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다양한 신학 색깔에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각 신학적 위치에 속한 사람들의 장단점이 너무 명확하게 확인됩니다.
1. 자유주의 신학에 속한 사람들의 특징
세상 이치에 밝고 시대적 유행을 잘 흡수하고 따라갑니다. 그리고 생태신학, 정치신학, 퀴어신학 등의 유행 신학을 발 빠르게 수용하고 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신앙 전통에 대한 이해가 약하고, 교리적 기준이 모호하며, 예수님을 유일한 구세주로 믿기보다는 그저 도덕 윤리 교사나 성인쯤으로 여깁니다. 또한 성경의 기적 사건들을 문학적 장치의 일환으로 보려는 경향이 큽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유주의 신학에 심취될수록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삶이 무너지고 자유함이 곧 방종이 되어 신앙적 규범이 붕괴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메꾸고자 이상한 종교 영성이나 각종 종교적 제의로 그 공백을 채워 넣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촛불, 가운, 스톨, 절기 등에 집착함)
2. 개혁주의 신학에 속한 사람들의 특징
교리적 표준이 명확하고 교회의 질서를 사수하고 지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의 신앙의 순수성을 확보하고 칼빈주의 신학을 고도로 목회 현장에 적용하는데 능합니다.
그러나 교리적 표준을 근거로 쉽게 타인을 정죄하고 현대판 바리새인의 모습을 띠기도 합니다. 다른 신앙 전통의 흔적이나 신학적 노력을 너무 간단하게 배척하고 자신들의 개혁주의 신학의 울타리 안에서만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경향성이 매우 큽니다.
개혁주의 신학을 사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교회를 사랑하고 성경중심적인 안전한 신앙의 규범을 근거로 바른 신앙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나와 다른 신앙 전통에 대해 구분하고 배척하는 모습이 매우 강하고, 주안에서 형제자매로 지낼 수 있는 이들(순복음, 감리교, 성결교 등등)까지도 이교도 취급하며 멸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3. 세대주의 신학에 속한 사람들의 특징
민족과 열방을 품고 임박한 종말론으로 이 세대에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며 열정적인 선교의 사명을 보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사모하고, 주님과의 긴밀한 교제를 추구하여 경건과 기도 시간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성경중심적인 신학과 해석이 약하고, 신사도주의와 같은 지나친 신비주의 운동에 쉽게 휩쓸려서 요동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 세대 안에 어떤 무언가를 이루려는 강박이 강해서 슬로건을 걸고 거기에만 모든 것을 몰두하려는 경향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음모론에 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분명히 세대주의자들은 신앙의 열정과 구령으로 선교적 불씨를 지피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마지막 때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 세계에 대한 충실함이 약하고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등한시하고, 하나님의 음성 듣기(직통 계시)에 의존하여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위험한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모든 신학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고, 신앙인들의 기질과 특성이 반영되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교회가 바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을 성경과 교리보다 중요시하는 자유주의 신학을 철저히 배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혁주의 신학의 교리적 표준과 성경 중심적인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복음주의자들의 전도와 선교의 열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율법주의나 바리새파적으로 흘러가는 개혁주의 신앙인들의 태도의 오류를 교정하고, 세대주의나 근본주의의 함정에 노출된 신학적 약점을 극복하면서 교회를 든든히 세워야 합니다. 그럴 때 더욱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으리라 소망합니다.
#김요환