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진리는 본래 이원론의 토대 위에 서 있지 않았다”라고 저자 허먼 C. 웨이첸은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예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의 종교에서는 수많은 이원론적 사상과 사유 체계가 있었고, 심지어 기독교 전통 속에서도 초대교회 이래 신구교(가톨릭과 개신교)의 위대한 종교사상가, 신학자로 불리는 어거스틴이나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뱅조차도 기독교적 사상을 이원론으로 전개하기도 했음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둘로 또는 여럿으로 나누어 체계를 세운 기독교성에 대한 이해와 신학을 신구약성서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탐구하고 이를 통합하려 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녀가 준 열매를 받아먹음으로써 남자 역시 여자의 불복종에 합류하고 ‘뼈 중의 뼈이고 살 중의 살’인 그들의 창조 때 가진 정체성을 저버리고 만다. 그 둘은 이제 함께 그들의 관계를 성적 차별 속으로 몰아가서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상하 수직적 구조 속에 빠지게 된다. 결국 그들은 태초에 가진 하나됨의 언어를 그 새로운 ‘존재’의 알기 어려운 언어와 바꾼다. 이제 ‘나-너’와 ‘나-그것’의 말들은 이항대립적 구조로 분리된다. 곧 정체성과 차이 사이의 구조로 변질된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본래의 합일성을 가진 ‘나-너’와 ‘나-그것’을 말하지 못한다. 그 말들은 이제 끝없는 이항대립으로 분열된 ‘존재’의 영역에 가두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열 상태에서 사람들이 창안해 낸 스스로의 사람됨이란 ‘차이’에 대립된 ‘정체성’의 이항대립이 결정짓는다. 이제 그들은 분리의 도덕적 질서 속으로 들어가서 영영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열왕기상과 열왕기하는 이렇게 분열한 왕조의 역사를 기록한다. 하지만 그 두 왕국은 모두 호혜성에 입각한 신명기 법전에 따라 판정을 받는다. 그 법전은 인간 창조에서 암시된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불평등을 무시하고 서로 간에 평등한 관계를 가진다는 전제를 담은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신명기 17장 8-20절이 밝히는 것처럼 신명기 법전은 인종적 분리와 그에 따른 판단에 근거하여 분리의 도덕적 질서 아래에서 규범을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사렛 예수의 부활은 역사 안에서 하나님의 행위로 일어난 사건이다. 그래서 부활은 통합적 도덕 질서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부활의 본질적 성격은 ‘생명을 주는 영’을 받아 새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피조물의 존재론적 실체가 부활이라는 말이다. 부활은 그렇게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된 실체이다. 예수가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한 사건은 물리적으로 입증시킬 수 없다. 그 진실성은 오직 죽은 자들로부터 그가 부활해서 사람들에게 나타난 것뿐이다. 빈 무덤 전승들처럼 그가 하나님이 다시 창조한 영적인 몸으로 그의 ‘현존’이 ‘능력과 가능성’과 결합하여 나사렛 예수의 통합된 몸과 영혼으로 나타난 것을 전제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께서 예수를 ‘그 한 사람’으로 재창조하신 존재론적 실체인 것이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의 부활은 집단 또는 공동체적 사건이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죽음으로 따르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그의 부활의 존재론적 실체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되는 ‘많음’의 실체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