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전환시대, 기독교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혁신해야 하는가?”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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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한국사회 패러다임 변화와 기독교교육 혁신’ 주제 춘계학술대회
2024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기념 사진.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제공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회장 최진경 박사)가 최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한국사회 패러다임 변화와 기독교교육 혁신’이라는 주제로 2024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손원영 박사(본 학회 10대 회장, 서울기독대학교)가 ‘한국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와 기독교교육 혁신: ‘상호종교교육’을 지향하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포스트’ 논의와 ‘패러다임’

손 박사는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학계에서는 수십 년째 다양한 형태의 소위 ‘포스트’(post) 논의로 한창”이라며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하여, ‘포스트식민주의’(post-colonialism), 포스트산업사회(post-industry society), 포스트페니미즘(post-feminism),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 심지어 후기기독교(post-Christianity) 논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포스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은 ‘포스트’라는 접두어가 붙기 이전의 어떤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계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음을 뜻한다”며 “이것은 기독교교육학 연구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양한 형태의 포스트 논의가 기독교교육학 연구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과학사 연구자인 쿤(T. S. Kuhn)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1962)에서 차용된 말이다. 이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이론적 틀의 합으로서, 여러 개념들로 구성된 하나의 체계요 세계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런데 쿤은 ‘정상과학’으로 불리는 기존의 과학체계가 ‘이상과학’의 출현으로 서로 대립과 갈등을 겪으면서 공존하다가 점차 새로운 개념의 체계들인 이상과학이 대다수의 집단에 의해 새로운 정상과학으로 수용되는 현상을 일컬어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대표적인 것은 천동설에 대하여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패러다임의 전환이요, 또 뉴톤의 기계론적 세계관에 대한 양자역학의 유기체적 세계관도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런데 여기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 시에 적지 않은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 기독교교육, 상호종교교육으로의 재개념화

손 박사는 “21세기는 한마디로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사회는 제2축의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각 분야에서는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정치 분야에서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경합 민주주의에로, 경제 분야에서는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로,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 속에서 특이점과 티빙포인트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교문화 분야 역시 그 궤를 같이 하면서 단일민족문화 및 제도종교의 패러다임에서 다종교-다문화 및 영성의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기독교교육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가”라며 “기독교교육은 ‘상호종교교육’으로 재개념화할 것을 제안하면서, ‘상호비판적 대화교육’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으로서 기독교 내의 여러 교파 간의 대화교육, 기독교와 이웃종교와의 대화교육, 그리고 구성신학적 대화교육으로서 그 동안 영 교육과정으로 배제시켰던 주제들을 이제 과감히 교육내용으로 적극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리고 이를 위한 기독교교육학의 연구방법론으로 비판적 상관관계방법을 강조하면서 선텍스트, 텍스트, 컨텍스트라는 텍스트의 삼중성이란 측면에서 그 범위와 강조점도 더욱 평등하게 확대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성서교육의 지평도 기존의 기독교 신자를 넘어서 무신론자 및 이웃종교인에게까지 염두에 둔 열린성서학습을 적극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며 “하지만 이와 같은 제안들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과거의 패러다임과 갈등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의 해체와 재구성, 곧 새로운 기독교의 탄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자신 곧 기독교교육의 변화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주제발표 순서에선 이종식 박사(호서대)를 좌장으로 ▲김은주 박사(서울여대)가 ‘신앙 공동체 인식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세대통합 교육목회의 실제 ▲박현정 박사(백석대)가 ‘교육 수요 변화를 반영한 기독교교양교과 재설계 과정 탐구’ ▲함승수 박사(숭실대 숭실평화통일연구원)가 ‘고교평준화 2.0시대와 기독교학교의 발전 과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세대 간의 상호의존적인 공동체 위한 교육목회로의 전환

김은주 박사는 “신앙공동체는 신학의 끝없는 재구성과 탈구조화 과정을 거치면서 유기적 형태를 가질 수 있지만, 이것이 상상과 초월의 하나님 알기 안에서 가능하며 분리된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신앙공동체의 확대가 가능하다는 긍정이 우리 안에 있길 바란다”며 “한국교회와 신앙공동체의 현실이 눈 앞에 작은 빛조차 없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그 가운데 패러다임 전환과 프락시스의 실천으로 시작되는 작은 몸부림들이 결국 큰 물결을 만들어내길 소망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세대 간의 상호의존적인 공동체를 위한 교육목회로의 전환은 영주교회 공동체 전체의 변화를 주도하고 하나님 앞에 우리가 누구인지를 매일 되묻는 신앙훈련으로 확대되었다”며 “증인의 삶은 일상에서 기억과 질문으로 시작되고, 영주교회는 이것을 세대통합사역을 통해 제공하고 돕는다”고 했다.

아울러 “패러다임의 전환은 곧 세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신앙의 계승은 형식의 변화보다 생각과 관점의 변화로 시작되고, 교육지도자의 결정이 아닌 전 성도의 의견 수렴에 대한 노력으로 지속이 될 수 있다”며 “개인과 가정에서 일상의 삶에서의 신앙의 고민과 실천으로 꿈꿀 수 있다”고 했다.

◆ 채플과 기독교교양과목, 기독교적 인재양성 위한 유일한 교육적 장치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박현정 박사는 “기독교대학만의 고유한 교육목적과 가치를 반영한 기독교교양 과목을 개발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공 교수와 기독교교육 과정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또 학내 신앙과 학문의 융합적 연구를 장려하고 지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박사는 “우리 사회 종립 사학에 대한 규제와 반감이 만만치 않은 추세 가운데, 채플과 기독교교양과목이 기독교적 인재양성이라는 기독교대학의 건학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교육적 장치”라며 “ 기독교교양교과 개편 과정을 탐지하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 기독교 건학이념 구현 위한 제언

이어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함승수 박사는 “기독교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없는 기독교학교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평준화 정책 이후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교육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어 오늘날 건학이념을 구현할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은 상당히 훼손되어 있다”고 했다.

함 박사는 “기독교학교의 정상화는 법과 제도의 문제를 포괄하고 있으나, 진정한 기독교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기독교학교 내부의 역량이 동시에 충족될 때 이루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범 교단차원에서 기독교학교 정상화를 위한 전문기관을 두어 다양한 연구 및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민족의 자랑과 기독교학교는 재를 뒤 집어 쓰고 옷을 찢는 심정으로 참회와 자성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학교의 발전을 위해선 공동체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한국교회 다음세대 위기의 원인은 바로 우리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반기독교적 내용의 교육을 받는 것과 무관할 수 없다”며 “그리고 한국교회는 기독교학교들이 건학이념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도록 법적 존립기반을 적극적으로 확립해 나가야 하며, 한국교회는 학교의 구성원들이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립학교법 재개정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법제화를 해 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자유발표 순서가 진행됐다. 자유발표는 전예령 박사(서울신대)를 좌장으로 ▲이형우 박사(한남대)가 ‘민주주의 이념 교육과 기독 청소년의 신앙 정체성의 관계에 관한 연구: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 관점에 따른 실증적 분석’ ▲경선미 박사(숭실대 숭실평화통일연구원)가 ‘핵개인의 시대 주체적 역량과 신앙적 성숙과의 상관관계 연구: 탈북 청년의 신앙발달과 정체성 발달과정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김웅기 박사(한국성서대)가 ‘요한 하위징아의 놀이하는 인간에 대한 비평적인 고찰과 기독교교육적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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