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신성모독 주장하는 무슬림에 폭행 당해

국제
아시아·호주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폭력 사태 모습. ©X 캡처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 지방에서 한 기독교 공동체가 폭력적인 무슬림 폭도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역 성직자가 신성모독 혐의로 선동해 심각한 폭력 사태와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는 피투성이 남성을 폭도들이 둘러싸고 가구를 파괴하는 등 혼란스러운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사르고다 시 무자히드 콜로니의 폭도들은 70세인 기독교인 남성이 꾸란의 사본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고 ​​파키스탄 현지언론인 던(DW)이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공격은 지역 성직자의 선동으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폭도들의 분노로 인해 피해자의 신발 제조 공장이 불탔다.

파라즈 페르바이즈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극단주의 무슬림 폭도들인 테릭-e-랩백(Tehreek-e-Labbaik)이 마자히드 콜로니 사르고다의 기독교인을 공격해 여러 교회를 파괴하고 기독교인 중 한 명이 꾸란을 모독했다고 비난한 후 수십 채의 집에 불을 질렀다”라고 말했다.

CP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르고다 경찰서장 사리크 칸(Sariq Khan)은 폭력 사태로 인해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으며, 폭도들이 경찰을 향해 돌과 벽돌을 던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역 경찰서장인 이자즈 말히는 상황이 결국 통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개인이 구금되어 있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사르고다 전역에 배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적절한 조치로 사르고다는 큰 비극을 면했다”면서 “2천명 이상의 경찰관이 보안 임무를 맡고 있어 더 이상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사건 영상에는 집 밖에서 큰 불이 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서장은 해당 영상의 진위를 반박하며 ‘가짜 영상’이라고 주장했으며 다친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상자의 친척들은 병원에서 위독한 상태에 있었고 가족들이 그를 볼 수 있도록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수자 권리 행진(Minority Rights March)이 발표한 성명에는 폭도들이 지역 성직자의 선동으로 70세 남성을 공격하는 장면과 그 남성의 집과 공장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언급됐다. 이 단체는 펀자브 경찰이 공격 중 수동적인 관찰자였다고 비난하면서 이는 폭력을 암묵적으로 승인했음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펀자브 내무부 측 누울 아민 멘갈(Noor-ul-Amin Mengal)은 “파키스탄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종교를 가장한 어떤 불의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조사를 거쳐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무슬림과 소수 민족 공동체의 관리와 종교 학자들로 구성된 지역 평화위원회가 발표됐다. 이슬람을 모욕하면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종종 폭도들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2023년 8월, 자라왈라(Jaranwala) 마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으며, 현지 기독교인 두 명에 대한 신성모독 혐의로 교회와 집이 불탔다.

2021년 12월, 신성모독 혐의로 폭도들이 스리랑카인 남성을 살해했다. 체포가 이루어졌지만 허위 혐의를 억제하기 위한 입법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독교인은 파키스탄 인구 2억 4100만 명 중 약 1.6%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