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새로운 법률, 인권·종교권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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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 ©Ryan Mac/ Unsplash.com

홍콩의 새로운 법률이 인권과 종교권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최근 통과된 법안 23조에 따르면 성직자들은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듣고 경찰에 ‘반역’ 행위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이 법이 통과되기 전, 인권단체인 홍콩와치(HongKong Watch)에 소속된 16명의 국제 종교 자유 전문가들은 이 규정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단체는 법안 제23조가 종교의 자유, 특히 가톨릭교회의 고해성사의 기밀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홍콩 교구는 “이 법이 교회 신앙고백의 기밀성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시민들에게 국가 안보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혀, 홍콩 교구의 약 39만2천명 가톨릭 신자들에게 (종교 자유 보장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

홍콩 교구는 1989년 일어났던 천안문 광장 시위와 중국 학살을 추모하는 미사를 3년 연속 취소했다. 새로운 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신부들은 신자들에게 보고될 것을 두려워해, 미사 중 정부 관련 주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자유위원회(Committee for Freedom in Hong Kong Foundation)가 발행한 보고서도 “이 지역에서 종교의 자유가 악화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CCP)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종교인과 종교단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교 지도자들은 중국 공산당의 우선순위를 장려해야 하며, 설교는 신자들이 사회주의 가치를 고수하도록 요구해야 하고, 종교학교는 국가 정체성 기반 커리큘럼을 통합해야 한다.

이 보고서 작성자이자 가톨릭 활동가인 프랜시스 후이(Frances Hui)는 “종교의 중국화가 교회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어느 곳이든 종교의 자유가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홍콩 선거위원회는 6개 주요 종교단체(개신교, 가톨릭, 이슬람교, 도교, 유교, 불교)가 각각 직책을 맡아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홍콩 정부는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활용해 이들 단체의 주요 조직으로 종교를 통제한다. 제23조를 시행한 후 이들 6개 조직은 종교 중국화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중국 본토를 방문하는 중앙인민정부 연락판공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해 왔다.

홍콩 교구는 이미 모든 신부와 수녀들의 베이징 방문을 요청했다. 대부분 교육자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은 지난해 9월 베이징을 방문했다. 홍콩 주교 스티븐 차우(Stephen Chow) 추기경은 2023년 중국 순방 기간 동안 인권이나 종교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지도, 중국의 충실한 지하교회를 방문하지도 않았다.

조지타운 아시아법센터 연구원인 에릭 라이(Eric Lai)는 “홍콩은 현재 중국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홍콩)가 서구의 영향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우리가 이해하는 종교의 토착화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중국 공산당 이념을 세뇌하는 것”이라고 했다.

라이는 또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홍콩 정부도 모든 주요 종교를 위한 애국협회를 설립할 것이라며 “그들(중국)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종교 지도자들을 길들이거나, 평신도들을 이용해 성직자들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