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회(회장 오광석)가 지난 1일 오전 영남신학대학교(총장 유재경)에서 ‘기독교 선교역사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160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선 안교성 교수(장신대 은퇴, 객원교수)가 ‘한국교회 선교운동 역사와 교회사의 과제: 쟁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 역사(한국교회사)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교회 역사와 선교 역사가 밀접하게 연관되었고,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기독교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역사를 다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교 역사는 다시 둘로 나뉜다. 하나는 한국을 선교한 역사(한국선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이 선교한 역사(한국교회의 선교)”라며 “따라서 한국기독교의 역사는 한국선교 역사, 한국교회 역사,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 순으로 전개되는데, 한국선교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국교회가 탄생했고, 한국교회가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국교회의 선교를 개시했기 때문에, 세 가지 역사는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운동에서 가장 늦게 선교된 교회(missionized church) 중 하나이다. 즉 세계교회의 막내”라며 “한국교회의 기원을 경교의 도래까지 소급하기도 하지만 아직 학문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실질적인 역사는 가톨릭교회의 도래로 소급된다. 그러나 선발주자인 가톨릭교회의 도래(1784년)를 기준으로 삼아도 한국교회 역사는 2세기 반 남짓”이라고 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운동에서 가장 늦게 선교한 교회(missionary church 혹은 missionizing church) 중 하나이다. 즉 세계선교의 막내”라며 “한국가톨릭교회는 20세기 후반부터 비로소 독자적으로 선교를 개시했다. 한국개신교회는 선교됨과 동시에 선교한 교회(missionized and at the same time missionizing church)였지만, 20세기 초 전후”라고 했다.
그러나 “근현대비서구선교운동 관점에서 보면, 한국개신교회는 상대적으로 일찍 선교를 개시했다”며 “따라서 한국개신교회는 세계선교운동으로는 막내지만, 근현대비서구선교운동으로는 형님이라는 이중성이 있는데, 한국 선교 역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더불어 “한국개신교회는 초창기부터 스스로 선교한 교회, 즉 자선교(화)한 교회(self-missionizing church)였다”며 “한 가지 더 염두에 둘 사항은 근현대세계선교운동에 있어서, 서구는 초교파 선교회가 선두주자요 주류인 반면, 비서구는 교단 선교부가 선두주자요 주류였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하여 비서구교회는 서구교회보다 교회 역사와 선교 역사의 관계가 더 밀접하다”고 했다.
안 교수는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교회의 본질이 선교라고 주장하는, 즉 ‘전 회중이 참여하는 통전적 선교’로서의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담론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선교된 교회, 선교한 교회, 선교적 교회라는 세 가지 측면이 작용하고 있다. 교회 역사와 선교 역사의 관계가 복잡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기독교 학계에서는 교회 역사 연구와 선교 역사 연구가 서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런 태도는 간학문 시대라는 현대 학문 풍조로 보나 한국기독교 역사의 특수성으로 보나,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두 분야가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선교 역사는 시기적으로는 선교 초기나 일제강점기에 집중되어 있고, 주제별로는 유명 선교사나 유명 교회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며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는 아직 부족하고, 해외한인선교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해방 후에는 한국선교 역사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도 시급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해방 후 선교의 가장 중요한 맥락이 에큐메니칼 선교인데, 에큐메니칼 선교 역사가 나오지 않았다. 에큐메니칼 선교운동사가 나와야 다른 선교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 선교적 교회 담론이 각광받고 있다. 선교적 교회는 회중이 선교하는 교회”라며 “따라서 특정 선교기관, 특정 선교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개교회가 중요하며, 선교적 교회 담론 시대의 선교 역사는 영웅담이 아니라 각 개인의 이야기를 모은 이야기책 형식이 될 것이다. 이것은 한때 유행했던 ‘세계기독교인’ 혹은 ‘선교적 마음을 품은 그리스도인’의 역사와 연결되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한국기독교계의 선교 역사의 현실은 한국의 모든 종파를 망라한 선교 역사 통사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것으로 입증된다”며 “한국선교운동사 통사와 부문별 선교 역사, 에큐메니칼 선교 역사 등이 우선적인 연구 분야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분과별 자유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1분과에서는 △김승곤 박사(안양초대교회)가 ‘1970년대 아시아선교와 신학교육에 관한 평가와 전망: 마삼락(Samuel H. Moffett)의 관점을 중심으로’ △김은하 박사(강남대)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마들렌느 바로 (Madeleine Barrot)의 삶과 활동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고, 2분과에서는 △소요한 박사(감신대)가 ‘존 무어(John Z. Moore)의 생애와 사상’ △김선영 박사(실천신대)가 ‘팸플릿 캠페인으로서 루터의 16세기 독일 프로테스탄트 개혁: 종교적 권위에 대한 견해 차이에 따른 상반된 미디어 전략과 결과’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편, 이날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의 지원으로 제정된 ‘마르틴루터학술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시상식에선 박정근, 이상조 교수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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