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성 동성애자가 사제직 훈련을 위해 신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저속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5월 20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주교 2백여명과 비공개 회의를 하면서 “신학교가 이미 ‘프로차지네’로 가득차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차지네’는 이탈리아에서 남성 동성애자를 경멸적으로 일컫는 표현으로, 교황은 동성애자가 사제가 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평소 입장을 말하던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교황청은 5월 28일 성명을 내고 “교황은 동성애 혐오적인 용어로 불쾌감을 주거나 자신을 표현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불쾌감을 느낀 사람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그가 평소 지향하던 포용적 방향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됐다. 올해 88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강조해 왔고, 가톨릭교회 내 성소수자 공동체에 우호적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지난해 사제들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성전환자도 하느님의 자녀이며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지난달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발표한 ‘무한한 존엄’ 선언문에서는 “성전환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것”이라는 입장을 포함해 가톨릭교회의 보수적 입장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