있다”며 “목회적 설교는 회중의 필요, 특히 고통의 구체적인 문제나 인간 삶의 도전에 중점을 두며, 회중의 상황은 설교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설교는 설교자와 회중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로 이해되었다. 또한 1950년대 중반의 치료 목회 상담 운동이 인간의 필요를 목회적 관심사로 도입했다”고 했다.

구 교수는 “포스딕은 회정의 상황과 상관없이 본문 해석에 집착하는 경향을 비판하면서 그러한 설교 접근법을 개발했다”며 “설교가 회중이 직면한 중요한 관심사를 다룰 것을 권장했고, 회중의 삶의 상황과 문제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설교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룰 것을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예언자적 설교에 대해 “‘예언자적’이라는 단어는 성경 전통에서 죄와 불의 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관련하여 자주 사용되었다”며 “여기에는 하나님의 언약에 근거한 희망(위로, 약속, 화해, 해방, 회복, 구원 등)을 포함한다”고 했다.

또 “설교 내용은 사회적·정치적 벽이나 심판과 관련되거나 백성에게 요구 되는 합당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 결과, 백성의 삶과 정체성, 사명, 윤리와 관련된 목회·사회적 의식과 억압에과 사회악에 대한 도덕개적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

아울러 대안으로서 하나님 이미지의 다양화와 성서 해석 방식(환대의 해석학)을 통한 앎의 윤리 수행, 복잡한 희망, 애통의 언어, 개인과 공동체, 도덕적 적용, 오류 가능성과 수정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 마음을 얻는 목회

다음 마지막 네 번째로 발제한 김정선 교수는 “돌봄은 그때그때 주어지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을 흔히 발견한다”며 “설교나 행정은 마음을 쓰고 연구하고 시간을 들이는 반면, 목회 돌봄은 교인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할 때 응답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어 “무한경쟁의 사회 속에서 돌봄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고, 가부장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양육이나 돌봄은 여성의 영역으로 열등하다고 여겨진다는 주장도 참고할 수 있다”며 “교회에서도 심방이나 교인 돌봄은 여성 전도사나 사모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비합리성,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목자의 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바울은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복음뿐 아니라 목숨까지도 나눠주는 것을 좋은 일로 여겼고, 누군가 약할 때 자신도 약해지고, 누군가 죄의 유혹에 걸려 넘어질 때 애태우며 걱정했다. 이러한 목자의 마음으로 목회 돌봄이 생생하게 이루어진다면, 심방과 상담과 목양에 대한 기대와 욕구도 더 높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목회를 ‘마음을 얻는’ 목회라고 부르고 싶다. 교인들의 마음을 얻는 목회는 목회자 상에서 잘 드러난다. ‘인품·인격’과 ‘성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추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고, 섬김의 종으로 사역하는 목회자는 마음을 얻는 목회자가 될 것”이라며 “그리고 목회 돌봄은 목회자만의 사역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전체의 사역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각 사람은 그리스도의 지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하는 곳이며, 교회 공동체는 서로 짐을 지고, 서로 뜨겁게 사랑하며,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그리스도처럼 형제를 위해 목숨을 버리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곳이야 한다”며 “이런 공동체에 하나님 나라가 구체적으로 현존하며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발제 이후 김형석 목사(금호제일교회)가 논찬, 종합토론 순서로 모두 마쳤다.

논찬 진행 사진. ©실천신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