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지도자센터(대표 박종순 목사, 이하 한지터)가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재 상도중앙교회(박봉수 목사)에서 ‘생성형 AI 목회적 활용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제19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복하라 다스리라’(창 1:28)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박종순 목사는 “AI는 세계를 점령했고, 인간을 정복하러들고 있다”며 “AI는 하늘에서 유성처럼 떨어진 것도 아니고 땅에서 솟아난 것도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인데 점입가경 기상천외한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책임은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청지기이다. 문제는 인간”이라며 “탈 하나님, 하나님 없는 과학과 신학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하신 세상을 망치고 있는 것도 청지기 사명을 포기한 것도 자연을 파괴하고 그 자연의 역습으로 고통당하고 죽어가는 것도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AI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문제이다. 사람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이다. AI는 인간의 삶을 보완하는 방법이라야지 지배하는 제왕이어선 안 된다”며 “이번 세미나가 다양한 접근을 통해 현답을 찾는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진 발표 순서에선 ▲박민서 교수(KAIST 기술경영학부, 서울여대 데이터사이언스)가 ‘AI, 생성형 AI에 대한 이해’ ▲김정형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가 ‘생성형 AI에 대한 신학적 이해’ ▲이수인 교수(아신대 기독교교육)가 ‘생성형 AI에 대한 기독교교육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인공지능 AI, 하나님의 영광 위해 사용해야”
먼저, 박민서 교수는 “생성형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시 활용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인공지능AI의 한 유형”이라며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합성 데이터 등을 학습하여 다양한 유형의 또 다른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의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또한 “생성형 AI는 자연어처리에 쓰이고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 LLM을 사용해서 언어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다. 번역, 질문에 대한 답변, 채팅 및 콘텐츠 요약, 콘텐츠 및 코드 생성과 같은 언어 관련 작업을 수행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며 “그 종류로는 텍스트 생성 모델(Text-to-Text), 이미지 생성 모델(Text-to-Image), 비디오 및 3D 생성 모델(Text-to-Video, Text-to-3D), 태스크 기반 모델(Text-to-Task)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AI,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성경공부, 교회학교, 교회의 일상을 돕는 AI, 설교를 돕는 AI 등 데이터가 있는 곳,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는 곳, 데이터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AI 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똑똑하게 잘 쓰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 생성형 AI와 함께 하는 미래 목회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정형 교수는 “생성형 AI는 목회 현장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과거의 기술과 달리 목회 현장 지도자들의 전문적인 영역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기능을 감당하는 생성형 AI는 장기적으로 목회 현장 지도자들의 위상과 권위와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 기술은 한편으로는 목회 현장 지도자의 전문적인 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바로 그 이유로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성도들이 목회 현장 지도자의 중재 없이 곧 그들을 통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신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시대 목회 현장 지도자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율성과 편리함에 눈이 멀어 새로운 기술이 목회 환경을 전반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목회 현장에 새로운 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했을 때 발생한 다양한 부작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생성형 AI의 무분별한 도입이 목회 현장에 초래할 여러 가지 역기능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가 목회 현장에 생성형 AI와 같은 첨단 기술 도입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며 “종합 예술에 준하는 목회 활동에 있어 생성형 AI는 참신한 컨텐츠 생성 등에 있어 순기능이 없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처음부터 창조자에 대한 신앙을 고백해 왔다”며 “따라서 목회 현장 지도자들의 비전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목회 현장을 넘어서 창조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생성형 AI 등 첨단 기술이 신의 계속 창조 과정에서 어떤 위상과 의미를 갖는지 신학적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나아가 창조 세계 전체를 향한 신의 뜻 혹은 신의 큰 꿈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격려와 자극 및 정책 결정자들과의 적극적 대화를 통해 기술의 발전 방향에 관하여 교계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생성형 AI 시대 신앙교육의 본질, 예수님의 제자 훈련
다음 세 번째로 발제를 한 이수인 교수는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을 어떤 정해진 커리큘럼과 긴 시간의 교실 강의로 훈련시키지 않으셨다”며 “예수님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 가운데 오셔서, 제자들과 함께 공동체로 살아가시면서 자신의 삶과 관계에 기초해 가르치셨고, 제자들이 생각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여러 번 질문하시며, 때로는 실습을 통해 배운 것을 연습하는 경험을 하게도 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그에게 나아오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며 “가난한 사람, 애통하는 자, 상처 난 자, 질병 때문에 탄식하는 자, 귀신의 억압으로 고통받는 자, 소외되고 버려진 자, 그리고 목자 없는 양들 같은 자들을 불쌍히 여기시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에도 유효한 신앙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최신 기술과 다양한 문헌들을 살폈다”며 “결국 그 답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셨던 제자 훈련의 모습 속에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낯섦과 두려움으로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그 기술이 이야기하는 장밋빛 환상에 눈이 멀어 이게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대응”이라며 “기본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본질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더 집중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에는 사례발표 순서가 진행됐다. ▲조성실 교수(장신대 교수, 소망교회 미디어담당)가 ‘목회적 활용과 사례’ ▲마상욱 목사(스파크AI교육연구소장, 숭실사이버대 교수)가 ‘AI를 활용한 목회 최적화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먼저, 조성실 목사는 “AI 시대, 목회자는 어떠한 전략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가”라며 “첫째, ‘기독교적 AI 개발 전략 및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하며, 둘째로 ‘생각의 자동화’를 경계해야 하며, 셋째로 ‘예언자적 상상력’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상욱 목사는 “AI기술을 목회에 활용할 때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AI 기술,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입은 목회자들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성도들과의 깊이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특히 소형 교회에서는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도 AI를 통해 목회 활동의 질을 개선하고, 교회 운영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AI의 도입은 매우 유망하다. AI의 하이테크 도움을 받고 목회자들은 더욱 가슴으로 하는 목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미나는 종합토의, 이전호 목사 인도의 기도회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