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30개 회원국과 협력하여 115개국에서 아동 1,545만 명을 포함해 총 2,802만 명을 대상으로 약 1억 4,502만 달러(한화로 약 1,869억 9,155만 원) 규모의 인도적지원을 펼쳤다고 16일(목)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글로벌 인도적지원 기금 513만 9,711달러(한화로 약 67억 2,309만 원)를 포함해, 총 198억 5,658만 원 규모의 인도적지원에 나섰다. 인도적지원 기금은 재난 발생 시 국가나 재난 유형과 관계없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긴급 구호 등 인도적지원에 나서기 위한 유연기금이다. 지난해 2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대응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혹한기 지원, 수단 분쟁과 아프가니스탄 식량위기 지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긴급구호 등 전 세계 분쟁과 기후재난, 질병, 복합 위기에 놓인 지역에 인도적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인도적지원은 105년 전인 1919년 시작한다. 영국의 에글렌타인 젭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이 펼친 봉쇄로 극심한 가난과 기아에 시달린 독일과 오스트리아 아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굶주림으로 제대로 발육하지 못한 아이의 모습을 담은 전단을 제작해 나누어 주다 ‘적국을 돕는 배신자’가 되어 ‘위험한 전단’을 배포한 혐의로 체포된다.
당시 영국의 '전시 국토방위법'에 따라 실형을 살거나 무거운 벌금을 물어야 할 범죄였지만, 오히려 비인간적인 연합국의 봉쇄정책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때 재판을 담당한 검사가 고통받는 아이들과 취약한 사람들을 돕자는 취지에 동감해 벌금 5파운드를 대신 내는데,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 초창기 후원금이 되었다.
젭은 “우리에게는 단 한 가지의 목적이 있습니다. 한 명의 아이라도 더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단 한 가지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어느 나라 아이이건, 어떤 종교를 가졌건 상관없이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밝히며 5월 19일 세이브더칠드런을 설립하고, 이듬해인 1920년 1월 제네바에서 '국제 세이브더칠드런 펀드 연합'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은 1921년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러시아 기근으로 고통받는 아동을 돕기 위해 최초로 대규모 모금 활동을 전개했으며,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폐허가 된 유럽 각국에서 피난민과 전쟁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과 교육, 농업 지원활동을 펼쳤다. 이어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국제구호단체 중 최초로 베트남에서 활동이 허락된 단체로서 인도적지원 활동에 나섰다.
특히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디지털 학습 센터와 아동친화공간을 조성해 심리적 회복을 도왔으며,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서 코이카 인도적지원민관협력사업의 일환인 ‘한국-튀르키예 임시정착촌’을 조성하는 NGO 중 리드 단체로 선정돼 이재민 아동을 위한 교육, 심리사회적 지원을 실시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팔레스타인 아동과 가족을 위해 아동보호, 비식량물자, 주거지, 식수위생, 현금지원, 보건영양, 교육 분야에서 대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인도적지원 활동에 있어 뿌리가 된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가 아이를 구하면 아이가 세상을 구한다'는 구호처럼,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전 세계 약 120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