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의 교회 공동체의 과제는 무엇인가?”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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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천신학회 제92회 정기학술대회, ‘초연결사회와 실천신학적 과제’ 주제로 열려
한국실천신학회 제92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한국실천신학회(회장 구병옥)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강북구 소재 개신대학원대학교에서 ‘초연결사회와 실천신학적 과제’라는 주제로 제92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석진 교수(감신대)가 ‘초연결 사회에서 예배를 통한 '한 몸'으로서의 교회 공동체 의미 연구’ ▲김태훈 교수(횃불트리니티대)가 ‘일치를 향한 여정: 이블린 언더힐의 신비주의 사상과 영성’ ▲이동규 박사(시골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신경에 대한 디아코니아 신학적 이해’ ▲신성희 교수(웨신대)가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자아존중감 증진을 위한 집단놀이치료: 도날드 위니캇 이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초연결 사회 속 교회 공동체의 시대적 사명

먼저, 오석진 교수는 “‘초연결사회’라는 용어가 다소 생경하게 여겨지더라도 실제 우리의 일상은 이미 초연결의 상태를 유지하며 존속하고 있다”며 “모두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 하나로도 전인격적인 연결 및 소통의 경험을 독립적, 혹은 공동체적으로 자유롭게 초월적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편리성으로부터 연유하는 각종 현상과 그에 따른 한계점들을 동시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유의미하게 극복 및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가 교회 공동체의 시대적 사명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역사를 고찰해 볼 때, 생경한 시대적 흐름 앞에서는 언제나 깨어 있는 시대정신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양심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목소리들이 등장했었다”며 “급변하는 시대와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더 빨리 진화하는 가치관, 세계관, 일상 패턴 등은 오늘이 지나 내일이 되면 완전히 다른 첨단의 어떠함으로 새롭게 포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거침없는 항해 중에 만난 초연결사회라는 상대 앞에서 지금의 교회 공동체가 함께 대화하는 일, 그리하여 상생을 넘어 새로운 갱신을 추구하는 일은 동시대의 사명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며 “속도감 넘치는 방대한 초연결의 구조 속을 필연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 전체가 무조건적인 행복으로 일관되어 있진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이미 초연결사회의 인간관계 속에서 소속감의 욕구로부터 비롯된 여러 고독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연결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지만 동시에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원으로서 그리스도인들이 느끼는 한계들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다행인 것은, 초연결이라는 말과 개념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초연결의 원리로 예배하며 살아온 교회의 존재가 여전히 견실하게 세워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초연결 사회 속의 교회 공동체는 기술 과학의 발전을 통한 여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궁극적인 차원에서 예배를 통해 이를 완성하는 공동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기록을 넘어 기억하고 기념하는 부활 증인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전인적 돌봄을 통한 진정한 행복 공동체로서의 교회, 하나님 나라로 초융합되는 한 몸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통하여 초연결사회의 건강하고 균형감 있는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교회 공동체를 기대해본다”고 했다.

한국실천신학회 제92회 정기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 이블린 언더힐의 신비주의와 영성

두 번째로 발제한 김태훈 교수는 “이블린 언더힐(1875~1941)은 신비주의 연구의 현대적 개념 정립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영성가 중 하나”라며 “특정 교단에서 안수나 서품을 받지 않은 독립적인 사상가로서, 그녀는 다분히 급진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하나님을 경험을 탐구하였으며, 소위 ‘전통’이라고 불리는 경계선을 뛰어 넘는 일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특히 중세 시대의 많은 신비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감추도록 강요 받았던 것과는 달리, 20세기의 인물이었던 언더힐은 이러한 구속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고 자신만의 고유한 사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영국의 문호 T. S. 엘리엇이 기술하듯이, 그녀는 현대 사회의 영적 목마름과 관상적 욕구를 새로운 시선으로 꿰뚫어 보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신비적 추구와 이 경험의 다면적 차원을 탐구함에 있어, 언더힐은 상징적이고 시적이며, 동시에 체계적인 접근법을 사용한다”며 “그녀의 ‘신비주의’ 정의에서, 신비가의 길은 창조적 예술가의 삶과 동일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고, 그들은 초월적인 세계와 인간 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재자 혹은 가교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했다.

이어 “이 영적 여정에서, 신비가는 ‘순례자,’ ‘연인,’ 혹은 ‘변형시키는 자’가 되도록 부름 받는다”며 “순례의 길은 존재의 근원을 향한 귀향이고, 절대자를 갈망하던 영혼은 친밀한 사랑 안에서 그 분과 하나됨을 경험하며, 관상가는 이제 변화의 주춧돌이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 각성과 정화, 성숙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거리두기(detachment)와 금욕(mortification)의 훈련에 있어, 언더힐의 강조점은 감각의 극단적 억압이나 단죄가 아니라, 긍정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을 견지하는 것에 있었다”며 “하나님을 사랑의 눈으로 응시하고 그 분의 임재 안에 머무는 연습, 이것이 최우선적 가치이자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 디아코니아가 소망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 예수 그리스도의 화평과 일치에 있어

세 번째로 발제한 이동규 박사는 “이제 하나님 나라는 교회만의 영역을 넘어 사회를 향해 선포되어야 하고,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공공의 영역이 되어야만 한다”며 “그러므로 신자유주의와 경제제일주의 파고 속에서 점차 그 피폐함이 가속화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삶의 현장에서 복음의 정신으로 21세기에 대안적 교회의 정체성을 이루어감으로써 이 시대에 희망을 제시해야하며, 예언자적인 하나님의 교회와 사람의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서,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창조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성취해 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21세기 들어 더욱 암담해져가는 전 지구적인 환경과 기후의 변화 속에서, 신앙인으로서 우리에게 맡겨진 생태 환경을 우리는 청지기로서 제대로 돌보아 생명과 희망의 신앙을 실현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활동하여야 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디아코니아가 소망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이루시고자 하셨던 하나님과 세상 사이의 막힌 담을 허셨던 화평과 일치의 사역에 있다”며 “모든 피조물들과 하나님 그리고 인간과 자연 세계의 일치를 디아코니아는 지향한다”고 했다.

그리고 “디아코니아는 소외되고 고통 속에 거하는 사회적 약자들과의 일치를 통해 보편적 복지를 이루어 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비셔른(J. H. Wichern, 1808~1881)에게 있어서 우리 모두는 디아코니적 연대 안에서 모두가 섬김과 섬김 받는 일에 부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디아코니아를 본질로 하는 교회는 억울하고 무시당하는 곳곳의 사람들 사이에 그리스도의 편만한 사랑의 나눔이 넘치도록 실천하는 장(場)이 되어야한다”며 “더불어 사는 일이 불편해지고, 나눔이 어색해지고, 비우며 사는 일이 어려워진 우리 자신과 이웃들을 향해 디아코니아의 삶으로 초대하는 일이 교회의 본질적 사역”이라고 했다.

◆ 아동의 자아존중감 증진 위한 집단놀이치료

네 번째로 발제한 신성희 교수는 “도날드 위니캇이 제안한 대상관계이론의 핵심 개념 및 심리치료기법을 토대로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자아존중감 증진을 위하여 집단놀이치료를 개발 및 적용하여 그 효과를 확인해 보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를 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위니캇 이론을 토대로 한 집단놀이치료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방법은 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며 “사례연구를 통해 아동들의 외적 요인은 먼저 내적 요인이 정리되어야 해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향후에 이루어질 연구들에서는 집단놀이치료가 다양한 연령에게 적용하여 자기 안의 문제를 치유 받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완·연구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양현준 박사(환대사역연구소)가 ‘초연결 시대, 제 3의 장소로서의 교회 공간 형성 고찰’ ▲박미경 교수(호서대)가 ‘생태적 감수성 함양을 위한 체험중심 생태교육’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고독사에 대한 이해와 교회의 역할’ ▲박소영 교수(웨신대)가 ‘중년여성의 불안정애착과 가족관계 회복을 위한 원가족 삼인군 치료모델 적용 사례연구’ ▲주상락 교수(서울신대)가 ‘초연결시대 일터선교 교육 – 사랑글로벌아카데미(SaGA) 중심으로’ ▲한혜현 교수(감신대)가 ‘초연결사회와 트라우마: 자기소외 현상과 통전적 영성’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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