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비판: 정통개혁신학적 평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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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은 천체물리학 등 현대과학의 성과를 신앙적으로 성찰한다

1. 창조론에는 신앙적 지성이 전제된다.

김영한 박사

성경은 일차적으로 영생에 관한 책이긴 하나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관하여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성경의 창세기가 세계의 창조에 관하여 알려주고 있다. 창조는 하나님이 행하신 신비로운 일로 인간의 과학으로 증명될 수 없다. 아무도 창조시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욥기는 하나님이 창조하실 때의 상황을 우리들에게 서사적 표현으로 다음같이 알려주고 있다. 재난 당하여 어려움과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욥을 문안하러 온 친구들과 우주의 이치를 논의하는 욥에게 하나님이 나타나 말씀하신다.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욥 38:2)
“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5. 누가 그것의 도량법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줄을 그것의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6. 그것의 주초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잇돌을 누가 놓았느냐”(욥 38:4-6)

오늘날 천체물리 우주과학은 태양, 별, 지구 사이의 중력 등 우주의 정교한 조율을 수치로 밝혀 냄으로써 하나님의 창조 설계의 오묘한 섭리의 일부를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으며 이는 우리 인간을 놀라게 한다.

지구의 자전은 지구가 남극과 북극을 잇는 선을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현상이다. 밤과 낮이 발생하는 원인이며, 별의 일주운동(diurnal motion)으로 나타난다. 태양을 기준으로 했을 때 24시간마다 한바퀴씩 돈다. 지구의 자전축(自轉軸, Rotation Axis) 기울기는 약 23.44°. 계절의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지 않거나,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공전하지 않고 자전만 한다면 계절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적도 부근에서는 약 시속 1,674km/h이다. 환산하면 약 초속 465m/s, 즉 1초에 465m를 간다. 이는 한 1시간에 15.04°씩 회전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창조 질서에 대하여 다음같이 말씀하신다: “하늘을 창조하신 이 그는 하나님이시니 그가 땅을 지으시고 그것을 만드셨으며 그것을 견고하게 하시되 혼돈하게 창조하지 아니하시고 사람이 거주하게 그것을 지으셨으니 나는 여호와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느니라”(사 45:18)

2. 창조론은 현대 우주 천체물리학의 성과를 창조신학적으로 성찰한다.

복잡한 생명체가 발생하려면 우주가 초기 조건을 갖추어야했다. 우주는 생명체에 친근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천체물리 우주과학(astrophysical cosmology)은 인간 중심 원리(anthropic principle)라고 말한다. 우주의 인간중심 원리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겠금 정교하게 조율되었다”는 것이다. 정교한 조율(a fine-tuning)이란 수량화와는 다른 풍부함과 연약함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은유적 표현이다. 이 정교한 조율이 하나님에 대한 증명은 아니다, 하지만 심오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C.S. 루이스의 표현처럼 ”우주의 의미를 해명해줄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 정교한 조율자가 창조주 하나님이신 것을 증언하고 있다: ”내가 땅을 만들고 그 위에 사람을 창조하였으며 내가 내 손으로 하늘을 펴고 하늘의 모든 군대에게 명령하였노라“(사 45:12)

영국의 우주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스(Martin Rees, 1942-)는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우주: 대폭발에서 블랙홀까지 모든 것을 담은 우주 대백과사전』, 『태초 그 이전: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들』, 『온 더 퓨처』 등을 비롯한 많은 책을 썼다. 그는 『단 여섯 개의 숫자: 우주를 만들어 낸 심오한 힘들』에서 우주를 만들어낸 여섯 가지 힘들을 열거했다. 그것들은 ① 10의 36승(乘)이라는 거대한 N, ② 0.007 값을 갖는 ε(엡실른), ③ 우주의 밀도 Ω(오메가), ④ λ(반중력), ⑤ Ϙ(두 에너지 사이 비율), ⑥ D(우리 세계의 공간 차원)이다.(Martin Rees, Just Six Numbers: The Deep Forces That Shapes the Universe, London: Phoenix, 2000) 여섯가지 숫자는 우주가 탄생하고 생명체가 있게한 우주의 힘이다. 리스는 여섯가지 힘들(N과 ε은 우주의 기본 힘, Ω과 λ은 우주의 크기,구조, 운명, Ϙ와 D은 우주의 성질을 결정한다)의 정교한 조율에 대하여 우주 기본 상수들의 표준 명제를 다음같이 제시했다. 이 기본 상수들의 값이 조금만 달라졌다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우주는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① 전자기력 대 중력의 비율(N)의 정교한 조율

중력은 미시세계를 지배하는 힘들보다 N만큼 약하다. N은 10의 36승(乘)이다. 중력이 분리해 놓은 원자들을 결합시키는 전자기력의 크기 비율(N: 10의 36승)이 우리가 관찰한 것 보다 더 작다면 ”오직 단명하는 미니어처 우주만이 존속할 수 있으며, 어떤 생물도 곤충보다 더 크게 자랄 수 없고 생물이 성장할 시간도 전혀 없을 것이다.“ 이 정교한 조율 때문에 우주가 이처럼 광대무변하다.

② 강한 핵력(ε)의 정교한 조율

핵력은 원자핵들이 얼마나 단단하게 결합해 있는 것를 나타낸다. 핵력은 0.007이라는 값을 가지는데, ”태양에서 나오는 힘을 통제할 뿐 아니라, 더 섬세하게 별들이 수소를 원소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자들로 바꾸는 것도 통제한다.“ 이 상수 값은 큰 중요성을 갖는다. 만일 이 상수 값이 ”0.006 이거나 0.008이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③ 우주 안에 있는 물질의 양(Ω)의 정교한 조율

 우주 안에 있는 물질은 은하들, 성간(星間) 가스,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등이다. 우주 숫자인 Ω(오메가)는 우주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다. 이 수치는 우주에게 중력과 팽창 에너지가 갖는 상대적 중요성을 말해준다. ”만일 이 비울이 특별히 ‘임계치’보다 훨씬 높았다면, 우주는 오래 전에 붕괴해 버렸을 것이다. 또 이 비율이 아주 낮았다면, 어떤 은하나 별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주의 첫 팽창속도는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우주 척력(斥力)(cosmic repulsion)(λ)의 정교한 조율

1998년 우주 물리학자들은 우주 팽창을 조절하는 우주 척력(斥力; 두 물체가 서로 밀어내는 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척력이란 우주가 훨씬 더 어두어지고 더 빈 공간이 되어갈 때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행스럽게도 우주 척력(λ)이 아주 작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척력이 아주 작지 않았다면 은하와 별의 생성은 중단되었을 것이다. 척력이 컸다면 우주의 팽창은 미처 시작 전에 막히고 말았을 것이다.

⑤ 중력의 속박력(gravitational binding force) 대 정지질량 에너지(restmass energy)의 비율(Q)의 정교한 조율.

Q는 우주의 짜임새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Q가 휠씬 더 작다면 우주는 활동력도 없고 구조도 없을 것이다. 먼일 Q가 훨씬 더 컸다면 우주는 맹렬한 곳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주는 어떤 별이나 태양계도 전혀 살아 남지 못하고 거대한 블랙홀만 지배하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⑥ 공간 차원의 숫자(D)의 정교한 조율: D는 3이다.

끈 이론은 우주가 처음 생길 당시 10개나 11개의 차원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오직 3차원만 압축되었다고 주장한다. 시간은 네 번째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공간 차원의 숫자 D가 2나 4라면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우주는 우연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처럼 경험을 통해 우주는 아주 정교한 조율을 갖추고 있다. 이 정교한 조율은 중립적인 과학자들에게는 하나의 설계로 보이지만 성경 창세기의 증언을 믿는 기독교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오묘한 창조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신학으로서의 창조신학은 오늘날 자연과학, 천체물리학 등이 발견한 자연, 우주의 오묘한 질서, 정교한 조율을 단지 경이함으로 읽어내지 않고, 그속에 함축된 창조주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들추어내는 것이다. 마틴 리스는 우주의 정교함에 대하여 다음같이 개인적인 탄사를 말하고 있다: “밤하늘의 아름다움은 모든 문명 세계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느낌이며, 그 아름다움은 진정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모든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어떤 느낌이다. 우리가 현대적 관점에서 인지하는 '우주적 환경'이라는 것은 이러한 느낌 이상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지구를 우주적 위치에 두려고 한다.”

이 우주와 지구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과학자, 신학자, 철학자는 일치하고 있다. 이 경이로운 정교한 조율이 하나님의 창조에 의한 것이라는 인식은 오로지 성경적 신앙만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신앙 안에서 자연신학은 창조신학으로 발전하며, 창조의 경이로움에 대한 찬양과 경배로 발전할 수 있다. 시편 저자는 다음 같이 창조주 하나님의 정교한 조율을 노래하고 있다.

“2. 주께서 옷을 입음 같이 빛을 입으시며 하늘을 휘장 같이 치시며... 5. 땅에 기초를 놓으사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 9. 주께서 물의 경계를 정하여 넘치지 못하게 하시며 다시 돌아와 땅을 덮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19. 여호와께서 달로 절기를 정하심이여 해는 그 지는 때를 알도다... 24.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땅에 가득하니이다”(시 104:2-24). (계속)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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