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시는 금식, 참여 어려워… ‘부분 금식’ 회복할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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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국 교수, 29일 복음과도시에 금식에 관한 메시지 전해
최창국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29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교부들이 교회 금식에 답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최 교수는 “한국 교회는 금식을 물만 먹고 하는 것으로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성경과 기독교 역사에서 반드시 금식은 물만 먹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성경에는 단지 물만 먹고 하는 절식 형태의 금식보다는 어떤 특정한 음식을 먹지 않고 하는 부분 금식과 큰 위기 가운데 주로 했던 절대 금식이 소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먼저 고기 등과 같은 음식을 먹지 않고 한 부분 금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다니엘”이라며 “다니엘은 주로 부분 금식을 하였다. 그때 그는 고기를 먹지 않고 채소만 먹었다. 다니엘이 고기를 먹지 않고 부분 금식을 주로 하게 된 이유는 바벨론의 우상을 섬기지 않고 하나님 신앙을 지키고자 하는 믿음의 표시이기도 했다”고 했다.

또한 “성경에는 절대 금식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에스더”라며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 왕 때 하만이 유대 민족을 말살하려는 계략을 세웠다. 유대인으로서 왕후가 된 에스더는 민족의 수난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산에 있던 유대인들과 더불어 사흘간 음식을 먹지 않고 금식 기도를 하였다. 에스더는 민족의 위기 앞에서 모든 음식을 먹지 않고 생명을 걸고 절대 금식을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에스더와 함께 절대 금식을 한 유대 백성에게 응답하셔서 모든 위기와 상황을 바꾸어 유대 민족이 생존하도록 반전의 역사를 이루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금식은 더 넓은 의미에서 이해되고 실천할 수 있다. 금식은 단지 음식을 먹지 않는 것뿐 아니라 그 밖의 다른 것까지도 모두 절제하는 의미에서 금식을 실천할 수 있다”며 “절제란 인생의 즐거움을 모두 거부한다는 뜻은 아니다. 절제의 진정한 목적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을 올바르게 즐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대신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침묵을 지키는 것도 현대적인 의미에서 금식의 형태가 될 수 있다. 또한 육체의 건강에 열중하며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며 “이 밖에도 이 기간에는 옷을 사는 것을 절제하는 ‘옷 금식’도 실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절제를 통해서 금식은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금식의 중요한 목적이 금식을 통해 절약한 물질을 가난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기 위함이었다는 점”이라며 “초대 교회와 교부들의 금식은 거룩한 삶을 위한 실천이었을 뿐 아니라 이웃 사랑을 위한 것이었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한 자를 위해 헌금할 형편이 안 되면, 금식을 통해 절약한 양식을 헌물로 드려 이웃 사랑을 실천하였다”고 했다.

최 교수는 “금식은 교회 공동체의 매우 중요한 영적 실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식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금식의 실천이 약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교회는 금식은 물만 먹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물만 먹고 하는 금식은 모든 성도가 참여하기 어렵고, 특히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많은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부분 금식은 모든 성도가 참여할 수 있다. 성경과 교회 역사에서 실천되었던 부분 금식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교회력에 따라 부분 금식을 통한 물질 나눔과 이웃 사랑 실천은 절기의 정신을 실천하는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성탄절, 부활절, 추수감사절에 적게는 1주, 많게는 4주 정도 부분 금식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절기별 금식을 실천할 때, 성도들의 부분 금식이 시작되기 전에 구체적인 실천 계획, 방법, 목적을 제시해야 한다. 이때 교회는 금식해서는 안 되는 상황 가운데 있는 성도는 금식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부분 금식 기간에는 평소 음식 비용의 절반 정도를 절약하는 데 목표를 둔다. 예를 들면, 부분 금식 기간에는 고기와 기호 식품을 먹지 않거나 평소 먹던 것의 반절만 먹으며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금식을 통해 절약한 돈을 교회의 일반 재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데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또 “고난주간의 부분 금식은 의미 있는 실천이 될 수 있다. 예수님이 인류의 죄와 고통을 감당하기 위해 고난받고 죽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실천적인 방법으로 부분 금식을 하고, 그 금식을 통해 절약한 물질을 교회 안팎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은 중요하다”며 “교회 공동체가 교회력에 따라 이렇게 부분 금식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면 더욱더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많은 유익과 기쁨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추수감사절도 부분 금식을 하며 지키면 더 의미 있는 절기가 될 수 있다. 추수감사절에 감사에 대한 설교와 헌금, 과일과 곡식을 드리는 것으로 마치는 교회가 많다”며 “그러나 추수감사절의 성경적, 역사적 의미와 목적은 과거를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모든 사람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은 축제의 절기로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성경에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녀를 위한 실물 교육의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을 드려서 그 물질을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함께 나누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추수감사절의 성경적 가르침과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감사절 설교와 헌금만을 드리는 절기로 지키기보다는 실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추수감사절도 부분 금식과 함께 실천하면 뜻깊은 절기가 될 수 있다. 성도들이 추수감사절 약 두 주 전에 부분 금식을 시작하여 절약한 물질을 헌금으로 드려서, 그 헌금을 특별히 가난한 이웃과 과부와 고아와 함께 나누면 더 의미 깊은 성경적 절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물질적으로 자립한 교회가 추수감사절 헌금을 일반 재정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며 “추수감사절 헌금은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성도와 이웃을 위한 축제를 위해 쓰는 것이 더욱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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