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경 칼럼] '북버지니아대학(UNVA) 폐쇄' 뉴스를 접하면서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미드웨스트대학 워싱턴캠퍼스 학장, CHEA 제3자평가위원 고유경 박사
고유경 학장.   ©기독일보

지난 7월 23일자 워싱턴 포스트와 미국고등교육 관련 언론사를 비롯하여 워싱턴 지역의 많은 한인 언론들이 집중 보도한 애난데일 소재 북버지니아대학(구 파워아카데미) 강제폐쇄 사건을 접한 많은 한인들, 특히 이 대학에 다니고 있는 400여 학생들에게는 더욱 큰 충격과 혼돈의 순간을 가져다 주었다. 현재 그 학교의 많은 한인 학생들과 가족들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가을학기를 맞이하여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를 궁금해 하면서 상담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1998년에 영리단체법인(for profit)으로 설립되었고, 이어 2003년 4월에 ACICS(독립대학연합회)로부터 학력인증을 받았지만, 5년후인 2008년에 학력인증 갱신과정(recertification)에서 ACICS측으로부터 대학부실 운영으로 거부를 당하였으며, 버지니아주 고등교육국(SCHEV)으로부터 2007년, 2008년 두차례에 걸쳐 감사를 받았으며, 주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종교교육 면제기관(religious exempt) 이외의 일반학교는 일정기간 내에 미국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력인가기관으로부터 새로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버지니아 주정부의 요구조건에 충족을 하지 못하였고, 또한 학생비자발급와 학생관리에 문제가 있어 지난 2011년 국토안보부 연방이민세관국(USCIS)의 기습단속을 받아 학교 서류를 압수당하기도 하였으며, 그 당시 많은 한인학생들이 학생신분을 잃게 되어 한인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 준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유학생들은 이제 버지니아주 고등교육위원회가 보내는 공문을 받으면 공문의 지시에 따라 국토안보부나 SEVIS에 연락을 취하여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즉 이미 가을학기를 등록한 학생은 학비 환불 요청을 해야할 것이고, 또한 전학(transfer out)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혹시 재학 중에 법정 출석일수가 모자라는 학생의 경우에는 학생신분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음도 알아야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왜 그리고 자주 한인 유학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당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역의 한인이 운영하는 대학과 어학원들이 왜 미연방법을 지키지 않고 불법으로 그리고 돈벌이 목적으로 학교를 운영할려고 하는지에 대하여 분명히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시점인 것 같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서 대학을 설립하여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일은 분명 귀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너무나 자주 미국언론이나 한인언론에 거론되는 불법 비자 장사를 목적으로 한인 어학원, 한인대학, 한인신학교들이 발각되어 한인들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우리들의 눈살을 심하게 찌푸리게 한다. 이제 우리 한인 대학들이 정신을 바로 차리고 미연방 이민법을 준수하면서, 그리고 주정부 교육위원회가 정한 규정을 준수하면서 정말로 양질의 교육환경과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함은 물론이고 미연방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력인증기관에 가입해, 더 이상 한인대학이 "부실(junk) 엉터리 어학원/대학", "비인가 I-20돈벌이 어학원/대학" 등으로 낙인되어, 세계 경제 10위권의 위대한 조국, 대한민국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I-20를 발행하여 영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특별히 미연방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국이 강조하는 유학생 관리에 철저히 해야 하고, 공부할 목적 없이 또한 학비만 내고 학교 수업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과감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여 이번 사태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더 이상 한인사회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한인어학원/대학들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라고 본다.

최근에는 이민세관국(SEVIS) 당국에서 정탐꾼을 파견하여 워싱턴지역의 몇몇 대학들을 요주의하며 관찰하고 있다는 정보도 흘러 전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감시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미국법에 의하여 설립된 미국대학으로서 당연히 미국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겠다. 그런데 왜 탈법과 불법을 자행하려고 하는지가 참으로 의문인 것이다.

그리고 한인 유학생들도 학비만 내고 수업출석을 눈감고 봐주는 이러한 부실엉터리어학원/대학에는 절대로 등록하여 귀중한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실엉터리어학원/대학이 존재하는 이유 중에는 엉터리부실학생이 있기 때문이며, 이들이 돈벌이를 하고자 하는 어학원/대학의 발생을 유인하는 또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I-20 발급 학교와 학력 인증을 혼동하면 안되겠다. 즉 I-20 발급과 학력인증은 별개이며, 학력인증여부는 연방교육부 사이트(www.ed.gov)나 CHEA 웹사이트(www.chea.org)에서 해당학교의 이름을 넣으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미전역에는 현재 90여개의 학력인증기관(Accreditation organization)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 학생비자 발급 강화방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하여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데, 그 내용은 I-20를 발급하는 교육기관의 자격을 강화하는 "학생비자개혁법안(H.R. 3120)"이다. 여기에는 종교기관(신학교) 등을 포함한 모든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소위 비자공장(Visa Mills)이나 비자 사기를 예방하겠다는 미연방 교육부와 국토안보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이미 2010년 12월 14일에 오바마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발효한 "ESL프로그램 학력인증법안"의 시행유예기간(3년)이 만료되는 2013년 12월 13일 자정부로 미국내에서 운영되는 많은 ESL어학원들이 미국교육부가 인증하는 학력인증기구로부터 그 기간내에 완전히 인증을 받지 못하면, I-20 발급기관으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고, 재학중인 학생들은 인증된 타어학원이나 대학으로 전학을 하도록 되어 있음도 유념하여 금년말에 초래될 또 한번의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합법적인 유학생 신분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니언 #고유경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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