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M. 로빈슨의 신학은 ‘신학적 해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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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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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혁신학회, 11일 제임스 M. 로빈슨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개최
한국개혁신학회 제임스 M. 로빈슨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개혁신학회 제공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소기천)가 11일 오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소양관에서 생명·예수·역사: James M Robinson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가 ‘역사적 예수 탐구의 올바른 방법론: 예수, 생명, 역사’라는 주제로 주제강연을 했다.

◇ 제임스 M. 로빈슨이 제시한 예수 어록 연구(Q 연구)

김 박사는 “1953~1970년대로 특징짓는 역사적 예수 제2 탐구는 후기 불트만학파의 역사적 예수를 찾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며 “불트만 학파의 역사적 예수의 불가지론으로 케리그마의 공중누각화라는 자가당착에 빠진 역사적 예수에 대한 이슈에 대한 탈출구로서 케제만, 보른캄, 푹스, 에벨링, 로빈슨(James M. Robinson, 1924~2016)에 의하여 케리그마와 역사적 예수의 연속성을 찾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 예수의 제3탐구(샌더스, 던, 라이트 등)에 이르러 역사적 예수의 탐구의 방법을 그가 살았던 유대교 전승에 따라 연구하게 됨으로써 그의 역사적 모습이 다시 복권되고 교회가 2천년 전통에서 고백한 예수의 모습을 새로운 자료를 통하여 재발견하게 되었다”며 “여기에 고대기독교문서 연구가로서 제임스 로빈슨이 제시한 예수 어록(The Sayings Gospel Q) 연구는 오늘날 성경적인 역사적 예수 연구에 크나큰 족적으로 새로운 평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적 예수 논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 세미나’ 학자들처럼 종교사적 영지주의문서들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정경적 사복음서(the Canonical four Gospels)를 일차적이고 규범적 지식의 원천으로 삼고 유대교 전승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승으로 하여금 하나의 박제물이 되지 않고 진리의 보고가 되도록 하는 것은 생명을 부여하는 성령의 조명”이라며 “성자 예수에 대하여 성부 하나님이 두 분에게 나오시는 성령을 보내시어 지나간 역사의 기록이 망각되도록 하지 않으시고 신자들 마음속에 조명을 통하여 살아 있는 증언으로 기억나게 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역사적 예수는 역사적 자료의 박물관에 있는 분이 아니고 교회 역사를 통하여 그를 인격적으로 찾은 신자들을 케리그마와 성령의 조명으로 만나시고 저들을 삶을 변화시키시고, 저들에게 구원과 영생의 소망을 주신 분”이라며 “예수 인격과 생명은 역사와 연관되며, 이것은 역사적 실재이신 예수에 대한 인격적 관계를 체험한 제자들의 신앙과 전승에서 찾아야 한다. 그는 오늘 우리들에게 생명, 영원한 생명의 주로 살아계신 분이시다. 2천년 소아시아 교회를 향하여 말씀하신 그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임스 로빈슨의 예수 어록(The Sayings Gospel Q) 연구는 한국 소기천의 예수 말씀 연구소(Jesus Sayings Hub, 2006 설립)를 통하여 계승되고 있다”며 “Q 연구의 과제란 Q와 함께 전승 되어온 도마복음의 영지주의 내용을 명백히 밝혀, Q 연구가 영지주의적 혼합에서 벗어나고 정경4복음서의 예수 말씀 이해에 보조역할하는데 있다”고 했다.

아울러 “Q 연구는 정경4복음서의 진정성을 밝히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예수어록 Q는 4복음서의 말씀을 통해서 비판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 앞으로 Q 연구 과제는 정경복음서 테두리 안에서 역사적 예수의 진정한 말씀 이해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James M. Robinson, Nag Hammadi, and Gnosticism’라는 주제의 니콜라 덴지 루이스 박사(클레어먼트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의 해외특강이 진행됐다.

소기천 박사(가운데)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제공

이후 세션별 발표에서 소기천 박사(예수말씀연구소장, 한국교회정론대표, 예수학교장)가 ‘제임스 M. 로빈슨(James M. Robinson)의 4대 신학과제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제임스 M. 로빈슨의 업적 4가지

소 박사는 “제임스 M. 로빈슨은 스위스 바젤에서 조직신학으로 첫 번째 학위를 마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독일 마르부르크의 유학 경험을 살려서 미국 프린스턴에서 신약학으로 두 번째 학위를 받고 UNESCO 근동과 중동 파견 사무관이란 직무를 가지고 유럽과 미국을 동시에 아우르며 고문서를 수집하고 번역하는 일에 앞장섰다”며 “Claremont School of Theology에 고문서 연구소(Manuscript Center)와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 고대와 기독교 연구소(Institute of Antiquity and Christianity)에서 연구에 몰두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업적은 먼저, 한국을 처음 방문할 무렵에 한창 연구가 진행되던 해석학 연구”라며 “특히 로빈슨은 불트만의 실존론적 해석학을 극복하고 새로운 해석학을 제안한 에른스트 훅스와 게르하르트 에벨링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마가복음에 적용한 것으로 세계 신약학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편집비평적 신학 방법론을 통하여 마가복음의 신학을 새롭게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신약학계에서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거부하던 것과는 달리 로빈슨의 연구는 불트만 학파가 좌우로 분열하던 시기에 우파의 관점에서 복음서의 역사성을 개혁신앙의 전통에 서서 브레데의 메시아 비밀 일변도로 마가복음을 이해하려는 자유주의적 풍토에 반대하여 역사적 예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을 새롭게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둘째로 UNESCO 이스라엘 사무관으로 파견되던 무렵에 시작한 사해문서 프로젝트”라며 “1947~1956년에 걸쳐서 무려 9년 동안 발견된 쿰란 사본은 구약학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 바꾸어 놓은 그의 일차적인 연구에서 커다란 관심을 끈 자료”라고 했다.

이어 “오랫동안 감춰져 있다가 발견된 사해문서는 성경 사본의 최고 권위를 지닌 문서로 그 입지를 다지게 하는데 로빈슨의 학문적 역할이 크다”며 “당시 미국 UNESCO 사무관으로 파견된 로빈슨은 이스라엘 정부가 독점권을 행사하던 사해문서를 전 세계에 공개하여 학자들이 자유롭게 고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클레어먼트를 중심으로 사해문서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셋째로 UNESCO 이집트 사무관으로 파견되던 무렵에 시작한 나그함마디 프로젝트”라며 “1945년 북아프리카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에서 일시에 발견된 것이 영지주의 연구와 신약 성경 배경사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꾼 나그함마디 문서이다. 로빈슨이 그동안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당연하게 영지주의 문헌으로만 알고 있던 나그함마디 문서 가운데 새롭게 콥트어로 기록된 도마복음서와 빌립복음서와 마리아복음서를 비영지주의 문서로 경전인 4복음서와 연결을 한 다양한 연구는 신약학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 “넷째로 한국을 두 번째 방문할 무렵에 완성된 예수말씀 Q 연구 프로젝트”라며 “유네스코의 지원금과 세계성서학회의 후원으로 전 세계 학자들을 모아 국제 Q 프로젝트를 통해 로빈슨이 헬라어로 복원한 예수말씀복음서 Q를 1995년 시카고 대회에서 완료하고, 필자도 공동 저자로 참여한 결과물로서 2000년에 유럽과 미국의 대표적인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판한 예수말씀복음서 Q 대조연구서는 공관복음서 최대 연구의 현대판 쾌거라고 평가된다”고 했다.

더불어 “현재 Q를 복원한 학자들의 토론과정을 담은 상세한 내용은 Documenta Q로 출판 중”이라며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카나다 토론토 대학교와 독일 밤베르크대학교와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교의 공동 프로젝트에 클레어먼트 고대와 기독교 연구소를 중심으로 전 세계 4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 대규모 예수말씀 복원연구 모임인 IQP는 예수말씀이 지닌 역사성을 축소하거나 ‘아버지’란 칭호 외에는 역사상의 예수 자체를 거부한 로버트 펑크가 주도한 역사적 예수연구 모임인 웨스타드 연구소의 예수 세미나(Jesus Seminar)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 제임스 M. 로빈슨에 대해

소 박사는 “먼저, 로빈슨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통하여 예수의 생애와 사상을 갈릴리의 역사적 기초에 세운 정통 개혁 신학자”라며 “둘째로 그는 1947~1956년, 2017년에 발견된 사해 인근 쿰란에서 발견된 12개의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문서 전문가”라고 했다.

이어 “셋째로 1945년에 발견한 영지주의 문서인 나그함마디 문서(콥트어)를 최초로 현대영어로 번역하여 서구세계에 소개한 고대문서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라며 “넷째로 불트만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더 급진적으로 나간 좌파나 제3의 복음서 전기 작가들과는 달리 복음적인 입장에서 예수말씀을 복원하여 예수의 육성을 생생하게 증언한 장로교 전통에 입각한 학자”라고 했다.

◇ 제임스 M. 로빈슨의 신학

그는 “로빈슨의 신학은 신학적 해석학”이라며 “로빈슨은 부친의 권면으로 스위스 바젤로 유학을 가서 칼 바르트의 문하생이 되어 ‘율법과 복음’이란 주제로 조직신학으로 신학박사 논문을 마친다. 그러나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신학이 헤겔의 변증학적 사변 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성경적인 신학이 아니라, 철학적 이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닫게 되자 2차대전 직후 유럽의 국경이 무너진 상황에서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으로 가서 하이데거와 불트만의 논쟁을 몸소 경험한다”고 했다.

이어 “전기 하이데거가 실존론적 철학에서 언어와 존재론의 중심으로 한 후기 하이데거로 철학적 논지를 바꿀 때, 같은 대학교에서 루돌프 불트만이 실존론적 해석학을 그대로 고수하는 상황에서 불트만의 제자들이 학파(Post-Bultmannian)를 형성하고 스승의 초기 교회의 신앙고백을 해석된 역사(Geschichte)라고 간주하며, 예수의 역사(Historie)를 거부하는 것에 정면으로 응대하면서 해석된 역사는 예수의 역사라는 사건(fact)에 근거한 것이라는 새로운 해석학을 제안함으로써 계몽주의 이후 슐라이에르마허, 딜타이, 하이데거를 거치면서 해석학이 철학적 해석학에 머물러 있던 한계를 극복했다”고 했다.

아울러 “로빈슨은 신학적 해석학을 성경적 신학의 토대 위에 세우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슈바이처가 역사적 예수 연구를 통하여 과거 라이마루스부터 브레데에 이르는 예수상을 옛 탐구라고 명명한 로빈슨은 바르트와 불트만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연구를 에른스트 훅스와 게르하르트 에벨링이 새로운 탐구라고 부르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해석학의 기초를 놓는 작업을 놓았다. 정통개혁신학에 입각한 신학적 해석학으로 새로운 해석학을 비판한 첫 신학자는 바로 스코트랜드 350년 전통의 장로교 출신 목사”라고 했다.

한편, 이외에 섹션별 발표에선 △김재현 박사(계명대)가 ‘다리놓기: 제임스 로빈슨의 Q와 도마복음의 관계에 대한 연구’ △조영호 박사(안양대)가 ‘삼위일체적 창조론: 바르트와 바빙크의 창조와 재창조 이해’ △김민석 박사(백석대)가 ‘공공신학의 원천으로서 개혁주의 신학’ △김덕기 박사(대전신대 은퇴)가 ‘포용적 지혜: 제임스 M. 로빈슨의 새 해석학과 예수 전승 궤적의 연구’ △박찬호 박사(백석대)가 ‘기독교세계관의 최근연구동향’ △김명수 박사(경성대 명예교수)가 ‘큐(Q)복음의 개벽설교와 동양의 지혜’ △김은득 박사(백석대)가 ‘하르낙-바르트 논쟁의 맥락에서 살펴본 개혁주의생명신학: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를 중심으로’ △박영권 박사(영남신대)가 ‘로빈슨의 복음서 연구 의의에 관한 연구’ △문정수 박사(광주중앙교회)가 ‘코넬리우스 반틸의 일반은총론에 나타난 한계개념 연구: 칸트 초월철학에서의 규제적-통제적 이념 사용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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